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이 만나는 곳

Abstract

The Funeral Book of Magaret of Austria, published in 1612, commissioned by Cosimo Ⅱ de'Medici, Archduke of Tuscany, commemorates Queen Margaret of Austria(1584-1611), the wife of King Philip III of Spain(1578-1621). In particular, this thesis focuses on 26 of the 29 illustrations in this book, including the biography of Queen Margaret, and attempts to analyze in-depth the life of the ruler that appears at the moment of death. In this context, the biographical scenes of the queen, which was painted in her funeral book, were not only made just to remember her life, but also to clarify multi-layered meanings. Historically, death changed its meaning depending on the value emphasized by society, which also influenced the attitude towards one’s desirable life. An individual’s life story, which appeared at the funeral is also affected by this idea of death, and its composition and meaning changed from time to time. Death in ancient Rome did not differ much from sleep. Therefore, people engraved his or her life cycle scene on the sarcophagus so that the life that the deceased enjoyed could be continued in afterlife. When the Middle Ages came, death affected by Christianity regard more importance on the salvation of community than on the glory of the individual after death, The personal biography had been chanced illuminated manuscript, Hagiography that imitates the life of Christ. During the Renaissance, when the existence of individual began to emerge again and the culture mourning the deceased, the ruler's life series was a useful tool to promote not only the individual's life and death, but also the political and diplomatic implications. The Medici family, in particular, had excellent abilities to use biographical scene as a means of political propaganda. They actively commissioned life scenes for the deceased leaders of other countries and engaged political and diplomatic relations to maintain their status. Also, they reconstructed the biographical scenes that could emphasize the moral values ​​and political purposes that they considered important, rather than merely combining the established biographical scene. In this thesis, I intended to pay attention to illustrations in the Funeral Book of Queen Margaret, which has been forgotten among researchers, and other illustrations of the funeral books produced by the Medici family. Queen Margaret’s biographical illustrations were of great value to art history that revealed the life and death of the same era such as the fear of death and the atmosphere of Reformation and Catholic reformation, and the rise and fall of the monarchy in 17th century European society. In addition, Queen Margaret's funeral book illustrations are the first biography of a secular woman to appear in art history that has never been discovered. Therefore, focusing on the exploration of this illustration is the way to prove that the biographical iconography of Queen was not derived from the image of King, but had an independent iconographic source worked in it. The Funeral Book of Queen Margaret is an important work that acts as a mediator connecting the Biographical Iconography of the King and the Queen made by the existing Medici family. In the process of clarifying this, many of the illustrations included in The Funeral Book of Queen Margaret was a new source of Rubens's <Marie de’Medici Cycle>, which was a representative work that had been said to be the Queen's first biography. The meaning of this thesis can be found in the fact that it analyzed the biographical images of the queen illustrated in the Funeral book of Queen Margaret as a new pictorial model of Ruben’s <Marie de’Medici Cycle>.;본 논문은 1612년 토스카나의 대공 코시모 2세 데 메디치(Cosimo Ⅱ de’Medici, 1590-1621)가 스페인 국왕 펠리페 3세(Philip Ⅲ, 1578-1621)의 왕비인 오스트리아의 마르가리타 왕비(Margherita d’Austria, Queen of Spain, 1584-1611)를 추모하기 위해 주문한 『마르가리타 왕비의 장례서』(1612)에 실린 삽화에 대한 연구이다. 특히 본고는 이 책의 삽화 29장 중 마르가리타 왕비의 전기가 담긴 26장의 도판에 집중하여 죽음의 순간 등장하는 통치자의 일대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례서에 실린 왕비의 전기가 단순히 그녀의 삶을 추모하고 이를 기억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며 전기 장면에 쓰인 도상 역시 다층적인 의미의 집약체임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역사적으로 죽음은 한 사회가 강조하는 가치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졌고, 이는 바람직한 삶에 대한 가치와 태도에도 영향을 주었다. 장례식에 등장한 개인의 일대기 역시 이러한 죽음관의 영향을 받아 그 구성과 의미가 시대마다 변모한다. 고대 로마 시대의 죽음은 수면과 다를 바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고인이 이승에서 누리던 삶을 저승에서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석관에 그의 일대기를 조각으로 새겨 넣었다. 중세 시대가 도래 하자 삶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교가 자리하게 되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사후 개인의 영광보다 공동체의 구원을 중요시 여기며 자연스럽게 개인의 전기대신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은 성인의 전기를 주로 제작한다. 르네상스시기 다시 개인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고인의 삶을 추모하는 문화가 수면 위로 재부상하자 통치자의 전기 연작은 개인의 삶과 죽음만이 아니라 정치·외교적 함의를 알리는 유용한 도구로 여겨졌다. 특히 메디치가는 전기 연작을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이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닌 가문이었다. 이들은 사망한 각국 지도자의 전기 도상을 적극적으로 제작하며 가문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외교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기존의 전기 도상을 단순히 조합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도덕적 가치와 정치적 목적이 강조될 수 있는 구조로 전기 도판을 재구성하였다. 본고는 메디치가에서 제작된 전기 삽화 중 그동안 연구자들 사이에서 잊혀졌던 『마르가리타 왕비의 장례서』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녀의 전기 삽화는 17세기 유럽 사회가 안고 있던 죽음에 대한 공포와 신앙의 균열, 그리고 한 나라와 가문의 흥망성쇠(興亡盛衰) 등 동시대의 생(生)과 사(死)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인 가치가 크다. 이뿐만 아니라 마르가리타 왕비의 전기 삽화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세속 여성의 일대기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형성 과정을 복기하는 작업은 왕비의 전기 연작이 왕의 일대기 도상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독립적인 도상학적 계보가 작동하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근거이다. 마르가리타 왕비의 전기 도상은 기존 메디치 가문이 제작한 왕의 전기 도상과 왕비의 전기 도상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를 밝히는 과정에서 본 연구는 『마르가리타 왕비의 장례서』에 포함된 전기 삽화 중 상당수가 왕비의 일대기를 다룬 대표적인 작품인 루벤스의 <마리 드 메디치 연작>에 차용되었음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본 논문은 그동안 연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마르가리타 왕비의 장례서』에 포함된 왕비의 전기 삽화를 분석하고 이것이 루벤스의 <마리 드 메디치 연작>의 새로운 도상학적 연원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인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