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 성폭력 피해자 대리인 연구
- Other Titles
- A Study on Advocates for Sexual Violence Victims
- Authors
- 김현영
- Issue Date
- 2024
- Department/Major
- 대학원 여성학과
- Keywords
- 성폭력, 성폭력 피해자 대리인, 사건화, 후사건적 주체, 페미니스트 사건, 피해자 정체성 정치, 신자유주의 피해담론, 신자유주의 복지정책, 반성폭력운동
- Publisher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 Degree
- Doctor
- Advisors
- 이은아
- Abstract
- 본 연구는 성폭력 피해자 대리인이 한국 반성폭력운동의 주요 행위자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관심이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에 본 연구는 그동안의 반성폭력운동의 역사 속에서 성폭력 피해자 대리인의 역할이 어떤 변화를 거쳐왔으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관계성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현재 반성폭력운동의 교착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페미니스트 사건’으로서의 성폭력과 ‘후사건적 주체’로서의 피해자 대리인을 주요 분석틀로 사용했다.‘페미니스트 사건’으로서의 성폭력은 본 연구에서 두 가지 차원으로 사용되었는데 하나는 반성폭력운동의 역사쓰기의 방법론적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성폭력을 문제화하는 페미니스트 정치라는 차원이다. 먼저 역사쓰기의 차원에서‘페미니스트 사건’으로 반성폭력운동의 역사를 기술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반성폭력운동이 기술되었던 방식이 주로 특정 단체와 사건을 중심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누락된 것을 추가 보충하면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반성폭력운동은 여성단체에서도 전개하지만 피해자를 비롯해 다양한 개인들도 사건별로 참여해서 목소리를 낸다. 또한 여성단체가 아닌 정당,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학교 등 다양한 사회적 공간에서 반성폭력운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사건에 직접 개입하고 조직을 변화시킨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반성폭력운동의 역사 안에서 함께 다뤄지지 않았다. 또한 성폭력을‘페미니스트 사건’으로 명명하는 것은 성폭력의 문제를 페미니즘 정치라는 차원에서 명확하게 목표를 설정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성폭력은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사건화시킨다. 그러므로‘사건화’만이 아니라‘페미니스트 사건’이라는 지향성은 왜 그 문제를 성폭력으로 문제화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정치로서의 성폭력을 환기하는 효과가 있다.‘후사건적 주체’란 푸코의 ‘사건화’라는 개념과 바디우의 포스트 시대의 주체론으로서의‘사건 이후(After thr Event)’의 주체를 바탕으로 한 개념으로, 정체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상황성에 근거한 주체론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자명하게 보이는 인과관계가 끊어진 상태에서 등장한 성폭력은‘사건’으로 도래하고, 이 사건에 대한 해석을 함께 만드는 과정이 바로 성폭력 피해자 대리인을 비롯한 후사건적 주체들이 반성폭력운동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분석틀을 가지고 피해자 대리인에 대한 질적 연구를 통해 도출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사회 성폭력 문제 구성의 초창기 역동을 분석했다. 1980년대의 전두환 정부와 그 뒤를 이은 노태우 정부에서는 성폭력 문제 구성의 지배적 프레임을 가정파괴의 문제, 민생치안의 문제로서 구성하며 여성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반면, 민주화운동이자 여성운동가들은 국가폭력으로서의 성폭력을 대항프레임으로서 제기했다. 그러나 대항프레임은 지배적 프레임과의 관계에서는 대항의 의미가 분명하지만 한계 또한 분명했다. 이때 기존의 지배적 프레임에 균열을 일으키는‘사건’이 발생한다.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초과할 때‘사건화’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는 피해자의 반격이 바로 사건의 핵심이었다. 말할 수 없는 문제이자 피해자 없는 범죄였던 성폭력은 피해자의 반격을 시작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후 반성폭력운동은 사건대책위원회라는 사건 및 의제 중심 임시연대기구를 중심으로 한 저항운동을 고유한 활동방식으로 이어갔다. 둘째, 피해자 권리가 제도화되면서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 관계에 신뢰의 문제가 발생했다. 초기의 반성폭력운동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다가 법적 지위가 보장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운동가들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위치가 법적으로 보장될 것을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재판참여권을 중심으로 피해자 권리가 제도화되었는데 이는 피해자 권리의 제도화가 법적 권리로 수렴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신자유주의 국가의 통치전략에 따라 사회운동으로서의 반성폭력운동은 피해자 권리에 대한 서비스전달체계로 배치된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대리인의 관계는 전문성과 대표성 등 기초적인 신뢰관계에서 문제에 봉착했다. 셋째, 법 바깥에서의 대안으로 자치규약과 자치규약의 실행자로서 피해자 대리인의 활동을 분석했다. 한국의 주류 반성폭력운동이 입법운동과 그에 따른 제도화를 통해 성폭력을 법정에 세웠다면, 대학 사회,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진보정당 등에서는 법과는 다른 대안적 방식으로 페미니스트들이 제안한 성폭력 자치규약을 수용한다. 이 과정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자치규약의 제안자이자 실행자로서 피해자 대리인의 활동을 하게 된다. 자치규약의 목적은 무엇보다도 조직 문화를 바꾸는 데 있었다. 하지만 법이 만들어지고 시행되면서 법이 아닌 자치규약을 통한 해결의 기준 또한 법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같은 과정에서 공동체적 해결이 점차 성폭력 개념의 확대와 피해자중심주의로 수렴되어갔다. 넷쩨, 페미니즘 대중화는 제도화의 실패로부터 등장했다. 제도화의 실패라는 차원은 성폭력 법담론과 자치규약 등을 통한 해결과정에서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원칙 하에 비밀주의를 고수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누구도 왜 그런 징계가 나왔는지를 알지 못하면서 사건 처리만 반복된 결과 무엇이 당대의 성폭력이라는 문제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페미니스트 언어와 담론은 축적되지 못한 채 피해자 권리를 주장하는 피해자 정체성 정치만이 비대해진 결과를 낳았다. 무엇이 왜 피해인지에 대한 논의가 생략된 자리에 피해자는 생존자, 경험자, 증언자 등 다양하게 호명되면서 주체화되었다. 이제는 말하기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말하기를 통해 개인의 경험을 공동의 정치적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요해진 것이 대중화 이후의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본 연구의 실천적, 이론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실천적 차원에서 반성폭력운동의 역사 속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대리인 간의 관계 변화를 규명함으로써 반성폭력운동이 현재 놓여진 교착 상태를 드러냈다는 의미를 가진다. 