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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 소설의 탈식민주의적 담론 연구

Title
남정현 소설의 탈식민주의적 담론 연구
Other Titles
A Study on the Post-colonialistic Discourse of Jeong-hyeon Nam's Novels
Authors
김윤정
Issue Date
2005
Department/Major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dvisors
김미현
Abstract
해방 이후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력은 우리나라를 재식민화하고 있었다. 이것은 정치적 독립 이후에도 사회 문화적으로 여전히 제국주의적 지배를 공고히 하는 신식민주의의 양상을 보여주었다. 경제적 측면에서 차관 등의 자본 침투는 표면적으로는 근대화 정책을 지원하면서 오히려 식민지 종속국의 경제 왜곡 현상을 유발시키는 기만적 성격을 내포하였고, 정치적으로는 국가의 전횡적 폭력이 난무하는 반공 이데올로기의 억압성으로 하여금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지니게 하였다. 이와 같이 남정현의 작품 활동이 활발했던 1960년대는 정치,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가의 강압적인 정책과 이데올로기가 국민의 기본권을 장악하여,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전혀 불가능했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정현의 작품 전편에 흐르는 반독재와 반외세에 대한 저항적 성격은 그의 굳건한 신념의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 때문에 연구자들은 남정현의 저항적 성격에 주목을 했고, 그간의 선행연구는 남정현의 민족문학사적 성과와 풍자성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같은 방법론으로 개괄적인 설명에 그쳐 있는 선행연구는 그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문학사에서 남정현의 입지를 넓히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남정현의 주제의식을 탈식민주의적 시각으로 살펴, 선행연구의 미덕을 아우르면서 보다 더 활발한 논의의 장으로 남정현의 문학을 이끌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탈식민주의는 19세기 이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진행된 식민주의 혹은 신식민주의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미학적 방법론으로 ‘피지배자, 타자, 주변’과 ‘지배자, 동일자, 중심’의 앙상한 이분법을 해체하려는 경향과 함께 전략적으로는 풍자나 알레고리, 아이러니나 환상, 그로테스크, 과장법 등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남정현 소설의 특징들과 상당부분 중첩하고 있다. 이러한 공통점은 남정현의 작품들이 탈식민주의적 읽기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먼저 작품 안에 형상화된 인물과 공간의 특성에 주목하여 작가의 현실인식의 양상을 살펴보고, 아울러 인물과 공간으로 구성된 소설 속의 세계의 모습과 삶의 문제를 살핌에 있어 사회 역사적 현실 세계와의 관계성(關係性)을 살필 수 있는 언어에 대한 연구를 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그의 작품에서 주요 수사 기법으로 사용된 알레고리와 풍자, 아이러니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Ⅱ장에서는 당대 정권의 국가주의적 폭력으로 인한 민중들의 불안과 공포를 알레고리 기법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이때의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훼손을 당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국가의 강력한 이념에 의해 개인적 자유와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제한당하거나 억압당하면서 내면에 분노를 쌓아두게 되는데, 이렇게 표출되지 못한 채 억압된 내면은 비정상적인 혹은 광기적인 모습으로 분출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그들의 거주 공간은 국가의 감시체제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마치 푸코의 원형감옥을 떠올리게 하는데, 공권력의 직접적인 감시가 없어도 국가의 폭력성을 경험한 인물들은 스스로를 감시하며, 고립되고 심지어 가족 관계에서조차 소통 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결국 어떠한 말로도 자신의 언어를 표현하지 못하는 피지배계층, 민중들은 입을 통한 ‘말’이 아닌 ‘눈물’이나 무모한 ‘주먹질’, 또는 어이없는 ‘웃음’ 밖에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Ⅲ장에서는 미국이라는 거대 제국에 의해 우리나라가 신식민화되고 있음을 자각한 작가의 비판적 성격을 살펴보았다. 해방 이후의 국내에 주둔하기 시작한 미군(미국)은 인종적, 경제적, 문화적 우월성을 근거로 우리나라를 예속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이식시키면서도 결코 미국인과 동등한 입장이 될 수 없다는 지배의 이중성으로 민중들의 정신적 혼란, 분열을 야기했다. 절대적인 가난으로 인해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당대 민중들은 생존의 방법으로써 미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점차 미국인에게 자신을 동일화시키려는 욕망으로 발전되어, 결국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의식의 식민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식의 식민화는 독립 국가로서의 자주권을 미국에 넘겨주다시피 한 지배계층에서 보다 심각하게 나타났는데, 작가는 그들이 거주하는 공간을 일탈적으로 묘사하고 아울러 풍자적 기법을 통하여 비판하고 공격한다. 여기서 작가는 자신의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논평이나 실제사건에 대한 폭로적인 서술을 통하여 당대 정권의 정책을 부정한다. 또한 물질적 가치관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파행적 근대화의 폐해로 드러난 빈곤계층의 극심한 궁핍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Ⅳ장에서는 남정현의 작품에서 탈식민주의를 모색한 작가적 의지가 나타난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남정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너는 뭐냐」와 「분지」는 탈식민주의적 세계관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인물들이 보여주는 저항적 성격은 탈식민주의가 지향하는 주변성의 회복에 근접해 있다. 