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그룹 활동으로 본 일본 초현실주의 미술

Abstract

본 논문은 1930년대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전개된 초현실주의 미술운동에 대해 논의한다. 이 운동은 1920년대 들어 유럽에 대표적 미술동향으로 자리 잡았던 초현실주의가 일본에 전해진 결과였다. 일본 초현실주의 운동은 문학에서부터 시작되어 미술로 전개되었다. 수용 초기에는 초현실주의의 이념과 사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부분적으로 이해되거나 피상적인 개념만을 갖고 작품에 임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초현실주의에 대한 인식이 정립되는 데에는 유럽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직접 소개되면서 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1932년 파리·도쿄 신흥미술전을 비롯하여 1937년에 도쿄, 나고야, 오사카, 교토에서 개최된 해외 초현실주의 작품전은 일본에 초현실주의 미술 운동이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초현실주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일본 작가들은 그룹을 결성하고 전시회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이끌었으며, 도쿄를 비롯하여 나고야와 교토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전개했다.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서 모든 분야의 중심지였고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데도 손쉬운 거점으로서 다수의 초현실주의 그룹이 결성되었다. 독립미술협회나 이과회, 신조형미술협회, 창기미술협회는 도쿄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그룹으로 주목된다. 그룹전을 통해 작가들은 잠재된 무의식이나 억눌린 욕망을 표출하거나 오토마티즘이나 그라타주, 이중영상과 같은 초현실주의 조형방식을 이용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특히 해외 초현실주의 작품전 이후에는 작품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했으며, 이를 계기로 기존의 그룹 활동에 있어서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그룹들도 속출하였다. 창기미술협회는 해외 초현실주의 작품전이 열린 이후에 새로운 그룹이 결성된 대표적인 예에 해당된다. 이들의 작품 활동에는 편집광적-비평방법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기도 하고 사물에 내재된 우연성이 주목되거나 비이성적인 사고에 근거한 이미지가 묘사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초현실주의자들은 이성적 사고를 거부하고 절대적 리얼리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제기하였다. 또 도쿄미술학교와 제국미술학교의 학생들이 결성한 그룹들은 휴머니즘의 태도에 기초하여 군부의 통제와 전쟁에 반발하는 저항정신을 보임으로써 당시 주요한 사회참여의 활동을 남겼다. 나고야 초현실주의 운동은 나고야 출생의 작가들을 중심으로 진척되었다. 나고야에서 결성된 주요 그룹에는 토루피, 나고야 포토 아방가르드가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초현실주의 사진집 <메세므 속>을 발간한 예도 있고, 과거 금기와 억압의 대상이었던 성적 욕망을 분출하여 작품에 구현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되찾고자 한 초현실주의자들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일본 초현실주의 미술의 또 하나의 거점이었던 교토는 황도(皇都)로서 옛 도시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지역적 특색이 강한 곳이다. 교토의 초현실주의 미술운동에서 주목할 그룹은 신일본양화협회가 있으며 기타와키 노보루와 고마키 겐타로는 대표 작가로서 주목된다. 이들은 불교적 색채를 지닌 소재를 이용하여 무의식의 세계를 표출하거나 종이에 데칼코마니나 프로타주 기법을 응용함으로써 투명하고 번지는 특성을 가진 재질의 효과를 십분 활용한 초현실주의 작품을 구현하기도 하였다. 또 <바다섬 이야기>와 같은 집단제작을 통해 유럽 초현실주의자들이 <우미한 시체>에서 보여준 우연과 유희의 효과를 실험해보기도 하였다. 이들은 일본 전통 중에 익살이나 해학을 담은 예술에 나타난 속성과 초현실주의와의 유사점을 발견하고, 이에 근거하여 유럽 초현실주의의 조형방식을 수용하면서도 주체적인 해석을 통해 자주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일본 초현실주의 미술운동은 이론가와 비평가, 작가들이 그룹 활동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실로서, 예술 창작활동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기 위한 인간해방 운동이었다. 또한 일본 초현실주의자들은 암울한 시대에 휴머니즘에 기초한 저항 활동을 통해 희망을 제시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 특성을 규정할 수 있다. 또한 일본 초현실주의 미술운동은 근대 일본 전위미술 활동이 2-3년에 걸쳐 간헐적으로 진행된 데 비해 10여년에 걸친 뚜렷한 궤적을 일구어 냄으로써, 초현실주의의 국제적 확산에 일조하였고, 독자적인 지역적 특색을 가미함으로써 조형 방법에 있어서도 다양성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논할 수 있다.;This thesis discusses the surrealism art movement in Japan that developed around the 1930's. This movement was the result fo western art introduced into Japan particularly that of the surrealism movement in Europe which was representative of the 1920's. Japanese surrealism started as a literary movement then evolved to encompass the fine arts. At first, there was not enough understanding of the movement which resulted in art works that only reflected partial understanding or a single concept. A proper understanding of surrealism only became possible after the actual introduction of European surrealism works of art. In this respect, the Paris-Tokyo modern art exhibit of 1932 and the international