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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정치와 공론장을 만드는 미술의 역할

Title
정체성 정치와 공론장을 만드는 미술의 역할
Other Titles
Identity Politics and The Role of Art in Creating Public Spaces
Authors
문혜인
Issue Date
2024
Department/Major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Keywords
정체성, 정체성 정치, 공론의 장, 한나 아렌트, Identity, Identity politics, Public space, Hannah Arendt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dvisors
김남시
Abstract
This paper critically examines the political role of art through Hannah Arendt's philosophy, reassessing the diminished political efficacy of identity politics. Exploring the acquisition of identity, it emphasizes external influences, as identity is formed in relationships. Marginalized individuals revealed in the identification process form activist groups, striving for benefits tied to shared identity. Despite initial confrontations, identity politics evolved, losing its purpose and either pursuing new power or marginalizing unique characteristics. The paper explores this based on Arendt's philosophy, assessing if identity politics fulfilled its duty. Artists like Byron Kim and Nikki S. Lee invited non-homogeneous existences to the public sphere, acknowledging differences. Curator Okwui Enwezor acknowledged the refracted perspectives of contemporary art and opened a forum for public discussion through leading biennales. Despite ongoing societal struggles and discrimination, art, privileged with traversing reality's walls, can restore the political function, extending the public sphere's lifespan and inviting possibilities for a future world of freedom.;20세기 후반의 글로벌 자본주의와 세계화는 전 지구적 영향을 미쳤다. 세계화는 사람들이 동시대를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이질적인 문화를 균일화하고자 했다. 거스를 수 없는 세계의 흐름은 사회의 균열을 드러내고 약자들을 권력 투쟁의 무대로 끌어들였다. 전 지구적 맥락 속에 마주한 타자와의 마주침은 한 개인의 정체성을 더욱 명징하게 만들었다. 정체성을 형성하면서 자신의 의미를 파악하고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정체화라고 한다. 정체화 과정에서 발견되는 소수의 존재는 난민, 성소수자, 장애인, 여성, 비정규직, 소수민족, 외국인, 유색인종 등의 벌거벗은 존재들이다. 정체성을 명명하는 과정은 곧 정체성 정치의 단초가 된다. 명명하는 것으로 만들어진 주체적 권력은 사회의 균열을 드러내며 정치를 시작한다. 투쟁하는 정체성은 권력을 획득하고 웅성거리는 소수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그들의 거친 외침을 번역하여 정돈된 언어와 몸짓으로 구체화한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생존을 위한 정체성 정치를 전개했다. 정체성 정치는 내면의 주체적 권력을 넘어 사회 내 재배치를 위한 정치 투쟁이자 권력을 갖기 위한 의미 투쟁이며 맞닥뜨린 미해결 문제에 대한 항의 투쟁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이어진 구소련의 붕괴는 공산주의의 몰락을 고하며 세계화의 물꼬를 터뜨렸다. 20세기 말 미국은 ‘인종의 용광로(The Melting Pot)’에 모여든 타자들을 균질화하고 압축했다. ‘인종의 용광로’를 통해 미국을 강력한 하나의 국가로 만들려는 노력 이면에는 배타적인 주류사회의 iv 차별적 암시가 깔려있었다. 이후 전개된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인종의 용광로가 주도하는 총체화를 거부하고 사회의 타자들을 개별 존재로 인식하게 하였고, 잇따른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가 새로운 문화적 논리로 부상하게 되었다. 미국의 다문화주의자들은 주류 문화에서 배제된 타자의 문화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비판하며 기존의 문화적 의미와 도덕적 규범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미술에서는 20세기 후반 미국의 에이즈(AIDS) 문제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예술가들은 그들의 진짜 삶을 나타내고, 주류 사회 위주의 사회구조와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 ‘예술’을 정치에 사용했다. 