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성규범과의 경합을 통한 여성 섹슈얼리티의 의미구성에 대한 연구

Abstract

The present study begins with the problem that current female sexuality discussion makes females feel conflicts with their concept of the sexuality and, thus, intends to find out how the meaning of female sexuality is achieved in the competition with normal sexual norms. By examining how adult females' childhood experience is remembered, it is studied how the social dominant sexual taboos and sexual norms are included in the remembrance re-construction. The method to observe the process to remember childhood experience repeatedly is expected to display the spot where female sexuality and sexual norms are conflicted, that is, the place where the meaning of experiences are modified and distorted, Findings are as follow. First, females currently in their twenties met a variety of sexuality discussion in diverse fields between 1980 and 1990. In 1980's the access to pornographic films and magazines became easy because of the 3S policy, which stimulates girls' sexual curiosity and motivates them to imitate. Along with the extensive distribution of media, children, who are restricted to express their sexual behavior in a public way, are provided with specific situations such as the rape and romantic love when they learn about the sex and meet their desire in a fantasy or through plays. ' Second, the complicated situational factors consisting of female sexual experiences would be served as 'something' that is named in the process remembering about the experience. Body senses become the language remembering the experience at that time and the factor to determine their preference about the experience. The body sense remembering the sexual feelings makes it difficult to discriminate 'sexual senses' with 'non-sexual senses' since the criteria of 'sexual thing' has dynamically changed from the time when they have had the experience until the present. Adults' sex-typing strategy has children compose playing groups with an identical sex. In this process, girls' peer groups are relatively assured in terms of their sexual security. Thus, girls have established 'their own criteria of chastity' and changed the sexual norms. It gives them the opportunity to experiment various behaviors and leads them not to perceive it as significantly meaningful or as an important problem because it happens among 'girls only.' Also, sexuality-related discussions, which had been focused on with the sexual violence cases in the early 1990's, affects females to produce a sort of the prememory and the postmemory about their sexual experience and sexual violence. The sexual violence conceptualized then as 'the violence with serious aftereffects,' results in leading females with similar experiences to infer that the future situation they meet would be similar. The female sexuality discussions are included in the process drawing their childhood experience and influence them to define the plays similar to rapes as 'the one suppressing females.' Third, female sexuality is being constructed in the conflicts with norms. As girls are banned from having sexual desires, if their desires are met in a covert way, guilty is followed. This guilty is related with their position as 'a victim in the relationship with adults' at the moment when girls are mainly mentioned in the sexual discussions. This fixed position let the 'desire seeking' be harmonized with the 'sexual object,' which increases their guilty feeling for the negotiation and the collusion they have shown in the sexual relations. Under the situation where girls officially show their sexual desire in realistic space, the alternative is to choose a fantasy, that is, an imaginary space where they display the desire and the main scenes are rape situations. 