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요양보호사의 돌봄 일에 관한 제도적 문화기술지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의 돌봄 사회서비스가 노인 돌봄 제도의 한계에 대한 대안이 되는지를 요양보호사의 관점에서 탐색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 제도적 문화기술지(Institutional Ethnography)를 사용하였고, 이를 통해 요양보호사의 일 지식과 경험이 어떻게 노인 돌봄 제도 및 의료협동조합의 조직구조와 연관되는지 탐색할 수 있었다. 또한 돌봄을 공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와 조직의 비판적 준거로 돌봄 윤리와 돌봄 정의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실시하였다. 연구 대상은 의료사협 중 유일하게 요양원, 주간보호, 방문요양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는 가나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가명)을 선택하였다. 요양보호사의 일 과정 및 조정을 두루 분석하기 위해 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숙련 경험이 있어야 하기에 경력 3년 이상의 요양보호사 24명과 이들의 일 과정과 연결되어 있는 이차정보제공자인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관리자 등 8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자료수집방법으로는 제도적 문화기술지의 기본적 연구 방법인 현장관찰, 인터뷰, 텍스트 분석을 활용하였다. 요양보호사들의 일 조직화와 연결된 로칼(local) 세팅 너머의 ‘큰 그림’(조직화, 지배관계)을 산출하기 위해 제도적 맥락과 조직에서의 서로 다른 입장들을 정리하고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요양보호사의 일의 구조와 내용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돌봄 일의 제도적 체제’에서는 종사자 배치기준이라는 최소화된 국가 기준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제도적 기준의 최소화를 통해 민간기관이 용이하게 요양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장화의 특징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제도의 시장화를 낳은 최소한의 기준은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을 ‘간병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고난이도의 숙련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수급자와 연동된 인건비와 운영비 구조, 이용자 선택권으로 인해 성희롱이나 사건 사고 발생 시 기관에서 종사자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함으로써 기관과 돌봄 제공자의 관계가 적대적으로 변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입소자 수만을 기준으로 직원을 배치하는 제도와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 인정은커녕 언제든 입소자 수에 따라 돌봄 노동자 수를 줄이려는 기관의 태도로 인한 요양보호사들의 스트레스 상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제도에서의 시장 기제의 강화로 수익성 추구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는 요양 시장의 모습은 사회적경제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서 사회적경제 조직 역시 기본적으로 시장논리에 따른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돌봄 일의 조직적 체제’에서는 동등한 참여의 원칙,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의 특성이 의료협동조합에서 돌봄 제도를 통해 유입된 요양보호사에게까지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조직의 여러 부분에서 배제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물론, 기본적으로 돌봄 종사자에 대한 안식 휴가 제도 등 돌봄윤리적 돌봄이 실천되고 있어서 이직율도 낮고 임금수준도 다른 기관보다 높은 편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동등한 참여의 원칙과 민주적인 조직문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쉬움 혹은 한계를 참여동등의 원칙과 이념의 위기 등과 연결하여 정리하였고, 위계적 제도의 관행을 따라가는 제도적 동형화의 원인에 대해서도 고찰하였다. 결론적으로, 가나의료사협에서 요양보호사는 초기부터 협동조합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전제되기보다는 신체활동 중심의 단순 업무를 하는 돌봄 사회서비스 사업의 종사자로 여겨진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 가치나 원칙에 걸맞는 민주적 지배구조와 연대의 급여 원칙을 세워 저임금 노동자의 급여를 보충하려는 기관 차원에서의 노력은 기관의 주된 관심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경제의 대안성이 실천과정에서 충분히 급진적이지 않을 경우, 사업 운영 과정에서 손쉽게 사회적경제와는 관계가 없는 통치의 틀에 쉽게 흔들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기존 제도적 관행에 편승하는 제도적 동형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급여 및 승진의 차이, 의사결정체계에 진입하지 못하는 구조, 노동자들의 요구에 폐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 노동조합에 대한 유무형의 압박 등 기존 기업체들과 유사한 경로를 따라가는 이러한 제도적 동형화는 사회적경제의 혁신성을 집어삼키는 기제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조직의 핵심’이라는 사회적경제의 원칙이 요양보호사에게까지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보다 더 문제적인 사실은, 이러한 긴장과 갈등, 입장의 차이가 자유롭게 말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적 차원과 조직적 차원에서의 제언을 도출하였다. 제도적 차원에서는 종사자 배치기준과 대체인력 제도의 보완, 치매 전문 요양보호사 제도 강화 필요, 돌봄 전문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안하였다. 조직적 차원에서는 임금 및 승진 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 제고 및 보상체계 마련, 의사결정구조의 민주적 실질화 방안,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자유로운 말하기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돌봄 제도를 대리하는 장기요양서비스 관련 공무원이나 서비스 이용자 등을 인터뷰하지 못하였고, 다양한 의료협동조합이 아닌 단일사례 중심으로 탐색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를 연구의 주체로 등장시키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실제로 행하는 돌봄 서비스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드러냈다는 의의가 있다.;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whether elderly care services provided by Health Cooperatives(HC) is the alternative that addresses the limitations of elderly care service regulations from the perspectives of the long-term care-work. To this end, Institutional Ethnography was used to examine how care worker’s work knowledge and experience compare to enforced regulation governing elderly care services and HC’s organizational culture. In addition, as a critical criterion for the system and organization that publicly operate care, a theoretical consideration was conducted on the ethics of care and caring justice. GANA(pseudonym) Health Welfare Social Cooperative(HWSC) was selected as the subject of this study, which is the only HWSC that carries out various projects from nursing homes, day care centers, and visiting care services. In order to analyze the work process and coordination of care workers, basic knowledge and skilled experience on work required. Therefore, data