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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폭력 피해자의 '취약성'과 도덕적 행위성에 관한 연구

Title
아내폭력 피해자의 '취약성'과 도덕적 행위성에 관한 연구
Authors
임태연
Issue Date
2003
Department/Major
대학원 여성학과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bstract
본 연구는 여성을 폭력에 대해 취약하게 하는 사회적인 맥락과 더불어, 아내 폭력 피해자의 관점에서 여성의 도덕적 행위성(moral agency)을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폭력에 대한 여성의 취약성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제, 법과 제도, 가족규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인 관계들을 통해 형성되고, 강화된다. 억압받는 집단으로서 여성은 피해자로 사회화되며 무력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재현된다. 전형적인 피해자 이미지와 피해자 비난의 담론은 여성이 사회에서 다루어지는 방식을 반영한다. 아내폭력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서도 비난을 받는다. 이러한 시각에서 피해자들이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울인 노력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여성운동 진영의 담론은 피해자들을 도덕적 행위자가 아닌 의식화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여성의 경험을 폄하하는 지배적인 규범에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담론은 피해자들을 더욱 무력하게 하며,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담론화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본 연구에서는 아내폭력 피해자를 위한 쉼터에 거주한 적이 있고 현재 이혼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혼을 마친 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면접을 하였다. 아내는 가족 내의 모든 문제에 대하여 책임감을 느끼며, 남편의 폭력을 해결하는 것 역시 그 안에 포함된다. 가부장적인 가족구조 내에서 남편은 아내에게 일상의 모든 것을 의존할 수 있으며, 아내는 남편의 과도한 의존성을 '사랑'이나 '관심'으로 해석하거나, 남편이 '약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면서 떠나지 않는다. 폭력에 대한 여성의 취약성은 사회적인 맥락에서 형성된 것이다. 아내폭력 피해자들은 남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들은 폭력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부관계가 상호적인 신뢰와 헌신의 관계이기를 기대하며, 상호의존적인 관계에서의 보살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떠나지 않는다. 이러한 도덕의식은 아내폭력 피해자를 취약하게 하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여성들은 사회적인 규범에 충실하고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도록 기대된다.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담론은 피해자들에게 내면화되어 이들을 매우 무력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 수치심, 죄책감, 자기비난 등의 감정은 피해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성들의 도덕의식과 함께 도덕적인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는 폭력에 대한 취약성을 구성한다. 그러나 가해자를 떠나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피해자들은 이전의 관계를 재해석하고 자신의 도덕의식을 새롭게 평가하게 된다. II 장에서는 아내가 폭력을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게 되는 구조를 분석하였다. 사회적 자원, 기회, 권력의 불평등은 여성이 가족과 결혼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하고,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남편을 통해 경제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도 아내는 책임감을 느끼고 남편을 떠나지 않으며, 폭력 역시 아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포함된다. 아내는 남편의 의존적인 태도를 '사랑'이나 '관심'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며,'약자'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남편을 떠나지 않는다. III 장에서는 아내가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인 맥락과 폭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을 분석하였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처벌하지 않고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 현실, 피해자를 비난하는 담론 등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공적인 개입을 요구하거나 폭력에 맞서기 어렵다. 아내는 남편에게 감정이입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아내는 주로 성장과정과 가정교육을 통해 남편을 이해하려고 하며, 어머니가 자녀를 가르치듯 결점들을 덮어주고 폭력을 고쳐보려고 하기 때문에 관계를 지속한다. 또한 아내는 남편에 대한 사랑을 일종의 의무로 받아들이고 남편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한다.그 노력은 폭력적인 남편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보살피는 구체적인 행위들을 통해 표현되며,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감정은 폭력적인 관계를 끊기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IV 장에서는 아내폭력 피해자의 폭력 인식과 대응과정에 작용하는 도덕의식이 어떠한 것인지를 분석하였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법적, 도덕적인 규칙들을 엄격하게 준수하고자 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려 한다. 폭력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고 통제함으로써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으며,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남편의 태도와 피해자 비난의 담론은 피해자를 감정적으로 무력하게 한다. 아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계맺음에 대한 이상적 규범을 남편과의 관계에 적용하려 하면서 '취약'해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신뢰, 대화, 타협, 용서,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려는 의지 등 인간관계와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원칙이 내포되어 있다. 보살핌의 관점이 더 두드러지는 '친밀한 관계'에서 폭력이 발생했을 때, 보살핌을 중심으로 한 여성의 도덕의식은 폭력이라는 부정의(injustice)한 상황을 인식하고 저항하는 데 있어서 갈등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아내폭력 피해자가 무력하고 수동적인 희생자가 아님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보살핌의 관점을 가지고 폭력을 인식하고 행위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아내폭력 피해자의 경험은 여성의 도덕적 행위성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폭력에 대한 여성의 '취약성'에 주목하면서도 그것을 부정하고 폄하하지 않는 방식으로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라는 데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This thesis is aimed to explain what makes women vulnerable to violence and to explore the meanings of revealing moral agency of victimized women from the perspective of battered women. Women's vulnerability to violence is rooted in the various social relations, such as social control over women, genderly unequal legal system and familial norms. The group of women are socialized and represented as helpless, powerless, and passive victims. The widespread stereotype of victimized women and the victim-blaming discourse reflect the ways that the society treats them. Battered wives are accused of not leaving their abusers. Their struggle to solve problems is hardly recognized in those. Even, in most of feminist discourses, victimized women are regarded as objects of consciousness-raising or empowerment, not as moral agents. Thereby women are not seen as the agents who are able to resist the dominant norms, their experiences are underestimated and prejudices against women are reinforced. This study is to raise the problems in anti-violence women's movements and feminist discourses in Korea. I interviewed 8 victimized women who have ever stayed in a domestic violence shelter. Some of them are now preparing for divorce and the others already divorced. Battered wives are expected to be responsible for all the familial matters including domestic violence. In a patriarchal family, a husband takes it for granted to depend on his wife for daily needs. Battered wives accept excessive dependency and stay in the relationships. They take it as 'love' or 'caring' and feel responsibility for their husbands, so-called 'weakers'. Women are vulnerable to the violence as well. and it has the social context. Battered wives make an effort to understand their husbands and look forward to correcting husbands for themselves. The women stay home and never ignore their 'duties' despite the violence. They also believe that a husband and a wife should trust in and devote mutually and appreciate the value of caring itself. Moral consciousness is one of the most convincing factors which makes women exposed to domestic violence. Women are asked to abide by social rules and perform their roles. They internalize the prevailing ideas that blame the victimized and make them extremely powerless. The feeling of shame, guilt, and self-blame has the profound effect on the victims. Women's moral consciousness and their observance to the moral principle consist of women's vulnerability. However victimized women who have left their partner came to have different perspectives on their former relationship and morality they used to have. This study never fails to see the 'vulnerability' of women's experiences but does not undermine nor deny it. It also takes an attempt to examine how the women's agency is composed of and practiced. To research the experience of Battered women, furthermore, is quite meaningful in exploring women's moral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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