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 115 Download: 0

이야기와 파편

Title
이야기와 파편
Other Titles
Story and Fragment : A Study on Contradictory Formativeness
Authors
강희정
Issue Date
2022
Department/Major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Doctor
Advisors
우순옥

김애령
Abstract
An artwork expresses the artist’s thoughts and emotions in a different way than language. Language frames them with concepts, subsuming them into grammatical structures to communicate. Accordingly, when in conversation, important messages are embodied not in the spoken words but the tone, the voice level, and pauses between speech. What Paul Klee said – the task of art is to make visible what is invisible – is relevant considering how my mission is to develop formal expressions for what is hardly describable. This thesis begins by recognizing that my artistic motivation lies in the desire of expression, which is derived from the difficulty of speech. However, should language and artistic form be conceived as conflicting? Walter Benjamin considers all types of expression that hold and unfold human mental life a language. In this sense, visual art is one kind of expression. Then, how is this particular expression different from linguistic expression? This thesis explores how language and artistic form, perceived in terms of oppositions, relate to one another in my works based on the motif of books. Since 2011, books have become the primary material for my practice. They are no longer objects to be read and understood but something to be sensed and experienced. Early works involved engaging with books by way of inserting drawings and collages. With time, the practice evolved, transforming the materiality and form of the books made of paper. Box Book series is a three-dimensional work that diverges from a binded book form. From this work, I used the sides of the box to erect flat book pages and have them occupy a space, producing objects that stand in between two-dimensionality and three-dimensionality. In this series, books are the connecting thread across the limitation and potential of language that I experience. According to Benjamin, language in its essence cannot be fixed to a singular meaning as it constantly changes and grows. In this regard, translation is not a process of converting what one language indicates to another language but a work of emancipating language from the web of meaning and reclaiming its inherent potential of growth. What links the two languages is not meaning but the possibility of growth, or the nature to continue its life. Languages in my work restore their nature as they escape communicative function. In my earlier book works, letter drawing is freed from the function of conveying meaning. Also, my work consists of books produced in conjunction with sculptural works, translating the production process into stories to achieve continuity. These books structure the life of works in a manner similar to Benjamin, who presents his childhood memories through a combination of fragmented image pieces. Like Benjamin, instead of a linear record in chronological order, I present fragmented and nonchronological stories that trace back the life of my works through elements such as photos, text, graphic images, and lists. This thesis also captures how my works are combinations of fragmented images, which contradicts the abovementioned desire for continuity. Yet it highlights how recent drawings and paintings based on a scene from my studio or memories hold disjointed fragments of images that present a type of continuity once more. If continuity is the nature of language, discontinuity is a quality of emotions and feelings that language has difficulty capturing. At the intersection of continuity and discontinuity, I attempt to elaborate on the emotions that my works embody in terms of Gilles Deleuze’s notion of affect. As opposed to emotion, affect indicates elements that lead to changes in the emotional state. According to Deleuze, art is not an expression of an emotional but an act of capturing and exchanging affect, or the movement of emotions. My emotional expressions, instead of enhancing the feeling, serve as a variable that silently agitates the minds of the viewer. Although fragmented images from my works do not deliver a single narrative or message, they have the potential to be constructed anew every time, giving them the power to convey an emotional experience at a level where linguistic expressions are unable to reach. Notably, recent pieces from Box Book series since the 2018 solo show Image Index (2018) are more closely related to painting, expressing the complexity and ambiguity of emotions I’ve experienced through fragmented body images. These works began with research on the work and life of the 19th-century German author Heinrich von Kleist, who effectively portrayed the human emotions’ affect with a rough and irregular style. While previous Box Book serves as an archive of documentation by presenting an orderly array of art-related printed materials, recent works are closer bodies of affect as they incorporate painting directly on the box, drilling holes, and attaching figures made of a variety of mediums. However, these bodies are presented as being incomplete and fragmented. The box covered in fragmented images is mass and my body that carry personal memories. And the images have the potential to leave the box and serve as motifs for other works to follow. As such, emotional expression in my work unfolds within fragmentary images at the crossroads of continuity and discontinuity. The fragments break away from a single framework of interpretation