'The fantasy of intentional sexual sudden attack' is the strategy to set them as the one without sexual desire but to satisfy it by manipulating other's desires and do diverse trials. However, it does not mean that they seek for rapes in the reality because the rape in imaginary space is directed by themselves and operated by their intention and control without negotiation with others. Having been fixed with the structure of a nuclear family, each family member staying together for a long time sometimes satisfies their sexual curiosity with other members or imitate each other's behavior to be grown as a sexual subject. But, in this process, the penis of male siblings' or a father's makes them feel uncomfortable because it is a clear sign to perceive them as sexual beings although the family should be de-sexual. In addition, the desire created in the family relationship prevents them from the positive interpretation about the experience or it is considered as an experience that they are treated not as a daughter but as a 'female,' which gives them uncomfortable feelings. This study has implications such as it shows the conflict with diverse sexual norms; displays problematic norms and boundaries that make female sexuality as a problem; and examines how norms and powers are operated. These could be served as a possibility to discuss female sexuality more abundantly.;본 연구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담론들이 여성들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모순적으로 경험하게 만든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정상적 성규범과의 경합 속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의미가 구성되는 방식을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성인여성이 자신의 어린시절 성적 경험을 기억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서, 기억의 재구성 과정에 현 사회에 지배적인 성적금기와 성적규범들이 어떤식으로 얽혀 들어가는지를 살펴보았다. 어린시절의 성적경험들을 오랜 동안 기억하고 있고 곱씹어 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성적금기가 충돌하는 지점, 경험의 의미가 변형되고 왜곡되고 이동하는 장면을 더욱 잘 드러낼 것이라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째. 20대의 여성들이 성장했던 1980-1990년대는 다양한 영역에서 섹슈얼리티 관련 담론이 증폭되었던 시기이다. 1980년대 3S정책의 효과로 인해 접근이 용이해진 에로비디오와 음란잡지는 여자아이들의 성적호기심을 자극하고 모방을 낳는다. 이는 미디어 매체의 확대보급과도 맞물려 공적인 방식으로 성적행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아이들이 판타지 속에서 혹은 놀이를 통해서 성을 학습하고 욕망을 채워나갈 때 강간과 로맨스적 사랑이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소재로 제공한다. 둘 째. 여성들의 성적경험을 구성했던 복합적인 상황적 요소들은 이후 경험에 대한 기억과정에서 그것을 ‘무엇’이라고 이름 붙이게 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몸의 감각은 당시의 경험을 기억하는 언어 그 자체가 되기도 했으며 경험의 호/불호를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했다. 성적인 느낌을 기억하는 몸의 감각은 경험을 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성적인 것’을 규정하는 기준이 역동적으로 변화해옴에 따라 ‘성적인 감각’과 ‘성적이지 않은 감각’을 구분 짓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한편 성인들의 성유형화(sex-typing)전략은 아이들이 동성끼리 놀이집단을 구성하도록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자아이들끼리’만 모인 집단은 상대적으로 성적안전성을 보장받는다. 때문에 여자아이들은 ‘정숙함에 대한 나름의 기준’들을 스스로 마련해 가면서 성적규범들을 변형해 간다. 이는 ‘정상적인 섹슈얼리티 규범’에서 금하고 있는 여러 행위들을 실험 가능하게하고 ‘여자아이들끼리’였기 때문에 그것을 성적으로 의미화하지 않거나 문제화하지 않도록 이끈다. 또한 1990년대 초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성폭력 사건과 함께 확대되었던 성폭력관련 담론들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성적경험과 성폭력에 대해 선기억과 후기억을 만들어 내는데 영향을 끼쳤다. 그 당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폭력’으로 고정되었던 성폭력은 유사경험을 한 여성들에게 자신의 미래적 상황도 비슷할 것이라고 유추해보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은 여성섹슈얼리티 담론은 여성들이 어린시절의 경험을 소환하는 과정에도 얽혀 들어가 강간과 유사했단 놀이들을 ‘여성을 억압하는 놀이’로 의미화 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셋 째. 여성들의 섹슈얼리티는 규범과 충돌하고 빗겨가면서 구성되고 있다. 여자아이는 성적욕망을 갖는 것 자체가 금기이기 때문에 은밀한 방식으로만 충족되고 있는 욕망에는 죄책감이 뒤따른다. 이 죄책감은 성적담론에서 여자아이가 주로 언급되는 순간인 ‘성인과의 관계에서 피해자’의 위치와도 관련이 있다. 고정된 피해자의 위치는 ‘욕망 추구’와 ‘성적 대상’을 융합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여자아이들이 성적관계에서 발휘했던 협상과 공모는 죄책감을 더욱 키우는데 한몫 했다. 이렇게 현실의 공간에서 자신의 성적욕망을 드러낼 수 없는 여자아이가 욕망을 상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선택하는 것은 판타지 즉 가상의 공간으로, 주되게 그려지는 것은 강간의 상황이다. “‘의도된 성적기습’ 판타지”는 자신을 성적욕망이 없는 존재로 유지하면서 타인의 욕망을 조작해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도록 하는 전략이며 그 공간에서 금기로 여겨졌던 다양한 욕망은 시도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에서의 강간을 욕망한다는 의미는 아닌데 가상의 공간에서 욕망하는 강간은 자신의 연출에 의한 것으로 타인과의 협상 없이 오로지 자신의 의지와 통제만 작동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핵가족구조에서 밀착되어 오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가족 구성원은 서로의 성적호기심을 상대를 통해 충족시키기도 하고, 서로의 성적행동을 모방하며 성적주체로 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남자형제 혹은 아버지의 페니스는 불편하게 인식되는데 무성적이어야 하는 가족구성원을 성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뚜렷한 표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관계 안에서 자신이 가졌던 욕망들은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못하게 되거나, 자신이 딸이 아닌 ‘여성’이 되었던 경험으로 간주되면서 불쾌감을 안겨준다. 본 연구는 여성들이 다양한 성적규범과 경합하는 지점을 보여주면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문제적으로 만드는 문제규범과 경계를 드러내고, 규범과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살펴보았다는데서 의의가 있다. 이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좀 더 풍부하게 논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