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時期 일본의 國民體力動員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전시기 일본에서 총동원 정책의 일환으로 전개된 국민체력동원(國民體力動員)을 분석하고 그 역사적 의의를 고찰한 것이다. 이를 통해 총동원의 일상적 측면과 그것이 일본 사회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국민체력동원은 국가가 전쟁 수행을 위해서 국민의 체력을 인적자원의 기초적 능력으로 인식하고, 이를 유지·향상시키기 위해 시행한 각종 정책과 조직을 의미한다. 국민체력은 가시적인 형태로 직접 동원되는 대상은 아니었지만, 유효한 병력과 노동력 동원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질적 요건이었다. 개인의 신체를 매개로 하는 특성 상, 법령에 의한 강제보다는 동원의 중간단계이자 실천 조직으로서의 사회의 역할이 특히 중요했다. 국가에서 국민체력을 동원의 대상으로 인식한 것은 제1차대전을 계기로 총력전 개념을 도입한 이후부터였다. 총력전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체력과 정신력이 국방력의 원천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1936년에 육군에 의해서 국민체력의 저하 현상이 지적되면서 국민체력문제가 정치·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했다. 국가에서는 국민체력문제를 전담하는 후생성을 설립하고, 국민체력법을 제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논의가 확산되어 국민체력동원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국민체력동원은 국민의 일상에 밀접한 여러 사회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었다. 먼저 지역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국민체력동원은 국가 주도의 관제운동(官製運動)을 통해서 나타났다. 국민정신총동원과 건민운동에서 기초체력의 향상을 목표로 하는 체조, 도보운동 등이 장려되었다. 특히 지역 내의 건민부와 같은 실천조직을 설치하여 체력향상의 지도 및 장려를 시행하였다. 지역사회에서의 국민체력동원은 지역의 특색과 보건행정의 연속성이 강하게 반영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일상적 실천을 뜻하는 ‘거상연성(居常鍊成)’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교육 영역에서는 전시 교육체제로 개편되면서 학교체육이 강화되었다. 학생은 예비 병력이자 노동력으로 여겨졌으며, 교육은 유효한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1941년의 국민학교령 제정을 기준으로 모든 교육체제가 개편되었고, 단련과 육성을 뜻하는 ‘연성(鍊成)’이 새로운 교육 이념으로 부상했다. 특히 체육교과는 황국민으로서의 체력 및 정신력의 양성을 목표로 하는 ‘체련과(體鍊科)’로 재구성되었다. 다만 전황의 악화로 인해 중·고등학교에서의 체련과는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못하였고, 각종 통첩을 통해서 훈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국민학교는 교육의 기초 단계이자 의무교육이 적용된 교과 과정으로, 국민의 일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국민학교의 체련과는 체조·무도·교련으로 구성되어 기초체력의 연성과 정신력 강화를 도모하였다. 또한 교과 외 시간의 활용을 통해서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국민체력동원이 전개되었다. 산업영역에서의 국민체력동원은 생산력 확충을 목표로 하였다. 노동자의 체력은 생산력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노동력이 점차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노동력을 보전하여 생산력을 확충하기 위한 다방면의 조치가 취해졌다. 노동자의 체력향상을 위해 산업보국회의 지도 아래, 단체 체육활동을 시행하는 산업체육이 크게 장려되었다. 또한 서구 국가의 선례를 쫓아 노동자의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체력향상을 도모하는 후생운동이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산업영역에서의 국민체력동원은 체조나 유희를 통한 노동자의 피로 회복에 중점이 놓여있었지만,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의 강도가 점차 강해지면서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웠다. 국민체력동원의 기본 방법은 적극적인 신체활동, 즉 체육운동의 실시였다. 다이쇼 시기를 거치면서 일본 사회에 보급된 체육·스포츠 문화는 국민체력동원과 긴밀한 관계에 있었다. 대중적 인기를 구가했던 스포츠는 국민체력저하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재검토, 재출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스포츠계는 신체제 운동의 동향에 발맞춰 ‘체육 신체제(體育新體制)’를 구상했고, 이때 스포츠는 개인의 취미가 아니라 체력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체육’으로 변모했다. ‘국민체육’은 전 국민의 의무 사항으로 강조되었으며 일상과 체육을 일체화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스포츠는 훈련의 성격을 강조함으로써 국민체력동원의 수단으로 탈바꿈하였지만, 취미와 오락의 성격을 모두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던 대중 스포츠는 전시기에도 일정 부분 존속되었고, 전후에는 GHQ의 점령정책의 필요에 따라 민주화를 위한 수단으로 연속되었다. 국민체력동원은 모든 영역에서 ‘거상연성’에 입각하여 일상적 실천을 강조하는 한편, 각 사회영역의 특성에 따른 실천조직의 재편을 통해 이루어졌다. 국민체력동원의 전개과정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전시기의 시대상과 역사성을 보여준다. 첫째, 국민체력동원의 시행 내용과 방식, 효과는 전전/전시/전후의 시대적 연속성을 반영한다. 국민체력동원은 각 사회영역을 배경으로 전개되었으며, 이때 각 사회 조직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국민체력동원은 일상적 실천이 중요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도하는 조직을 필요로 했다. 사회는 국가와 개인을 연결하는 중간단계이자 실천조직으로 기능했다. 개인의 건강과 공중보건을 위해 시행되었던 전전의 경험은 국민체력동원의 배경으로 작동했다. 국민체력동원은 사회를 매개로 하여 일상적으로 시행됨으로써 전후, 그리고 현재 일본 사회에까지 일정한 자취를 남겼다. 국민체력동원을 위해 성립된 실천조직과 방법은 GHQ의 점령정책의 일부로 활용되었고, 소멸되었다가 점령 이후에 부활하기도 했다. 국민체력동원은 개인의 체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체육운동의 방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또한 일상적인 조치로, 사회 영역을 매개로 시행되었기 때문에 연속성을 가질 수 있었다. 따라서 ‘전쟁 수행’이라는 전시기의 목적이 제거된 후, 일본 사회 곳곳에 국민체력동원의 요소가 남아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둘째, 체력이 국가화되고, 국가적 목적을 위해 체력향상이 요구되는 현상은 당시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추세였다. 일본은 1차대전 이후 국민체력 향상에 힘을 기울이는 서구 국가의 사례를 크게 의식했다. 체력향상의 근본적인 목적은 세계적인 동시성을 가지는 것이었지만 각국의 특성에 따라서 구체적인 방법과 성격에는 차이가 있었다. 일본의 경우, 전황의 추이에 따른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943년 이후, 전황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동원계획, 후생정책 기조가 변경되었고 국민체력동원 또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였다. 이때부터 ‘거상연성’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한 것은 시대적 변화와 이에 대한 타개책의 구상을 잘 보여준다. 