본 논문을 통해 도출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 권리가 제도화된 이후 반성폭력운동의 페미니즘 정치는 피해자와의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피해자과 피해자 대리인 관계는 신자유주의 복지국가의 서비스전달체계 내에서 고객과 서비스제공자로 배치되었으며, 이때 대리인은 자신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에 대해 고민하고 피해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 권리의 일부로서 대리인을 상대하게 되었다. 피해자 권리의 제도화 이후 피해자 대리인의 역할은 축소된 반면, 피해자의 직접행동주의가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피해자 정체성 정치의 강화로 이어졌다. 법 제도적 해결이 아닌 공동체적 해결을 모색하는 곳에서 피해자 대리인의 역할은 피해자와 함께 사건의 의미를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점점 피해자중심주의의 영향력이 강력해지면서 피해자를 대신해서 피해자중심주의를 관철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론적 차원에서 본 연구의 의의는 후사건적 주체라는 반성폭력운동의 주체론을 제시한데 있다. 법담론에서의 주체는 개인의 권리를 중심으로 구성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법담론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정확하게 분할하여 형사적 정의를 추구하고 개인 차원에서의 법적 책임을 부여한다. 그러나 대부분 아는 사람에 의해서 벌어지는 성폭력 문제는 무엇보다 관계의 문제이며, 가해자의 행동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위를 가리는 것 이상의 문제가 피해 이후의 피해자의 삶이다. 이런 점에서 후사건적 주체로서 반성폭력운동의 주체론을 제시하는 것은 첫째, 피해자가 애초에 원한 적이 없는 피해 경험을 중심으로 정체성을 구성하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고, 둘째, 시간성이라는 차원을 도입하므로써 피해 당사의 상황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며, 셋째, 피해자와 대리인이‘공동’으로 사건을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This study was motivated by the problem of the lack of theoretical and practical attention paid to advocates for sexual violence victims, even though they are essential actors in the Korea’s feminist movements against sexual violence. Therefore, this study aims to identify the current impasse in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by examining how the role of sexual violence victim advocates has changed throughout the history of the movement and how their relationship with victims has changed in the process. To this end, this study uses sexual violence as a “feminist event” and victim advocate as a “post-event subject” as its primary analytical framework. Sexual violence as a “feminist event” is used in two dimensions in this study: the methodological dimension of the historiography of the movements against sexual violence and the feminist politics of problematizing sexual violence. First, writing the history of the anti-violence movement as a “feminist event” has the advantage of filling in the gaps in how the movement has been written, which has mainly focused on specific organizations and events. While women’s organizations lead the movement, it is also led by various individuals, including survivors, who participate and speak out on a case-by-case basis. There are also non-women’s organizations such as political parties, labor unions, civil society organizations, schools, and other social spaces that have taken on the identity and responsibility of activists against sexual violence and are directly intervening in cases and making organizational changes. The designation of sexual violence as a “feminist event” also signals a commitment to explicitly address the issue of sexual violence in terms of feminist politics. The “post-event subject” is a concept based on Foucault’s notion of “eventualization” and Badiou’s notion of the “post-event subject” as a subjectivity after the event, i.e., a subjectivity based on situation rather than identity. Sexual violence emerges as an “event” that disrupts the seemingly self-evident causal relationship, and the process of co-creating an interpretation of this event is how post-event actors, including victim advocates, participate in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Based on these two analytical frameworks and through qualitative research with victim advocates, the findings of this study are as follows. First, this study analyzed the early dynamics of the construction of the problem of sexual violence in Korean society. In the 1980s, the Chun Doo-hwan and Roh Tae-woo governments portrayed sexual violence as a problem of family breakdown and public safety, with young gangsters and juvenile delinquents as perpetrators and women as their protectors. The democratization movement and women’s activism, on the other hand, portrayed sexual violence as state violence. While the importance of the counter frame to the dominant frame is evident, its limitations are also apparent. At this point, an “event” causes a rupture in the existing dominant frame. The “eventualization” occurs when existing common sense and myths are transgressed, and in this case, the victim’s resistance was at the heart of the event. Sexual violence, which until then had been an unspeakable problem and a victimless crime, entered a new phase with the victim’s resistance. Since then,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has developed a unique form of organizing resistance centered around an event- and agenda-driven ad hoc solidarity organization called the Event Task Force. Second, the institutionalization of victims’ rights has led to trust issues in the relationship between victims and their advocates. Activists, who in the early days of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found it