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창조질서 교리에 대한 비판적 연구

Abstract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보수 개신교계는 성소수자 혐오에 앞장서고 있다. 보수 개신교계가 성소수자 혐오를 정당화하는 모든 논리는 “성소수자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위배된 존재”라는 전제에 입각한다. 보수 개신교계가 해석하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교리는 “인간은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었으며,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결혼제도를 통해 결합해야 하며, 결혼 관계 속에서 자녀를 출산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 가능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창조질서 교리를 구성하는 창세기 1-3장의 몇몇 구절들은 보수 개신교계가 내놓는 의미와는 사뭇 다르게 해석 가능하다. 보수 개신교계는 성서를 문자주의적으로 읽으며 창조질서 교리에 대하여 단일한 주장을 내세우지만, 성서의 문자들은 ‘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성서는 그 안에 숱하게 묻어 있는 인간적인 것들을 통해 성서 속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준다. 따라서 우리는 성서 속 문자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결과적으로 ‘오늘의 우리에게는’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성서에 대한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하나님의 창조질서 교리를 구성하는 창세기 1-3장의 구절들을 해석한다면 “성소수자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위배된 존재”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태초의 인간 존재인 ‘아담’은 안드로진적 존재로 해석될 가능성도, 성이 창조되기 이전의 존재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이후 ‘아담’으로부터 ‘남자’와 ‘여자’가 창조될 때에도 그 과정은 성별 이분법적이기보다 오히려 퀴어하다. 따라서 하나님이 인간을 ‘남자’ 혹은 ‘여자’로 창조하셨기에 성별 이분법을 거부하는 성소수자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반박된다. 이성 간의 제도적 결합으로서의 결혼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던 창세기 2:24은 매우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고 있는 구절이다. 그러나 2:24이 결혼에 대한 구절로 해석될 때에도 동성혼을 반대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오늘날 보수 개신교계는 이성 간의 결혼과 이를 통해 형성되는 보수적 가족관을 ‘그리스도교적인 것’이라 강조하지만, 사실 그리스도교는 그 역사 속에서 때로는 결혼을 긍정하지 않기도 하고 결혼을 통한 가족을 극복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창세기 1:28의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구절은 고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산을 장려하는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그러나 심각한 인구 과잉이 피조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오늘날의 상황을 마주한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은 생식성에 대하여 대안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전통이 이미 성관계 및 출산에 대한 대안적인 해석들을 지니고 있기에 이는 전통에 뿌리내린 작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명령을 따를 수 없기에 동성 간 성관계가 창조질서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성서 구절들에 대한 대안적인 해석들을 종합하고 동시에 그리스도교 전체의 맥락에서 성소수자 문제를 고려한다면, 성소수자로 스스로를 정체화한 이들 역시 다른 모든 피조물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기쁨 속에서 창조한 생명임을 알 수 있다. 성소수자 역시 하나님의 창조질서라는 은총 아래에 위치한 존재이다.;In contemporary South Korean society, conservative Protestants are at the forefront of homophobia. The entire logic of the conservative Protestant community is based on the premise that LGBTQ+ people are a violation of God's created order. The doctrine of God's created order, as interpreted by conservative Protestants, can be summarized as “human beings are created as male and female, with one man and one woman intended to unite in the institution of marriage, and procreation is to occur exclusively within the marital relationship.” However, some of the passages in Genesis 1-3 that make up the doctrine of God's created order can be interpreted quite differently than the conservative Protestant view. Conservative Protestants read the Bible literally and make a single argument for the doctrine of created order, but the words of the Bible must be “interpreted.” The Bible tells the story of God's word through the human things that are embedded in it. Therefore, we need to consider what the biblical texts meant in their context and, consequently, how they should be interpreted for us today. This perspective on the Bible allows us to interpret the passages in Genesis 1-3 that comprise the doctrine of God's created order, and to see that the claim that “LGBTQ+ people are against God's created order” is not valid. The first human being, Adam, can be interpreted as androgynous, or as existing before the creation of sex. Even when ‘man’ and ‘woman’ are subsequently created from ‘Adam’, the process is queer rather than gender binary. Therefore, the argument that God created humans as ‘man’ or ‘woman’ and that LGBTQ+ people who reject the gender binary are in violation of God's created order is refuted. Genesis 2:24, which has been used to support the argument that marriage as an institutionalized union between heterosexuals is God's will, is a verse that is subject to many different interpretations, but even when it is interpreted as a verse about marriage, it cannot be used as a basis for opposing same-sex marriage. While conservative Protestant circles today emphasize heterosexual marriage and the conservative view of the family it creates as “Christian,” the fact is that Christianity has at times in its history disavowed marriage and called for overcoming the family through marriage. The phrase “be fruitful and multiply” in Genesis 1:28 was God's blessing to the ancient Israelites to encourage fertility, but today, with severe overpopulation upsetting the balance of creation, Christian theologians are exploring alternative interpretations of fertility. This is a task rooted in tradition, as the Christian tradition already has alternative interpretations of sex and procreation. Therefore, the argument that same-sex relationship is contrary to the created order because the command to “be fruitful and multiply” cannot be followed is no longer valid. In conclusion, if we synthesize alternative interpretations of biblical passages and consider LGBTQ+ issues in the context of Christianity as a whole, we can see that people who self-identify as LGBTQ+ are, like all of God's creation, life created in joy by God. LGBTQ+ people are also situated under the grace of God's created or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