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Erró)의 회화에 나타난 내러티브의 사회적 의미

Abstract

본 논문은 에로(Erró, Guðmundur Guðmundsson, 1932- )의 회화에 나타난 내러티브의 사회적 의미를 분석해보고자 한 연구이다. 에로는 일상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여 사회의 실체를 밝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에로가 대중매체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내러티브를 전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가 사용한 대중매체 이미지는 이미지를 만든 주체에 의한 특정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에로는 이러한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회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활용된 이미지를 중심으로 작품을 살펴봄으로써 내러티브에 담긴 사회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에로가 작품에 담아낸 내러티브는 전후 유럽의 정치사회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이슬란드 태생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을 목도하였고, 장 자크 르벨을 만나 교류하며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지니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된 국제사회의 주도권 다툼과 소비사회의 발달과 이면, 이에 따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에로는 1958년 프랑스에 정착한 이후,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신구상회화의 운동에 가담하게 된다. 신구상 작가들은 대중매체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일상에 내재된 보이지 않는 신화를 다뤘으며, 정치, 사회적인 성격이 강하고 서술적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신구상회화 작가들이 내러티브를 표출하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에로의 작품에 나타나는 사회적 내러티브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에로의 작품에 나타난 내러티브를 재현 이미지별로 크게 세 분류로 나누어 이미지에 나타난 모티프, 이미지의 종류, 이미지를 활용한 묘사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우선, 정치적인 모티프가 담긴 이미지를 통해 에로는 현실정치의 권력관계를 말한다. 그는 우리의 일상에 잠재되어 있는 제국주의와 애국주의에 감춰진 패권주의의 실체를 드러내었다. 산업 생산물의 이미지를 통해서는 자본주의의 시장 논리를 밝힌다. 그는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풍요로운 사회의 모습에는 소비지상주의가 숨겨져 있음을 드러내며, 매력적으로 보이는 육체의 이미지를 활용해, 성이 상품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에로는 이미지를 이용해 인물 간의 관계를 묘사하여 사회·문화적 위계구조를 나타내었다. 그는 다양한 문화를 지닌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 차별주의와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적용되는 성 문화에 내재된 남성 중심적인 시각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에로의 회화에 나타나는 내러티브의 사회적 의미를 밝히려 노력하였다. 일상적인 이미지들이 결합되어 있는 그의 작품에는 현대사회의 모습이 다양하게 얽혀있으며, 구현된 내러티브는 현대사회의 이면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에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미지를 활용하여, 보는 이들 모두가 자신의 작품에 담긴 의미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며 보편성을 추구한 작가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미술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This thesis aims to analyze the social meaning of narratives in paintings by Erró (Guðmundur Guðmundsson, 1932- ). Erró tried to reveal the true nature of society by combining everyday images. This study takes notice of the fact that Erró conveys narratives using images from mass media. The images he employed hold a specific meaning by the subject who created those images. He intended to unmask the invisible true nature of society through the combination of such images. Accordingly, It analyzes the social meanings of his narratives while examining his pieces based on adopted images. Erró’s narratives are closely bound up with the European postwar socio-political situation. Born in Iceland, he underwent the Second World War and became interested in social issues while interacting with Jean-Jacques Lebel. In the midst of the international society’s struggle for leadership, which continued after the war, the development and the dark side of a consumer society, and the chaotic situation caused by this, Erró settled in France in 1958. After that, he worked in France and joined the Nouvelle Figuration Movement. The characteristics common to these Nouvelle Figuration painters were their works addressing an invisible myth by using images from mass media and marked by political and social traits and descriptive paintings. Thus, it is possible to figure out the features of social narratives in Erró’s paintings by reviewing the ways such Nouvelle Figuration painters expressed narratives. Based on this, narratives in Erró’s works are classified into three types depending on represented imagery, focusing primarily on motifs in images, kinds of images, and depictions of using images. First, Erró touches on power relations in realpolitik through images with political motifs. He unmasks the imperialism latent in our daily life and the true nature of the hegemony hidden behind patriotism. And He also reveals the market logic of capitalism through images of industrial products. He proposes that consumerism is concealed in the affluent society we find in mass media, and suggests the commodification of sex through the images of attractive bodies. Lastly, Erró depicts the relationship among figures using images to represent social and cultural hierarchical structures. He reveals racism in a society of diverse cultures and a male-centered view inherent in the sex culture where male and female relationships apply. This study tries to reveal the social meaning of narratives in Erró’s paintings through this analysis. In his works conjoined everyday images, aspects of a contemporary society are tangled together and embodied narratives convey meanings associated with the hidden side of contemporary society. Erró employs universal images everyone can understand to unmask these invisible aspects of contemporary society and leads viewers to look for meanings in his works. In this sense, he is an artist who pursues universality and we can find his significance in terms of art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