그들은 각각 자신의 굴욕적이었던 과거를 반성하고 자율적인 주체성과 민족적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탈식민주의를 모색하는 작가의 기획은 해방적 상상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현실에 기반 하면서도 이성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환상적 시공간을 형성하는 작품에는 작가가 지향하는 탈식민지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비록 그것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지만, 작가는 이러한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심리적, 정신적으로 상처받은 민중들을 위로하고 나아가 삶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탈식민주의 언어는 제국에 의해 이성, 합리성으로 인정되어 온 권위적 담론의 질서가 하위 계층의 담론에 의해 그 무위성이 폭로되고, 심지어는 그들의 권위가 해체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남정현은 아이러니 기법을 사용해 기존의 권위가 지닌 허위성을 스스로 폭로하게 하고, 그들의 언어를 전복하고 해체한다. 이러한 탈식민주의적 언어의 양상은 과학적 개념어와 비속어를 혼용해서 쓰는 혼종적 언어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은 중심의 언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유함으로써 그것이 지닌 권위, 중심성을 해체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대한 문학성을 논할 때는 여전히 많은 아쉬움을 갖게 된다. 주제의식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문학적 성과에 대해서는 소홀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본문에서 살펴보았듯이 그의 작품에는 자신의 주제의식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수사 기법과 인물, 공간의 활용도를 찾을 수 있지만, 그것 역시도 문학적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작가의 뚜렷한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작가적 전략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그의 작품에서 여성의 위치가 이중 식민화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남정현 소설의 탈식민주의적 의의를 고찰하면서 가장 큰 한계점으로 남는다. 그의 작품에서 여성은 제국과 남성이라는 강자로부터 지배당하고 억압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여성에 대한 왜곡된 작가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탈식민주의적 주체를 구성하는데 있어서도 여성 인물은 배제되어 있다는 점 역시 작가의 왜곡된 인식의 한계점을 보게 되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에서 여성은 부정성, 비자립성, 맹목성과 등식을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일률적인 인식으로 말미암아 여성의 탈식민주의에 대해서는 간과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를 통해 고찰된 남정현 문학의 탈식민주의적 성과는 오늘날의 현실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남정현의 탈식민주의는 주변적인 것을 억압하고 예속시키려 했던 권위적, 중심 권력의 모습과, 이를 부정하고 비판하면서 종내에는 중심성을 해체하기에 이르는 작가의 저항적 성격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관류하는 탈식민주의는 단순히 외세 저항적 성격이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국내 세력, 혹은 자발적 식민화에 앞장섰던, 의식이 식민화된 우리 민족의 자기반성과 자기 극복을 촉구하는 것으로, 민족적 정체성의 회복과 국가의 자주적 정권 확립에 그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탈식민주의는 우리 스스로의 자기 성찰과 자율적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으로써만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남정현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작가의 주제의식은 민족성에 대한 신뢰이다. 이것은 자칫 탈식민주의의 기본 논조와 불협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도 있다. 중심성을 해체하고자 하는 탈식민주의를 주장하면서, 그 실천 방안으로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은 모순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민족주의는 타민족을 배척하고, 자민족 중심주의를 기획하거나, 그를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외세를 축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남정현의 민족주의는 상호 공존하는 세계관에 기초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공존하기 위해서는 민족 스스로의 정체성이 기반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어느 한 민족이 다른 민족에 예속된 상태로는 탈식민주의적 의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남정현의 민족과 세계에 대한 인식은 오늘날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세계화 시대의 민족주의’라는 테마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원화되고 상호 협력과 공존을 모색하는 국제사회는 ‘세계화 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구축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국제 사회는 자본의 논리에 의해 편성되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미국은 새로운 제국주의의 모습으로 세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역사적 현실의 문제에 남정현의 소설은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주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일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민족 정체성에 대한 주장은 현재 우리가 반드시 주지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세계화는 자민족의 정체성과 자주적 정권을 굳건히 한 이후에라야 실제로 가능해 질 것이다.;Having been under the exclusive influence of America, Korea was still dominated by the imperialism in the socio-cultural realm despite its political independence. In this regard, Jeong-hyeon Nam's novels take on a strong tint of anti-dictatorship and anti-foreignism. However, the character of his works becomes more revealing when they are considered from a perspective of post-colonialism. Post-colonialism is an aesthetic methodology that had been underway in every section of politics, economy, society, and culture, since the 19th century, in order to liquidate the remnants of colonialism or neo-colonialism. Its tendency to dismantle the dichotomy of the 'underdogs, others, surroundings' vs. 