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아감벤의 세속화 사유와 예술작품 분석

Abstract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1942~ )은 이탈리아의 미학자이자 정치 철학자이다. 본 논문은 아감벤이 중요하게 다루는 정치 철학에서의 중심 개념들을 정리하고, 그의 세속화 사유의 개념과 예술론이 반영된 동시대 예술가의 작품을 사례로 분석했다. 아감벤의 사유는 문명화된 사회에서 주권권력으로부터 배제당하여 누구나 살해할 수 있는 벌거벗은 생명인 ‘호모사케르’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호모사케르는 정치공동체로부터 추방되어 예외적인 위치에 놓여 신적인 법과 세속적인 법질서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아감벤의 분석에 따르면 근대 정치의 문제는 법과 제도가 예외적인 상태를 보장하고 잘 작동하게 만들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모두가 잠재적 호모사케르임을 말한다. 여기서 예외상태는 슈미트의 사유를 참고하며 아감벤은 본인만의 사유로 발전시킨다. 17세기 이후 전쟁으로 인해 서구의 정치문제는 점점 생명을 관리하며 ‘생명정치’로 변화하게 된다. 이에 아감벤은 주권권력이 호모사케르를 만들어내며 호모사케르와 주권자는 서로 구별되는 것 같지만 예외상태로서 비식별역에 놓여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예외 안에서 비식별역을 창출하는 주권의 생체권력을 극복할 가능성을 찾고 있다. 아감벤은 생명정치로 빈곤한 생물학적 삶에 근거하게 된 상황에서 직접적인 저항이 아닌 작동하는 것을 하지 않음으로써 멈춰 세우는 새로운 ‘무위’라는 실천적인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여기서 작동하는 기존의 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일은 성스럽거나 종교적이었던 것이 공통의 사용으로 되돌리는 ‘세속화’가 이루어질 때 가능함을 말하며 세속화에 대한 아감벤의 사유를 정리했다. 또한 아감벤은 진정한 세속화는 사회의 분리선이 강력한 힘을 행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러한 작동을 무력화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예술은 기존의 장치를 중단시키고 방향을 전환시킬 수 있는 독특한 장치로서 공통의 사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아감벤은 근대의 정치적 상황을 호모사케르와 예외상태로 분석하고 이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으로 ‘세속화’의 전략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속화 전략의 방법을 ‘놀이’와 ‘박물관화’로 나누어 정리하며 예술과의 관련성에 주목하여 분석했다. 놀이는 기존의 역할이나 사용에서 분리하여 새로운 사용가치와 가능성을 얻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전시가치가 부여된 오브제는 오래된 사용의 가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얻게 된다. 본 연구는 아감벤의 세속화 사유의 예술론을 통해 도리스 살세도, 안토니 곰리,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작업의 해석을 시도했다. 특히 콜롬비아의 정치적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다룬 도리스 살세도와 사진이미지를 통해 홀로코스트의 상처에 대한 작업을 하는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작품분석은 아감벤의 전반적인 정치철학의 내용과도 상응한다. 도리스 살세도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작품을 통해 오브제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능과 의미를 상실하게 하며 미술관에 전시함으로써 새로운 정치적의미를 가지게 한다. 안토니 곰리는 신성한 장소였던 트레팔가 광장의 대좌를 공통의 사용으로 되돌렸다. 이처럼 아감벤의 세속화 사유가 예술작품의 역할과 가능성의 확장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실제 작품에 대입해 분석해보고자 하였다.;Giorgio Agamben (born in 1942) is an Italian aesthetician and political philosopher. This study's purpose is to summarize the central concepts in Agamben's important political philosophy and analyzed the works of contemporary artists reflecting his concept of profanation and art theory as examples. Agamben's thinking begins with Homo Sacer, a naked life that can be killed by anyone who is excluded from sovereign power in a civilized society. Homo saker is expelled from the political community and placed in an exceptional position and cannot be protected by divine law and secular law and order. According to Agamben's analysis, the problem of modern politics is that we are all potential Homo Sacer today because laws and institutions guarantee exceptional conditions and make them work well. Here, the State of Exception refers to Carl Schmitt's reasons, and Agamben develops them for his own reason. After the 17th century, due to the war, Western political problems gradually managed life and changed into 'life politics'. Accordingly, Agamben argues that sovereign power creates Homo Sacer, and that Homo saker and the sovereigns seem to be distinguished from each other, but they are placed in an unidentified area as an exception. And within these exceptions, it is looking for the possibility of overcoming the biological power of sovereignty that creates unidentified areas. Agamben presents the possibility of a new practical strategy of ‘inoperativeness' that stops by not doing what works, not direct resistance, in a situation where life politics has come to be based on poor biological life. It is possible to neutralize existing operating devices when there is a ‘profanation’ in which sacred or religious things are restored to common use. In this way, Agamben analyzes the modern political situation as a Homo sacer and state of exception and suggests a strategy of 'profanation' as a way to neutralize it. Based on this, the method of profanation strategy was divided into ‘play’ and ‘museification’, and the correlation with art was carefully analyzed. Profanation can separate from existing roles and uses and gain new usage values and possibilities. Agamben also says that true profanation is to realize that the social separation line exerts a powerful force and to neutralize this operation. In this respect, art enables common use as a unique device capable of interrupting existing devices and changing directions. This study attempted to interpret the work of Doris Salcedo, Antony Gormley, and Christian Boltanski through Agamben's theory of profanation. Doris Salcedo who deals with the trauma of Colombia's political violence, and Christian Boltanski, who works on the wounds of the Holocaust through photographic images, correspond to Agamben's overall political philosophy. Doris Salcedo and Christian Voltanski lose the function and meaning of the objects through their works and have a new political meaning by displaying them in the museum. Antony Gormley returned the pedestal of Trefalgar Square, which was a sacred place, to common use. To show that Agamben's thoughts of secularization can be used in various ways to expand the role and possibilities of artworks, we tried to analyze them by substituting them into actual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