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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트랜스여성의 삶의 기획으로서 트랜지션 과정과 성형실천

Title
한국 트랜스여성의 삶의 기획으로서 트랜지션 과정과 성형실천
Other Titles
Korean Transwomen's Transition Process as a Life-Planning and the Plastic Surgery Practice
Authors
구지윤
Issue Date
2023
Department/Major
대학원 여성학과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Master
Advisors
김선혜
Abstract
본 연구는 트랜스여성의 성형수술을 둘러싼 담론이 ‘미용’과 ‘생존’이라는 양분화된 방식으로 진행되는 양상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한국에서 트랜스여성의 성형수술은 2001년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의 데뷔 이래로 주목받아왔으며, 과도하게 여성성을 수행하고 외모 규범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하지만 트랜스여성이 기존의 사회에서 제시하는 규범적 여성성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경우, 트랜스여성의 성별 정체성은 의심받을 수 있고 나아가 차별과 폭력, 혐오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성형수술은 성별 이분법적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된다. 그러나 트랜스여성의 성형수술을 여성성의 과잉 체현이자 미용의 영역으로 바라보거나 생존의 문제로 설명하는 논의 구도 속에서는 성형수술을 미용과 생존으로 구분해오는 정치가 왜 만들어져왔고, 그런 위계 속에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질문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이러한 담론에서는 트랜스여성에게 성형수술은 어떠한 의미인지, 이들은 성형 담론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성형실천을 하는지 등 트랜스여성의 경험이 비가시화되기 쉽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는 한국 트랜스여성의 성형실천이 이루어지는 조건과 양상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몸과 트랜지션은 어떻게 해석되는지, 트랜지션 과정에서 성형수술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트랜스여성은 성형실천 속에서 트랜스/젠더/외모 규범과 어떠한 관계에 놓이는지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심층 인터뷰, 참여관찰, 문헌조사의 질적연구방법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고, 트랜스여성 20명, 의료인 2명, 보조 연구참여자 3명 총 25명의 연구참여자를 만났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과 의료 제도, 그리고 성형산업은 트랜스여성이 트랜지션을 진행하는 데 중요한 물적 토대가 되며, 이 세 영역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법 제도적으로 트랜스여성에게 침습적이고 비가역적인 의료조치가 요구되기도 한다. 성형산업은 국민건강보험 비급여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병원의 재량으로 수가가 오르내리는데, 이러한 조건에서 성형외과는 수가를 낮추고 잠재적 성형 주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성형산업을 지속시킨다. 둘째, 성형수술은 한국 사회에서 법 제도적으로 트랜스여성에게 요구되는 사항이 아님에도, 많은 트랜스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성별 이분법적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형수술을 고민하고 택한다. 하지만 트랜지션 과정과 성형실천은 중층적인 계급 실천이라는 점에서, 성형수술을 원한다고 해서 모두 성형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트랜지션 과정은 젠더와 계급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정치경제의 장에서 삶의 구상과 함께 이루어진다. 셋째, 트랜스여성의 성형실천과 트랜지션 과정에 개입되는 트랜스/젠더/외모 규범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트랜스여성의 신체를 통해 상연되는 과정에서 맥락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고 변주를 이룬다. 이에 따라 성형수술에 부착되는 의미가 달라지며, 성형수술의 여부가 곧바로 규범을 따르거나 저항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이를 통해 트랜스여성이 삶을 기획하는 트랜지션 과정에서 규범과 관계 맺는 방식은 단순히 종속 혹은 저항과 같이 이분법적인 방식이거나, 종속과 저항이 함께 하는 양가적인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본 논문은 트랜스여성의 성형수술에 관한 담론이 트랜스여성을 배제하거나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루어져 온 것을 비판하는 동시에, 트랜스여성의 존재와 삶을 설명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그간 말해지지 못했던 성형실천과의 다양한 관계 맺기 방식과 경험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이 연구가 비단 트랜스여성의 성형수술 경험에만 해당하는 하나의 사례로 국한되지 않고, 트랜지션을 이해하기 위한 트랜스/퀴어 담론과 성형실천에 대한 페미니즘 담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This study analyzes the meanings of plastic surgery practice in the transition process, beyond the dichotomous view of beauty and survival over the plastic surgery practice of Korean transwomen. For this purpose, material foundations on which transition takes place, such as laws, medical systems, and plastic surgery industries, are reviewed. Based on this, by probing the specific processes and experiences of plastic surgery, this article examines transwomen's motivation for plastic surgery and investigates political and economic conditions that enable transwomen to undergo plastic surgery, intertwined with gender and class. Furthermore, this study analyzes how transwomen interpret their bodies, plastic surgery practice, and the transition process, including medical treatments. To this end, this study focuses on bodily plasticity and trans/gender/appearance norms that affect plasticity. Although trans/gender/appearance norms work very strongly in the society, being a woman or having femininity are comprehended and accepted with various meanings. In conclusion, this study argues that in a dichotomously gendered society, the transition process of transwomen does not start or end with just a few medical treatments or legal corrections; it is a life-planning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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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대학원 > 여성학과 > Theses_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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