surrealism art exhibit of 1937 were pivotal events in the development of the Japanese surrealism art movement. From these events, interest in surrealism came to a climax, and the activity of Japanese artists gained vigor through the forming of groups and organizing of exhibits, especially in Nagoya and Kyoto as well as in Tokyo. Tokyo being the capital and cultural center of Japan was a key area where one could become acquainted with modern artifacts and ideas. Thus, many surrealism groups formed there. The Independent Art Society, the "Nika" Society, the Neo-expression Arts Society, the "Souki" Art Society were representative surrealism groups that were active in Tokyo. Through group exhibits, artists expressed bewilderment through the juxtaposition of opposites and displayed works involving surrealistic expressive techniques such as automatism, grattage and double imagery. Especially, after the exhibition of foreign surrealistic art, there was change in the activity of existing groups and the formation of new groups through more active and in-depth understanding of surrealistic art. The "Souki" Art Society is a representative example of such new art groups. Art works from these groups attempted to either show more fanatically obstinate criticism of move the viewer through the bringing together of heterogeneous elements, or even further, bring attention to the infinite possibility dwelling in objects. Using these techniques, Surrealists attempted to propose new values by rejecting rational thought and being skeptical of reality. Also, there was social activism mainly expressed by the art group formed by students from the Tokyo Art school and the Imperial Art School which showed anti-war sentiment and opposition to military rule based on humanism. The Surrealism movement in Nagoya centered around local artists. Groups formed in Nagoya included "Torupi" and the Nagoya photo "Avant-Garde". The most notable activities were the publication of the surrealism photo journal <inside "Mesem">, which expressed the inner being of objects, and the expression of sexual desire in art work, which was until then socially oppressed and taboo, thus attempting to reclaim human nature which was an aspect of Surrealists. Kyoto, another crossroad of Japanese surrealistic art, was the Imperial metropolis and possesses the charm of an ancient city as a strong regional characteristic. A notable group in the surrealism movement in Kyoto was the New Japanese Western Painting Society which included the artists Kitawaki Noboru and Gomaki Gentaro. These two artists expressed the world of unconsciousness using Buddhist expressionism and by applying the techniques of translucence and diffusion in surrealistic art works. Also with group works such as <A Tale of an Island>, the effect of chance and amusement by European surrealists shown in works like <An Exquisite Body> were recreated. These artists discovered commonalities between the humor found in traditional Japanese art and surrealism then constructed an independent realm of expression through subjective interpretation while using the techniques of European surrealism. The surrealistic art movement in Japan was the result of active effort by theorists, critics and painters centered in groups and was, on the whole, a human liberation movement through artistic creativity to recover humanity that was damaged. Furthermore, it was special in that it was a resistance movement based on humanism that proposed hope during a time of gloom. Additionally, given that avant-garde art in Japan lasts two to three years on an intermittent basis, surrealism which lasted ten years in Japan left a definite trail that helped the movement spread internationally. And in terms of artistic expression, it added regional characteristics which diversified the movement and whose significance can be arg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