'top dogs, egos, nuclei,' and its strategy to make use of satire, allegory, irony, fantasy, grotesque, hyperbole, etc. overlap with the characteristics of Nam's novels to a considerable extent. This commonality indicates that Nam's works can be seen through the glasses of post-colonialism. Chapter Ⅱ deals with the works based on allegory which configure the public's anxiety and fear due to the nationalistic violence of the contemporary government. The people, under the oppression of the nation's mighty ideology, expressed their internal indignation in an abnormal or insane way. Their residing places were under the supervision of government, in every nook and cranny, the fact of which disabled the communication even among the family members. As it stands, the ruled class, who could not make themselves understood in any form of language, could only resort to 'tears,' reckless 'fisticuffs,' or dumb 'laughter,' i.e., any forms other than 'words,' in order to unveil their feelings. Chapter Ⅲ examines the writer's critical view that realizes that Korea was undergoing neo-colonialism by dint of a gigantic empire, viz., America. Owing to the dual ruling of the American military (America) which began to station in Korea after the independence of the Korean Peninsula, the people, at that time, came to experience the colonization of consciousness. This colonization was more seriously conspicuous in the ruling class that almost turned over sovereignty of the independent country to America. The author describes their dwelling spaces in an anomalous fashion, and criticizes and assails them via sarcastic techniques. He denied the contemporary government's policies by way of outspoken commentary or debunking narration about some actual issues. Section Ⅳ investigates some of Nam's works which show the writer's will to search for post-colonialism. In these novels, the characters reflect on the humiliating past and confirm the autonomous subjectivity and national identity. When it comes to the novels where the fantastic time and space are pivotal, departed from the reason-centered way of thinking but still grounded in the reality, post-colonialism is crystallized which the writer aims at. By virtue of this infinite imagination, Nam tries to console the people who got psychologically and mentally hurt, and furthermore pave the way for solidifying the will to live. In the meantime, he makes the existing authority disclose its falsehood of its own accord, and attempts to overthrow and dissolve their language. It is regrettable that we cannot but feel some lack of literary value about Nam's works. One the one hand, he is inclined to neglect literary achievement as a result of emphasizing the theme excessively. On the other hand, the fact that the female characters, in his works, are exposed to the dual colonization is pointed out as the biggest limitation of Nam's novels, with respect to the post-colonialistic implications that his writings impart. In spite of these limitations, the post-colonialistic accomplishment of Nam's literature examined in this thesis brings forth a significant meaning to the today's reality. For one, Nam's recognition of the nation and world is in line with the theme of the 'nationalism in the period of globalization' that is under heated discussion, these days. In the present world of 'globalization' which is still to be reorganized according to the principle of capitalism, Nam's novels cast light on our way forward. After all, a sincere globalization will be made possible only after the national identity and autonomous government are assured. The study of this thesis provides an oppotunity to affirm that Jeong-hyeon Nam ultimately intends to secure the coexistence of national communities and autonomous identity, wherein we can witness the literary significance of his works. In this vein, his novels do not stop at sarcasm and defiance, but are at a gradual stage which is to advance toward post-colonialism. Therefore, this study furnishes a new viewpoint in understanding Nam's works, and should serve as a critical foundation in evaluating his contribution to the history of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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