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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동물, 하강하는 덩굴

Title
얼굴 없는 동물, 하강하는 덩굴
Other Titles
Faceless Animals, Descending Vines
Authors
성다슬
Issue Date
2024
Department/Major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dvisors
이광호
Abstract
본 논문은 상실을 겪은 이후 세계를 바라보는 감각에 변화를 겪는 과정을 그린 나의 회화 작품을 분석한 연구이다.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던 유대 관계를 드러나게 한다. 나를 나로 있게 하던 다른 존재에 대한 생각을 증폭시키고, 통제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들게 하여 자신의 취약한 면을 직시하게 만든다. 상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낯선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킨다. 나는 가족과 친구의 죽음 이후의 애도 과정에서 내면에 생긴 균열을 관찰하며 회화 작업을 진행했다. 안전지대를 무너뜨리고 한 개인의 연약한 모습을 확인하게 하는 상실의 경험은, 여러 존재가 긴밀한 관계를 이루며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하였다. 그리하여 나의 작품은 이러한 상실의 경험에서 느낀 연결된 세계를 묘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작품에는 자세한 묘사가 부재한, 그림자 형태의 얼굴 없는 동물 무리가 반복하여 등장한다. 동물들은 위로 솟구쳤다 하강하는 기묘한 모양의 덩굴 식물로 가득한 숲에 살고 있다가, 집과 동료를 잃는 재난의 상황을 겪는다. 이때 그림에 등장하는 여러 요소는 서로를 간섭하며 침범하는 양태를 보인다. 동물들과 땅, 덩굴, 그리고 그들을 위협하는 불길마저도 그림 속에서는 명확한 경계 없이 엉겨 붙어 있다. 나는 상호의존하여 살아가는 연결된 세계를 회화로 시각화하려는 시도를 거듭하며, 구상과 추상 사이의 형상이 뒤얽힌 회화를 그려나갔다. 불명확한 그림 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동물과 식물은 무엇으로 명료하게 정의되지 않는 형상을 가지고 있다. 작업의 초기에 이러한 정의되지 않은 형상은 이질적인 다른 대상과 연결되거나 결합한 상태로 나타났다. 그것은 기억 속에 혼재되어 남아있는 다양한 동물, 사람, 유령의 이미지가 뒤섞여 만들어졌다. 소실되고 왜곡된 기억의 특성에서 기인한 식별 불가능한 형상은 나의 회화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모호한 형상은 아직 정체가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으로도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나는 그러한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간극에 위치한 형상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회화적 실험을 진행했다. 작품은 점진적으로 동물과 식물과 같은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을 넘어, 형상과 배경이 서로에게 포섭되어 스며드는 등 화면 전체가 붓질의 소용돌이 안으로 융합되는 구성으로 나아간다. 나의 회화는 투명성을 지닌 물감을 층층이 쌓아 물감 자국의 궤적을 캔버스에 보존하며 만들어진다. 돌발적으로 남겨진 우연한 흔적에서 연상되는 형상을 포착해 그려나가는 방식 또한 함께 사용한다. 균열과 변덕, 우연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리기는 사고의 지평을 확장하며 화면의 구성을 더욱 자유롭게 만든다.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나는 회화라는 매체를 시간과 기억의 특수한 보존 방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투명한 물감 자국이 어긋나게 올려지기를 반복한 화폭은 덩어리진 기억과 같이 인식된다. 나는 과거의 기억이 변형과 왜곡을 포함하여 현재에 함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과거를 회화만의 방식으로 현재에 구현하려는 시도를 지속했다. 캔버스 화면 위에서 붓질에 의하여 뭉개지고 흩어지며 응집하는 물감의 특성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뒤엉킨 화면을 구성해 나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려진 회화 작품은, 현재에 이르러 새로이 조형된 과거를 촉각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나의 작품은 시간차를 두고 쌓여가는 물감층과 서로를 침투하는 형상의 조화를 통해, 회화만이 구현할 수 있는 감각적인 가능성의 세계에 다가가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This paper is a study analyzing my paintings depicting the process of perceiving the world differently after experiencing loss. The loss of a beloved figure reveals the bonds that constituted our lives. It amplifies thoughts about another existence that made me who I am and plunges me into uncontrollable sadness, forcing me to confront my vulnerability. Loss guides us into an entirely different, unfamiliar world and alters our perspective on how we perceive the world. I also engaged in the process of painting while observing the deep cracks within me during the mourning process after the deaths of my friends and family. This experience of loss, which shatters the safety zone and exposes a person's vulnerability, made me realize the sense of interconnectedness among various beings who form close relationships. As a result, my artwork now moves in the direction of depicting the interconnected world that I felt through the experience of loss. In my paintings, there is a recurring presence of faceless animals in the form of shadow-like figures. These animals live in a forest filled with strange vine-like plants that rise and descend, experiencing the disaster of losing their homes and companions. The various elements that appear in the paintings interfere and intrude upon each other. The animals, the land, the vines, and even the threatening fire are all intertwined without clear boundaries within the artwork. I repeatedly attempted to visualize the interconnected world we live in through my paintings, creating tangled compositions that oscillate between concrete forms and abstract shapes. The animals and plants that repeatedly appear in the vague images have undefined forms that cannot be clearly defined. In the early stages of my work, these undefined forms appeared in a state of connection or combination with other unfamiliar subjects. They were created by blending together various images of animals, humans, and ghosts that coexist in my memories. The indistinguishable shapes born from the characteristics of blurred and distorted memories became important motifs in my paintings. These ambiguous forms have the potential to transform into anything since their identities have not yet been defined. Focusing on this potential, I conducted painting experiments that expanded the boundaries of the monstrous shapes located in the gaps. The artwork gradually moves beyond the combination of heterogeneous elements such as animals and plants, with shapes and backgrounds merging and permeating each other, resulting in the entire composition being engulfed by the whirlpool of brushstrokes. My paintings are created by layering translucent paints to preserve the traces of brushstrokes on the canvas. The main method of my work is to sequentially draw shapes that are reminiscent of accidental marks left behind. Embracing cracks, capriciousness, and serendipity, this drawing expands the horizons of thought and allows for freer composition of the screen. As the work progressed, I began to perceive painting as a special preservation method for memories accumulated over time. The canvas, where translucent paint marks are repeatedly applied in a distorted manner, is perceived like fragmented memories. I became aware that past memories coexist with the present, including transformations and distortions, and continued my attempt to embody the past in the present through the medium of painting. Based on an exploration of the characteristics of paint that coagulates, scatters, and consolidates through brushstrokes on the canvas, I constructed tangled screens. Paintings created in this way sensually look at the newly sculpted past that has accumulated over time. Through the harmony of layered paint and interpenetrating shapes, my artwork strives to approach the sensory possibilities that can only be realized through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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