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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결혼 중심 ‘생애과업’과 젠더화된 돌봄의 경합

Title
취업-결혼 중심 ‘생애과업’과 젠더화된 돌봄의 경합
Other Titles
Contention Between Employment-Marriage Centered Life Tasks and Gendered Caregiving
Authors
이시은
Issue Date
2024
Department/Major
대학원 여성학과
Keywords
가족돌봄청년, 가족돌봄, 돌봄, 청년, 여성 청년, 생애과업, 생애주기, Young carer, Family care, Care, Youth, Young women, Life task, Life course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dvisors
이은아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가족돌봄청년 여성의 돌봄 경험을 취업-결혼 중심 ‘생애과업’과 젠더화된 돌봄이 경합하는 장으로 위치시킴으로써, 가족돌봄청년 논의에서 선험적으로 문제시되는 ‘생애과업’ 달성의 어려움이 중산층 남성 중심적 시간 규범에 근거하고 있음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국가적인 정책의 대상으로 설정된 ‘청년’과 딸의 위치성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우선, ‘가족돌봄청년’의 범주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른 전국가적 팬데믹이라는 상황 속에서 청년기와 돌봄의 관계가 특정한 방식으로 배치되며 등장하였다. 팬데믹으로 출현한 정책들은 돌봄을 가족의 영역으로, 청년을 일자리 영역으로 배치하였고, 여러 전문가들의 인터뷰나 언론, 관련 조례 등에 의해 가족돌봄청년은 ‘돌봄 때문에 생애주기 과업을 실현하지 못하는 청년’으로 재현되었다. 이처럼 ‘학업-취업-결혼’이라는 생애과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은 중산층 남성 중심적 생애주기를 규범화함으로써 생애과업 수행과 돌봄의 관계를 선험적으로 문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젠더화된 형태로 존재했던 가족 돌봄이 중산층 남성중심적 생애과업과의 관계 속에서 몰성화된 언어로 재현되었고,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이 경험하는 청년기와 돌봄 경험의 다층적 맥락을 축소하였다. 실제로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이 겪는 노동의 불안정성과 수도권으로의 이주 경험은 이들에게 돌봄 책임이 돌아가는 배경으로 작동하였고, 한국 사회에서 ‘혼인’과 ‘장녀’가 지니는 의미는 혼인하지 않은 딸들을 언제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존재로 위치시키며 돌봄자 역할을 내면화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불확실한 노동 시장과 가족 돌봄 사이를 끊임없이 넘나들고, 가족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하거나 돌봄 관계를 재구성하며 돌봄자 역할을 수행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가족돌봄청년이 된 여성들이 지속적인 갈등을 경험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표준화된 ‘생애과업’ 달성에 초점을 맞춘 가족돌봄청년 논의는 불균형한 돌봄 분배의 구조적 원인을 소거함으로써, 중산층 남성 중심적 시간 규범과 돌봄의 가족중심성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타협의 과정을 개인의 문제로 축소했다. 의료 현장과 돌봄 정책들은 돌봄을 할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다는 ‘정상가족’을 전제한 채 유지되고, 가족이 가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의 생활 반경은 돌봄 대상자를 중심으로 형성됨으로써,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자신들의 독립적인 시공간에 대한 필요와 가족돌봄 사이의 갈등과 모순을 경험했다. 뿐만 아니라 가정과 분리된 노동시장과 ‘평범한 청년’ 네트워크로부터의 주변화는 가족돌봄청년 여성을 지속적으로 가족으로 회귀시켰다. 이 과정에서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개인화된 방식으로 그들의 생애 전망을 개발할 것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가족 돌봄과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비정규직 부업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청년 돌봄 트랙’에 진입하게 되었다. 가족의 영역에 배치된 가족돌봄청년 여성들은 가족돌봄을 앞으로의 생애에 지속적으로 기입되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생애를 기획하고 있었다. 우선 가족 돌봄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결혼 계획을 조정하고, 가족 돌봄을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하는 등, ‘청년기’의 ‘생애과업’을 돌봄 중심적으로 재편했다. 뿐만 아니라, 돌봄의 초점을 자신에게 옮겨오기도 하고, 돌봄 관계에 국가를 포섭하기도 하면서 잘 돌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들을 세워 나가기도 했다. 이들의 선택은 아픈 가족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상태에서 비롯되는 예측 불가능성과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행위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돌봄이 생애의 어느 시점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이며, 한 번 시작되면 쉽게 끝나지 않는 연속적인 과정이라는 이해를 기반으로 가족 돌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함을 논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최근 ‘청년’ 문제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가족돌봄청년’ 논의가 몰젠더화된 형태로 재현되고 있음을 지적함으로써, 선험적으로 문제시되는 가족돌봄청년들의 ‘생애과업’ 달성의 어려움이 중산층 남성 중심적 시간 규범에 근거하고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This study examines the conflict between caring and 'life tasks' experienced by young women in family care. Young women with caring responsibilities often find it difficult to fulfil their tasks because of their caring responsibilities, despite being classified as 'youth' in policy. The study highlights that current youth policies focus on employment and marriage, perpetuating the stereotype of young carers as young people who are unable to fulfil their life tasks because of caring responsibilities. The assertion that young family carers face difficulties in achieving life tasks such as education, employment, and marriage implies a predetermined assumption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caregiving and the performance of life tasks. This assumption is based on naturalized, middle-class and male-centric life cycle. This study critiques the tendency to oversimplify the conflict between middle-class, male-centric time norms and the family-centered caregiving system as individual issues. Female carers often find themselves caring for families because of their position in an unstable labour market and their role as daughters. They have to juggle their caring responsibilities with other tasks in their lives and adjust their schedules accordingly. Thus, their choices and efforts can be interpreted as subjective actions to avoid uncertainty and risk due to the lack of institutional support for family care. This study argues that the transition to a 'universal caregiver model' requires a paradigm shift in the understanding of family care: care is an everyday event that can occur at any point in a person's life, and is a continuous process that does not easily end once sta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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