challenging to support victims because their legal status was not guaranteed, insisted that their position to support victims be legally secured. As a result, victims’ rights were institutionalized in the context of the right to participate in court proceedings, which means that the institutionalization of victims’ rights converged with legal rights. At the same time, the anti-sexual violence movement as a social movement is used as a service system for victims’ rights in line with the governance strategy of the neoliberal state. In this process, the relationship between victims and advocates has been challenged regarding essential trust, such as professionalism and representation. Third, this study analyzed victim advocates’ activities as implementers of self-governance agreements and self-governance agreements as a non-legal alternative. While the mainstream anti-sexual violence movement in South Korea has taken sexual violence to court through legislative campaigns and subsequent institutionalization, university communities, civil society organizations, labor unions, and progressive political parties have adopted feminists’ proposed self-regulation of sexual violence as an alternative to the law. In this process, feminists advocate for victims as proponents and implementers. One of the goals of the code was to change organizational culture. However, as laws are created and enforced, the standards of resolution are also influenced by the code, not the law. In this process, the community solution gradually converged with an expansion of the concept of sexual violence and victim-centeredness. Fourth, the popularization of feminism emerged from the failure of institutionalization. The failure of institutionalization began with the secrecy of the legal discourse on sexual violence and the principle of victim protection in the examination process through self-governance protocols. As a result of the repeated processing of cases without anyone knowing why such disciplinary measures were taken, the feminist language and discourse on what constitutes the problem of sexual violence in contemporary times did not accumulate, and the victim identity politics claiming victims’ rights were hypertrophied. In the absence of a discussion of what constitutes victimization and why, victims have been subjectivized by referring to them as survivors, victims affected witnesses and victims. This study argued that what is essential in the post-popularization situation is not the speaking itself but the process of transforming individual experiences into a collective political experience through speaking. On a practical level, this study can highlight the current impasse in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by identifying the changing relationship between victims and victim advocates throughout the history of the movement. The findings of this thesis suggest that the feminist politics of the anti-sexual violence movement have experienced a crisis of confidence in victims since the institutionalization of victims’ rights. The relationship between victims and advocates have been positioned as client and service provider within the service delivery system of the neoliberal welfare policy, with the advocates concerned with the quality of the service they provide and the victims negotiating with the advocates within their legal rights. Since the institutionalization of victims’ rights, the role of victim advocates has diminished, while direct victim activism has increased, leading to a strengthening of victim identity politics. In places where community rather than legal solutions are sought, the role of victim advocates is to work out the meaning of the case together with the victim. However, with the growing influence of victim-centrism, they are increasingly called upon to enforce victim-centrism on behalf of the victim. On a theoretical level,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to propose a theory of subjectivity in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as a post-event subject. Legal discourse is inevitably about the individual’s rights, and legal discourse accurately separates perpetrator and victim to seek criminal justice and assign legal responsibility at the individual level. However, sexual violence, often perpetrated by an acquaintance, is, first and foremost, a relational matter, and the victim’s life after the incident is more than the perpetrator’s behavior. In this regard, the subjectivity of the movement against sexual violence as a post-event subject can, first, resolve the contradiction of constructing an identity around the victimization experience that the victim never wanted; second, it introduces a temporal dimension that opens up the possibility of not remaining in the victim’s situation; and third, it means that the victim and the advocate can become “co-creators” of the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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