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이미지의 형태적 교차가 가능한 가변형 폰트 디자인

Abstract

문자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시각화된 기호 체계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류 최초의 시각 커뮤니케이션 흔적은 구석기 시대 동굴의 벽화에서 발견되며 그 자체로 문자의 기원이 이미지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와 문자를 쓰는 행위 자체의 유사성 덕분에 동서양을 불문하고 문자와 이미지는 한 평면 공간에서 관계하며 발전해 왔다. 현대의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양산되고 시각 표현이 다원화됨에 따라 과거로부터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었던 문자와 그림의 역할도 함께 확장되었다. 둘을 활용한 시각 표현의 유형을 정의 내리는 무수한 시도와 함께 둘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소재 혹은 도구로 쓰이며 역할이 전복되기도 융합되기도 하였다. 글자가 그려지고 그림이 써지면서 문자와 이미지가 조형언어로 작동하고 창작자의 표현 수단으로 쓰이는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된 것이다. 또한 창작자의 표현 욕구를 끌어내는 능동적인 개념의 디지털 환경은 감각적이고 창조적인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도출하였다. 특히 동시대 국내외 시각디자이너들의 문자와 이미지의 미묘한 사잇값을 탐구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시각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모색함으로써 문자와 이미지의 관계를 조형적, 개념적으로 확장해왔다.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시도를 문자로 만든 이미지, 이미지로 만든 문자, 문자와 이미지 사이로 유형을 분류한다. 한편 기존의 기술을 발전시켜 어도비(Adobe), 애플(Apple),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협력으로 탄생하여 2016년에 소개된 ‘가변형 폰트’는 획의 굵기, 기울기 등 글자체의 속성별로 개별 파일을 제작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기존 폰트 패밀리 개발의 단점을 보완한다. 설정된 가변 축을 활용해 모습을 유연하고 다양하게 바꾸는 가변형 폰트는 변화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타이포그래피에 열린 새로운 가능성이다. 연구자는 문자와 이미지를 활용한 시각 표현에 호기심을 가지고 동화 <피터 팬>을 모티브로 한 작품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실시간 변화하는 가변형 폰트의 특징을 적극 활용하였다. <피터 팬>에는 어른들의 세계와 아이들의 세계가 대립하며 존재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를 문자와 이미지로 치환하여 둘의 사이를 오가는 가변형 폰트 <Flight>를 디자인하였다. 폰트는 알파벳 대소문자 52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폰트의 가변축을 1~1000의 값으로 설정함에 따라 1에 가까울수록 문자로, 1000에 가까울수록 이미지로 보이는 텍스트를 유기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폰트를 구성하고 있는 알파벳문자와 그림문자가 서로 형태를 공유하며 1:1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연구자는 완성된 가변형 폰트 <Flight>를 사용해 <피터 팬>의 일부 텍스트를 작성한 평면 그래픽 작품을 전개하며 문자와 이미지가 교차하는 흐름을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본 연구는 문자와 이미지를 도구로 조형적 시도를 하는 데에 목적이 있으며 문자와 이미지가 관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실험적인 태도로 접근한 문자와 이미지 사이의 선형적이고 다소 파괴적인 연결이 둘의 관계를 기능적, 조형적, 개념적으로 확장함을 확인한다. 그에 따라 본 연구가 추후 시각 표현 도구로서 문자와 이미지 결합의 가능성과 쓰임을 찾는 데에 실마리가 되길 희망한다.;Letters are a visualized system of characters used for communication. According to what is known at this point, the first visual communication for humanity was found in the wall paintings created during the Stone Age, showing in and of itself that the origin of letters is images. Due to the similarity of the act of drawing and the act of writing letters, letters and images have developed in relation to one another in a planar space in both Western and Eastern civilizations. In today’s modern environment, images are mass produced instantaneously and visual expression has diversified, leading to the expansion of the role of letters and images, communication methods that have persisted from the past. Along with numerous attempts to define the typology of visual expressions using the two, the two have been used as material or as tools for visual communication, and their roles have occasionally been flipped or combined. As letters are drawn and images are written, letters and images operate as a visual language, and, in turn, a new direction for using them as a means of expression for creators has been offered. In addition, the active digital environment that entices creators’ desire to express has derived the importance of sensory and creative visual communication. The attempts to explore the subtle intermediate values between letters and images by domestic and foreign visual designers of this time, in particular, have sought out a new method of communication, thus visually and conceptually exp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letters and images. This study categorizes these attempts as images made of letters, letters made of images, and intermediaries between letters and images. In the meantime, “variable fonts,” created through the collaboration of Adobe, Apple, Google, and Microsoft by developing existing technology and introduced in 2016, improve upon the shortcomings of existing font families’ development in which the time and labor required to develop was great due to producing individual files for stroke width, slant, and other properties of writing. Variable fonts, which can change their appearance in a flexible and diverse way using the set axis, is a newly opened avenue for potential in typography in the ever-changing media environment. Intrigued by visual expression using letters and images, a study motivated by the fairy tale Peter Pan was conducted, and the live changes made to suit the user’s preference, characteristic of variable fonts, was used liberally. In Peter Pan, the adult world and the children’s world exist in contrast with one another; this study substituted the two with letters and images and designed the variable font <Flight>, which transcends the two. The font consists of 52 upper and lowercase Latin characters, and the font’s axis can be selected from a range of 1~1000. With this feature, as the axis approaches 1, one can experience text closer to letters, and as the axis approaches 1000, the text is closer to images. This is because the Alphabet letters and image letters the font consists of share their form and correspond in a 1:1 manner. Then, the researcher used the completed variable font <Flight> to unfold a planar graphic piece composing excerpts of text from Peter Pan and organically shows the intersecting flow between letters and images. The purpose of the study is to take a new visual attempt using letters and images and proposes a new method relating the two. The linear and slightly destructive connection between letters and images, created with an experimental approach, confirms the functional, visual, and conceptual expans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letters and images. As a result, this study strives to act as a beginning to finding the potential and use cases for the relation of letters and images as a tool for visual expression going forw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