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창가곡의 가야금선율 연구

Abstract

현재까지 발표된 가곡의 기악선율에 관한 연구는 각 악곡간 파생관계를 기악선율을 통해 확인하거나 또는 문헌의 비교를 통한 반주전통의 연원 탐구, 악기적 특성을 고려한 반주법 고찰, 노래선율과 기악선율의 상이선율에 근거한 비교연구 등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그리고 이들 연구는 대부분 일부 악곡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탓에 가곡 전 바탕의 기악선율이 갖는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 논문은 여창가곡 전 바탕을 대상으로 가곡의 기악선율이 노래선율과 어떻게 상호조화하고 있으며 어떠한 형태로 구성되는가를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야금선율을 노래 및 피리선율과 비교한 결과 여창가곡의 가야금선율은 대부분 노래와 유사한 선율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단순한 선율을 유지한다. 악기의 특성상 노래의 선율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피리선율은 노래선율에 대한 선율 일치도가 높고, 부분적인 독자진행을 통해 음악적 변화를 준다. 이에 비해 가야금은 비교적 단순한 선율선을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가야금의 이러한 연주형태는 노래 및 피리선율의 흐름을 보다 자연스럽게 부각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가야금선율에 포함된 일부 독자선율은 피리의 독자선율과 더불어 여창가곡 전체에 긴장과 이완의 역동미를 부여한다. 여창가곡을 구성하는 각 악곡의 가야금선율은 개별적이고 고유한 선율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가야금선율의 일부분은 다른 악곡 또는 동일곡 내의 선율을 차용(借用)하여 구성된 것이다. 선율 차용은 연창(連唱)하는 각 악곡들 사이의 연계성을 높여준다. 그리고 가야금의 선율 일치도는 각 장의 초두(初頭)에서 특히 높다. 이는 악곡 전체에 통일성과 안정감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한편 가야금선율은 다른 악기의 선율과 매우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예를 들어 노래나 피리선율이 장인(長引)할 때 가야금선율은 간음(間音)을 삽입하거나 리듬의 분할, 또는 여러 연주법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장인선율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선율의 여백을 채워나간다. 또한 가야금선율은 피리선율과 동일한 진행을 통해 전체 선율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상호 조화한다. 둘째, 여창가곡의 가야금선율은 슬기둥연주법, 우수(右手)연주법, 옥타브저음연주법, 종지연주법 등 네 가지 연주법이 사용된다. 이들 각각의 연주법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즉, 슬기둥연주법은 연주방식과 박의 길이에 따라 2박과 1박의 슬기둥, 2박과 1박의 싸랭으로 나누어진다. 슬기둥연주법은 반드시 장구의 합과 북편에 나오기 때문에 강박에 사용되는 연주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우수(右手)연주법과 옥타브저음연주법은 슬기둥과 연계해 사용될 때 주로 약박에서 연주되는 특징이 있다. 오른손 둘째손가락으로 뜯고 밀고 당기고 튕기는 수법을 통칭하는 우수연주법과 한 옥타브 아래의 음을 사용한 옥타브저음연주법은 박의 길이와 리듬의 분할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종지연주법은 모두 15개의 종지선율이 쓰이며 그 속성에 따라 가야금의 관용적(慣用的)인 하강선율(下降旋律), 노래선율과 동일한 선율, 피리선율과 동일한 선율, 가야금의 독자선율로 나누어진다. 이 중 악곡의 종류와 상관없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종지선율은 관용적인 하강선율이다. 관용적인 하강선율은 말 그대로 여러 악곡에서 되풀이되는 특징이 있고, 두거를 제외한 이수대엽계열 전체 음악과 소가곡(小歌曲)과 반우반계(半羽半界) 음악 중 절반에 가까운 장(章)에서 사용된다. 셋째, 여창가곡의 가야금선율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연주법 단위는 슬기둥연주법과 우수연주법이 결합된 형태이다. 이수대엽계열 악곡의 초두는 슬기둥연주법과 우수연주법이 결합된 기본적인 형태에 다시 우수연주법을 더한 것이 기본단위가 되고, 이두는 초두의 연주법 구성에 우수연주법과 종지연주법을 더한 것이 기본단위이다. 그리고 소가곡과 반우반계 음악의 초두는 슬기둥연주법과 우수연주법이 결합된 형태, 이두는 우수연주법과 종지연주법이 결합된 형태가 연주법 구성의 기본단위이다. 이와 같이 여창가곡의 가야금선율은 연주법 구성의 기본단위 위에 각 악곡이 갖는 음악적 특성과 사설, 그리고 악기적 특성을 고려한 선율대응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적절하게 결합되어 구성된 것이다.;This study examines a completed version of yeochang-gagok (A genre of classical Korean lyric songs sung by women) interms of how its instrumental melodies are in harmony with song tunes and what forms they are organized in. The overall results of the examination are as follows: First, on the whole, the gayageum melodies of yeochang-gagok are organized similarly to song tunes and take simple forms compared to songs or other instrumental melodies. Such forms of execution for yeochang-gagok make songs or instrumental melodies sound more natural. Some independent melodies in the gayageum(A traditional Korean zither-like 12-string instrument) melodics provide a dynamic interplay of tension and relaxation to the whole of yeochang-gagok. The gayageum melodies of the yeochang-gagok music are not always separate and unique. Some of those melodies are borrowed from a different piece of music or the same song. This borrowing of melodies increases the connection between tunes sung in duet. The consistency of gayageum melodies is especially high at the front of each movement. This contributes to enhancing the overall unity and stability of music. Meanwhile, the gayageum melodies maintain a very organic relationship with other instrumental melodies. For example, when a song or pipe melody sustains a single note at length, the gayageum melody overcomes monotonousness and fills in the melodic space by way of inserting natural note, splitting the rhythm, and/or using different techniques. In addition, it plays in harmony without going against its overall flow, via the same progress as other instrumental melodies. Second, the gayageum melodies of yeochang-gagok are played using four different techniques―seulgidung playing, right-hand playing, octave playing and cadence playing―each of which are divided into several types. The seulgidung technique is characterized as two-beat and one-beat seulgidung or two-beat and one-beat ssaraeng, depending on the playing style and beat length. This technique is usually used on strong beats or down beats. In contrast, the right-hand and octave techniques are mainly used on weaker beats or up beats when played in combination with seulgidung. The two playing techniques, which are the collective terms for the styles of playing with the second finger of the right hand, are divided each in to four types depending on beat length and rhythm. The cadence technique uses a total of 15 cadent melodies which are divided into four melody groups according to their properties: gayageum's commonly repeated descending melodies, the same melodies as songs, the same melodies as pipe tunes (or other instrumental music), and gayageum's own distinct melodies. The first of the four cadent melody groups are most frequently used regardless of what kinds of music are played. Third, the combined form of seulgidung and right-hand techniques is the minimum execution unit of which the gayageum melodies of yeochang-gagok are composed. For the beginning part of isudaeyeop music, its standard unit of execution is a combine form of seulgidung and right-hand techniques plus another right-hand technique, and the second part forms its standard unit by adding right-hand and cadence techniques to the composition of the first-part execution. The first parts of sogagok and banubangye music take a combined form of seulgidung and right-hand techniques as their basic units of execution, and the standard playing units of their second parts are formed by a combination of right-hand and cadence techniques. In conclusion, the gayageum melodies of yeochang-gagok are composed of those standard units of execution and their appropriate combinations with many different factors including melodic matching based on the characteristics and words of the music or the characteristics of the instru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