이로써 해방과 독립을 위한 투쟁을 동반한 정체성 정치는 예술계에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를 전후하여 세계 유력한 미술관에서 연달아 개최된 탈식민주의와 관련된 전시는 ‘분리주의(Separatism)’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1993년 《휘트니 비엔날레 The Whitney Biennial》에 이르러서야 기존의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인 대립 구도를 해체하고 소외된 타자들을 적극적으로 포함해 독립적인 주체들로 세분화하였다. 미국 사회의 다문화 물결과 함께 문화예술계 전반에 확산한 정체성 정치는 외부의 요인들과 상호작용하며 도구화되거나 경제적 성과에 몰두하게 되었다. 동시에 예술가와 예술 조직의 적극적인 응답과 전략적 선택을 요구했고, 다양한 각도의 접근과 해석, 다양한 양상의 결과를 수반했다. 이러한 과정에 정체성 정치는 정치적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다. 변화한 정체성 정치는 역설적으로 일상의 불평등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고 약자들의 삶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았다. 더불어 맹목적인 믿음과 극단주의를 촉발함으로 정치 기능을 상실시키고 사회의 불신과 폭력을 야기한다. 논문에서는 이처럼 정체성 정치가 정치적 기능을 상실한 경우를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정치 철학적 시도를 근거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는 평등하고 서로 다른 인간들이 자유로운 공적 세계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하고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공동의 세계는 ‘다양성’을 전제로 한 행위자들 사이에 존재하며 소통을 통해 드러난다. 동등성과 차이성을 토대로 한 공공 영역에서 복수적 인간은 타인과 다름을 발견하고 개별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 공동의 세계에서 긴장감 있는 소통은 정치 기능을 회복하게 하고 삭제와 단절로부터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논문은 20세기 후반 미국의 타자들을 통해 수행된 미술의 사례를 통해 아렌트가 제시한 공론의 장이 구현되는 방식을 논의했다. 작가로는 바이런 킴(Byron Kim)과 니키 리(Nikki S. Lee)의 작품들을 살펴보았고, 기획자의 경우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비엔날레들을 통해 논의를 전개했다. 바이런 킴은 전통적인 회화 기법으로 정체성 정치에 참여했다. 《복부 회화 Belly Painting》 시리즈는 여덟 가지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피부색을 범주화하며 기존의 ‘살색’의 정의에 질문을 던진다. 《제유법 Synecdoche》 연작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피부색을 수집한 뒤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미묘한 피부색의 변화를 포착하고 인종적 다양성을 탐구했다. 바이런 킴의 추상적 작업은 다른 이들을 해석과 의역에 참여시키며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니키 리는 다채로운 사회 계층에 침투해 복장과 행동 및 생활 습관을 모방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긴 《프로젝트 Projects》 연작에서 레즈비언, 드랙퀸, 펑크, 스케이트 보더, 히스패닉, 힙합, 백인, 음악가, 여고생 등 다채로운 사회의 타자들에 자신을 대입했다. 리는 전통적인 예술적 관습에 도전하며 인종, 인식 및 표현에 대한 대중과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신조로 미국 사회의 여러 정체성을 공론장으로 소환했다. 오쿠이 엔위저는 동시대 미술의 탈식민지적 전환을 위해 비엔날레를 역동적인 정치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엔위저는 동시대 미술의 복잡한 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절대적 위치를 거부하며 성좌(Constellation) 개념을 도입한다. 개별 존재는 우주에 흩어진 별과 같고, 별들은 각자의 위치에 따라 주관적인 관점에 따라 공간을 인식할 수밖에 없기에 동시대 미술에 대한 시각은 굴절된 것이라 주장한다. 그의 논지를 바탕으로 기획된 1997년《제2회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 2nd Johannesburg Biennale》부터 2002년《카셀 도큐멘타 11 Kassel Documenta 11》, 2008년《제7회 광주비엔날레》, 2012년《파리 트리엔날레 La Triennale 2012: Intense Proximity》, 2015년《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56th Venice Biennale》 등의 굵직한 비엔날레의 사례분석을 통해 동시대의 환영 속에 공공 영역을 만들기 위한 미술의 실천 방법과 효용성을 연구하고 미술의 역할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미술의 방법을 통해 한나 아렌트의 정치와 공론의 장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그 효용성과 한계를 논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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