was collected from 24 care workers with more than 3 years of experience, and 8 secondary information providers consisting of social workers, nursing assistants, and managers. Basic research methods of institutional ethnography such as participatory observation, interview, and text analysis were used to collect data. In order to calculate the ‘big picture' (organization, governance relationship) beyond the local setting of the work organization of care workers, different positions in the institutional context and organization were summarized and analyzed. As a result of the study, in the ‘institutional system of caring work’, which has the most influence on the structure and content of long-term caregivers’ work, the influence of “worker placement standard”, the minimized national standard was practiced. Moreover, application of the minimum institutional standards has allowed private care institutions to easily enter and complete in the long-term care market. The premise that the long-term care worker’s labor was considered “low level” of skills, similar level to that of a “care-giver,” was used to justify the use of minimum institutional standard, thus marketizing the care system. In addition, it was apparent that the institution could not properly defend workers in the event of sexual harassment or job accidents due to the labor and operating cost structure linked to the recipient of care, leading to hostile relationships between the institution and the care providers. Rather than recognizing the expertise of the care workers and the institution’s practice of assigning staff based on the number of residents and their efforts to reduce use of care workers increased the stress level of case workers and to remain high. As such, the long-term care market, with pursuit of profitability as the most important goal, with the strengthening of the market mechanism in the system, affected the social economy organization, and was found to be following and managing according to market logic. In the ‘organizational system of care work', the characteristics of social cooperatives such as equal participation and democratic decision-making structure did not apply to care workers of health cooperatives and they had been excluded from participating in many other areas of organization. Although the turnover rate of care worker ha been low due to employing sabbatical leave systems for care workers as well as having higher wage levels than other institutions, the principle of equal participation and democratic organizational culture falls short and remains as limitations. In this study, these limitations were summarized in connection with the principles of participation equality and the crisis of ideology, and at the same time, the cause of institutional isomorphization that follows the practice of hierarchical systems was also examined. The result has been that care workers in this organization were regarded as workers in the caring social service project that performed simple tasks centered on physical activity rather than being premised as equal members of the cooperative from the beginning. In other words, efforts at the institutional level to supplement the salaries of low-wage workers by establishing a democratic governance structure and solidarity pay principle that matches the values or principles of cooperatives were not the main interest of the institution. If the alternative to the social economy is not radical enough in the practice process, it is easily swayed by the framework of governance that is not related to the social economy in the business operation process, resulting in institutional isomorphims. This institutional isomorphization works as a mechanism that devours social economic innovation by following similar paths to existing companies, such as discrepancies in salaries, exclusionary structures to protect decision-making system, tendency to respond to workers' demands, and pressure on labor unions. Finally, unlike the social economy principle of "working workers are the core of the organization” care workers’ voices are not prioritized and different viewpoints are not freely expressed, leading to tensions and conflicts between labor and institute. Based on these research results, suggestions were made at the institutional and organizational levels. At the institutional level, there is a need to supplement the worker placement standards and replacement of manpower system, need to strengthen the dementia care worker system, the need for new standards for expertise of care workers. At the organizational level, a proposal was offer to improve transparency in the wage and promotion decision-making process, to prepare a compensation system, to promote democratic realization of the decision-making structure, and opportunities to freely voice experiences in work organization in the social economy. The limitation of this study is the lack of direct interviewing of public officials long-term care services representing the care systems and relying soley on the exploration of a single case study.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presenting the perspectives of care workers and their work knowledge gained from providing actual services in the field of social 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