일본은 전체주의 국가의 사례를 모범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일본의 민족적 특성과 지도민족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였고, 점차 정신주의적인 색채가 짙어졌다. ;This paper reviews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kokumin tairyoku dōin, 國民體力動員), which was implemented as part of Japan's total mobilization policy, in order to examine its significance. In doing so, it analyzes the process of 'nationalizing' individual physical fitness and explore the impact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had on Japanese society as it became routinized.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refers to the various policies and measures implemented by the state to maintain and improve the national physical fitness, recognizing the physical fitness as a fundamental ability of human resources for war. The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not directly subject to mobilization rather it was seen as a qualitative requirement of human resources essential for the mobilization of troops and labor. Given the nature of the individual's body as a medium, the role of society as an intermediate stage in the mobilization process was particularly more important than that of law with coercion. The state recognized national physical fitness as an object of mobilization in the process of introducing the concept of total war and preparing for it after World War I. The physical and mental strength of its citizens began to be mentioned together as a source of national defense. In 1936, when the Army pointed out the decline in the public physical fitness based on the results of conscription tests, it emerged as a political and social issue. The government established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厚生省) in charge of the public physical fitness. In the process, it was realized and discussed as an important social issue, and the social foundation of the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laid.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carried out simultaneously in social areas closely related to people's daily lives. First, the community-based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the state-controlled movement. Gymnastics and walking aimed at improving basic physical fitness were encouraged through The National Spiritual Mobilization Movement(國民情神總動員運動) and ‘kenminundō(健民運動)’. In particular, the establishment of ‘kenmintaisei(健民體制)’, comprising local ‘kenminbu(健民部)’, played a crucial role in managing the guidance and implementation of physical fitness programs.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in the local community not only reflected the unique local characteristics but also ensured the continuity of health administration. So, it had the notable characteristic of 'Kyojōrensei(居常鍊成)', which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daily practice in fostering physical fitness. With the reorganization of the educational ideology and system into a wartime education system, sports in the educational sphere underwent a significant strengthening. Students were no longer viewed solely as learners but as a valuable reserve army and labor force, leading to the utilization of education as a means to cultivate highly effective human resources. All educational systems were reorganized based on elementary school(國民學校), and 'Rensei(鍊成)', which means discipline and nurturing, emerged as the new educational ideology. In particular, the physical education subject was reorganized as 'Tairenka(體鍊科)' and aimed to cultivate physical and mental strength enough to be Japan imperial people. However, due to the deterioration of the war situation, 'Tairenka(體鍊科)' was not fully implemented in middle and high schools, and it shifted to training under various notices by the authority. Elementary school was the basic stage of education and was compulsory education, thus establishing a close relationship with people's daily lives. elementary school's 'Tairenka(體鍊科)' encompassed gymnastics, martial arts(武道), and military drills(敎鍊), all aimed at enhancing basic physical fitness and fostering mental strength. Notably, emphasis was placed on utilizing extra-curricular time for these activities. Moreover,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implemented in the industrial sector with the goal of expanding productivity. The physical fitness of workers was recognized as directly impacting their ability to contribute to production. With labor resources gradually becoming scarce, a range of measures were implemented to preserve the existing workforce and increase productive capacity. Under the leadership of the ‘Sangyo Hokokukai(大日本產業報國會)’, industrial physical education which was group physical activities was greatly promoted to improve worker's physical fitness. In addition, taking inspiration from Western countries, cities implemented ‘Kōseiundō(厚生運動)’, a program aimed at improving physical fitness by utilizing worker's leisure time.