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기사 분석을 통한 북한당국의 파업 담론 연구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북한 ｢로동신문｣ 지면에 나오는 ‘총파업 기사’를 통해 북한당국의 파업 담론을 파악하는 것이다. ｢로동신문｣ 기사 중 제목에 총파업을 포함한 323건을 대상으로 귀납적 내용분석을 실시한 결과 ｢로동신문｣ 지면 기사의 연도별 빈도, 발행면별 분포, 기사의 소재인 파업 배경 국가의 추이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총파업 기사의 소재를 기준으로 국제정세보도와 ‘남조선’정세보도, 기념보도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하였다. 정세보도는 객관보도의 형식을 갖지만 해설과 시사점, 논평 등 직접적인 평가를 포함하고 있다. 국제정세보도의 경우 제2세계 국가에서 발생한 파업 보도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소련과 중국 등 공산주의권 통신사의 취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였다. 국제정세보도의 주요한 일차적 목적은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계 탄압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사회주의 노동계급의 단결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남조선’정세보도 또한 마찬가지로 한국 정권을 규탄하고 반미·반제국주의 적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었다. 기념보도는 기사 발행 시점에 이미 10년 이상 지난 과거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으며 1950~1960년대 혁명전통을 정립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투쟁 역사 교양을 강화하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총파업 보도에 나타난 시기별 변화를 상세히 분석하기 위해 보도 빈도 변화를 기준으로 기사 발행 시기를 단계화했다. 총파업 기사가 처음 등장하는 시점부터 보도가 가장 활발했던 1950년에서 1970년까지 21년간의 시기를 1단계, 연간 보도빈도가 10회 미만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1971년부터 1995년까지 25년간의 시기를 2단계, 그 이후 5년 만에 총파업 기사를 다시 보도하기 시작한 1996년도부터 가장 최근인 2019년까지 24년간의 시기를 3단계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는 총파업 기사의 양적 변화가 대외적·대내적 위기를 맞이한 북한당국이 체제 유지를 위해 외교전략을 수정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추론하였다. 사회주의 체제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경쟁력을 갖고 있었던 1960년대까지 다양한 국가의 총파업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으나 외교 다변화를 시작한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1세계에 비판적인 어조를 담은 총파업 기사가 급감하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총파업 기사를 통해 전세계 노동자들과의 단결과 연대를 강조하고 대미 적대감을 강화했다면 198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 정권의 반인민적·반노동적 처사를 비난하는 소재로 된 것이다. 종합적으로 ｢로동신문｣ 지면에서 파업이란 국제정세에서 전세계 노동계급과의 사회주의적 연대감을 강화하고 미국을 적대시하기 위한 주제였다. 총파업 기사를 통해 포착할 수 있는 변화는 결국 북한이 외부 사회를 어떻게 보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북한 파업 담론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북한당국이 노동자 권리요구와 투쟁의 목소리를 당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discourse on strike by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through the "general strike article" published in Rodong Sinmun in North Korea. Through an inductive content analysis of 323 articles that included the term "general strike" in the title of Rodong Sinmun, the annual frequency of the articles, their distribution across the newspaper's pages, and the trends related to the countries where the strikes occurred are examined. Based on the subject of the general strike article, the articles are classified into three categories: international reports, South Korea reports, and commemorative reports. The international reports took the form of objective reporting, but also included opinions and comments. While there were no reports of strikes in second world countries, the coverage in the international reports relied heavily on communist news agencies such as the former Soviet Union and China. The main objective of these reports was to provide critical coverage of labor suppression in capitalist countries and advocate for the unity of the socialist working class. Similarly, the South Korea reports aimed to condemn the Korean regime and foster anti-American and anti-imperialist sentiments. The commemorative reports focused on past events that had occurred more than 10 years prior to the article's publication, primarily centered around the 1950s and 1960s when the revolutionary tradition was established. To analyze changes over time in the general strike reports, the publication period is divided into different stages based on shifts in the frequency of reports. The first stage span as the 21 years from 1950 to 1970, when general strike articles were most actively reported. The second stage span 25 years from 1971 to 1995, during which the annual frequency of reports began to decline to less than 10 times. The third stage covers the 24-year period from 1996 to 2019 when the reporting of general strike articles resumed after a five-year hiatus. The study suggests that the quantitative changes in the general strike articles reflected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adjustments in their diplomatic strategies to maintain their system in the face of external and internal crises. In the earlier years, when the socialist system was competitive against the capitalist system, the news of general strikes in various countries was extensively reported. However, as diversification of North Korean diplomacy began in the 1970s, the number of general strike articles critical of first world countries significantly decreased. Instead of emphasizing unity and solidarity with working class worldwide and strengthening hostility towards the United States as in the past, these articles started to face criticism for the anti-labor actions of the Korean regime since the late 1980s. Overall, the general strike articles in Rodong Sinmun aimed to enhance socialist solidarity with the global working class in the international context and to foster antagonism towards the United States. The changes observed in these articles shed light on how North Korea perceived the outside world. The key issue highlighted in this study is that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opportunistically used the demands and struggles for workers' rights, according to their political nee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