and bear the possibility to be reconstructed every time. In the process of overcoming the functional model of language, language and artistic form come to coexist in my work instead of colliding head-on. This thesis strives to clarify how the contradiction of this coexistence serves as originality in my work. Also, it attempts to acknowledge how my artistic practice has closely involved various emotions from my life. My solo show Aschenbach's Map (2021), which I worked on at the same time as this thesis, demonstrates how fragmented images from my works in the course of transformation to books, drawings, and sculptures have achieved continuity and operated as my own vocabulary. The more abundant the image-vocabularies that carry and convey my thoughts and emotions, the closer the relationship between my work and life. ;미술작품은 언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개념화하고 소통을 위한 문법의 구조 안에 편입시킨다. 이 때문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정작 중요한 내용들은 말이 아니라 오히려 말의 어투, 목소리의 높낮이, 말과 말 사이의 침묵에 담기는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예술의 과제라는 파울 클레의 말처럼 연구자의 작업은 말로 표현되기 어려운 것들을 조형적으로 나타낸다. 본 논문은 말하기의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표현의 욕구가 본인의 창작작업의 중요한 동기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과연 언어와 조형작업은 서로 대립되기만 하는 것일까? 벤야민은 인간의 정신적 삶을 담고 표출하는 모든 종류의 표현을 언어로 간주한다. 이 같은 의미에서 조형작업 또한 하나의 표현이라고 볼 때 그 표현은 언어적 표현과 어떻게 다른가? 본 논문에서 연구자는 서로 대립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언어와 조형작업이 ‘책’을 모티브로 진행되어 온 연구자의 작품들 안에서 어떻게 관계맺고 있는지 밝혀보려 한다. 2011년경부터 작업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책’은 연구자의 작업 안에서 읽고 이해하는 사물이 아니라 보고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사물로 변형되었다. 주로 책 안에 드로잉, 꼴라주의 방식으로 개입하던 초기의 책 작업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종이로 이루어진 책의 물성과 형태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제본된 책의 형태를 벗어난 입체 책 <책 상자>에서 연구자는 상자의 면을 이용하여 본래 평면인 책의 페이지들을 공간에 세움으로써 입체와 평면의 경계에 있는 오브제들을 제작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에서 책은 연구자가 경험하는 언어의 한계와 언어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 두 가지 모두를 드러내는 사물로 등장한다. 벤야민에 따르면 언어는 그 본질상 하나의 의미로만 고정될 수 없으며 어떠한 연속성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번역은 하나의 언어가 의미하는 것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의 망에 갖힌 언어를 해방시키고 본래 언어가 지닌 성장의 가능성을 회복시키는 작업이다. 이때에 두 언어를 연결하는 것은 의미가 아니라 언어가 지닌 그 성장의 가능성, 하나의 삶을 지속하며 이어 가려는 속성이다. 연구자의 조형작업 안에서 언어들은 소통을 위한 기능적 언어의 성격을 벗어남으로서 언어가 본래 지니고 있는 이러한 속성을 회복한다. 연구자의 초기 책 작업에 등장하는 그려진 문자들은 어떠한 의미를 전달하는 기능에서 놓여나 있다. 또 연구자의 조형작업들과 연계하여 제작된 책들에서 연구자는 작업들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을 이야기의 형태로 ‘번역’하며 작업의 연속성을 획득하려 시도한다. 이 책들은 유년 시절의 기억을 서로 분절된 단편적 이미지의 조합들로 보여주고 있는 벤야민의 어린시절에 대한 글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품의 삶을 구성한다. 시간순으로 정돈된 순차적 기록들 대신 사진과 글, 그래픽 이미지, 목록등을 통해 작품의 역사를 역추적해가는 이 이야기들은 파편적이고 반연대기적인 성격을 지닌다. 본 논문은 연구자의 작업들이 이러한 연속성에 대한 욕구와는 다소 상반되게 주로 파편화된 이미지들의 조합들로 구성되어 있는 점도 포착해낸다. 그러나 주로 연구자의 기억에 남은 일상의 한 장면이나 작업실 풍경을 소재로 한 최근의 회화와 드로잉 작업들에서 불연속적인 이미지의 파편들은 다시 어떠한 연속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연구자는 주목한다. 연속성이 언어의 속성이라면 불연속성은 수시로 변화하여 언어로 포착하기 힘든 정서나 느낌이 갖는 성질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교차속에서 작업들이 담아내고 있는 정서들을 연구자는 질 들뢰즈의 정동(affect)개념을 빌어 설명한다. 정동은 감정(emotion)과는 구분되는 개념으로 어떠한 감정이나 정서적 상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요인들을 의미한다. 들뢰즈는 예술을 어떠한 감정상태의 표현이 아니라 정서의 움직임, 즉 정동을 포착하고 주고받는 행위로 정의한다. 연구자의 정서적 표현들은 감정을 고양시키는 대신 보는 이의 내면을 조용히 동요시키는 변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자의 작업 속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어떠한 단일한 서사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보는 이의 관점에서 매번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적 표현이 도달하지 못하는 차원의 정서적 경험을 전달하는 힘을 가진다. 특히 2018년의 개인전 <그림 인덱스> 이후 회화와 좀더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는 최근의 책 상자 연작들은 파편화된 신체 이미지를 통해 삶에서 경험한 정서들의 복합성과 모호함을 표현한다. 이 작업들은 거칠고 불균일한 문체로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의 정동을 효과적으로 그려냈던 19세기 독일의 작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작품과 삶에 관한 연구에서 출발한다. 상자 표면에 예술관련 인쇄물들이 질서정연하게 붙어있는 기존의 <책 상자>가 아카이브와 기록물의 성격을 지닌다면, 상자에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구멍을 뚫거나, 다양한 재료로 형상을 만들어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현재의 <책 상자>들은 정동을 담고 있는 몸체에 가깝다. 그러나 그 몸체들은 불완전하고 파편화된 신체의 형상으로 나타난다. 상자를 뒤덮고 있는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연구자의 개인적 기억들을 담고 있는 덩어리이자 작가의 몸이기도 한 책 상자에서 떨어져나와 또 다른 작업들의 모티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연구자의 작업에서 정서의 표현은 이처럼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교차하는 파편적인 이미지들의 제시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이미지 파편들이 단일한 해석의 틀로부터 벗어나 매번 새롭게 구성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며 기능적인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언어와 조형은 충돌하지 않고 연구자의 작업 안에 공존한다. 본 논문에서 연구자는 이 둘이 서로 공존하며 생겨나는 모순이 본인 작업의 독창적인 조형성임을 밝혀보고자 한다. 동시에 이러한 조형작업이 연구자가 삶 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정서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진행되어왔음을 한번 더 스스로 되새겨보고자 한다. 논문작업과 병행된 2021년의 개인전 <아센바흐의 지도>는 책, 드로잉, 입체의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온 연구자의 작업들 속에서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연속성을 획득하며 연구자의 어휘로 작동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연구자의 생각과 감정을 담고 전하는 이 이미지 어휘들이 풍성해 질수록 연구자의 작품과 삶이 맺는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Fulltext
Show the fulltext
Appears in Collections:
일반대학원 > 조형예술학부 > Theses_Ph.D
Files in This Item:
There are no files associated with this item.
Export
RIS (EndNote)
XLS (Excel)
XML


qrcode

BROW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