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in the industrial sector focused on alleviating worker's fatigue through activities like gymnastics and recreation. However, it was not as effective due to the challenging environment where the intensity of labor gradually increased, making it difficult to enhance worker's physical fitness. the fundamental approach of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physical activity or sports. The sports culture that gained popularity in Japanese society during the Taisho(大正) period was closely intertwined with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However, as the widespread popularity of sports was associated with a decline in public physical fitness, there was a need to reevaluate their purpose and make a fresh start. In accordance with ‘The new political order movement(新體制運動)’ trend, the sports world developed the concept of ‘Physical training new order(taiiku shintaisei, 體育新體制)’. which transformed sports into 'national physical exercises(kokumin taiiku, 國民體育)' with the goal of improving physical fitness rather than being viewed as individual hobbies. These national physical exercises were seen as a civic duty and played a role in integrating physical exercises and sports into everyday life.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although sports were transformed for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purposes, their recreational and hobby aspects were not completely eliminated. Popular sports, which had become a part of people's daily lives, continued to exist to a certain extent during the wartime period, and in the postwar period, as a means of democratization, according to the needs of GHQ's occupation policy.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implemented based on the concept of 'Kyojōrensei(居常鍊成),' and it was carried out through the restructuring of practical organizations according to the characteristics of each social field. The characteristics of the national mobilization of public health and fitness demonstrate the zeitgeist and historical significance of the era. First, the content and method of implementing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reflect the temporal continuity of the era. It developed in alignment with the unique characteristics of each social sphere, with each social organization playing a significant role in its implementation.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based on daily practice, requiring an organization that consistently emphasized its importance and provided guidance. The society functioned as an intermediate stage between the state and the individual, serving as an organizational platform for practical implementation.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s emphasis on everyday life has left a lasting impact on postwar and current Japanese society. The practices and methods established for this purpose were utilized as part of GHQ's occupation policies, and although they disappeared temporarily, they were later revived after the occupation.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universal in the sense that it took the form of a physical exercise, and it was able to have continuity because it was implemented as an everyday measure with taking the social sphere as the vehicle. Therefore, even after the wartime purpose of "waging war" was removed, we can find elements of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left in various parts of Japanese society. Second, the phenomenon of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for national purposes was a global trend. Japan, in particular, showed a high level of interest in the efforts of Western countries to improve the physical fitness of their citizens after World War I. While the fundamental purpose of improving the public physical fitness was shared worldwide, there were variations in the specific methods and nature of the programs depending on the characteristics of each country. the development of the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was influenced by changes in the course of the war. After 1943, as the war situation deteriorated, the government's policies regarding human resource mobilization plans and welfare underwent changes, and mobilization of national physical fitness adapted to reflect these shifts. Then the concept of 'Kyojōrensei(居常鍊成)' emerged, which serves as a significant indication of how remedial measures were envisioned in response to the changing times. Japan evaluated the programs of totalitarian countries as the most effective and emphasized its own ethnic characteristics and its role as a leading nation. In addition, its program gradually shifted towards enhancing spirituality further as the war situation worse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