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온 골럽(Leon Golub)의 회화에 나타난 인간 유형에 대한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레온 골럽(Leon Golub, 1922-2004)의 회화에 나타난 인간 유형에 대한 연구이다. 골럽은 인간의 생과 사를 결정짓는 전쟁이라는 참혹한 사건을 겪으면서 참담한 현실과 마주한 다양한 인간형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고, 대상의 형태감이나 순수한 조형성과 같은 시각적인 형식보다 인간의 삶의 실제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였다. 따라서 그가 재현한 인간형은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관한 관습적 범주나 이상주의적 통념과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으며, 미화 과정 없이 참담한 현실을 마주한 인간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골럽의 회화의 궁극적인 목표가단순히 인간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의 본질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것에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여 인간에 대한 그의 관심이 정치, 사회적 의미와 함께 인간 존재라는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을 고찰하였다. 다양한 인간 유형에 대한 골럽의 관심은 그가 본격적으로 작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던 1950년대 전후 시카고 미술계에 나타난 휴머니즘적 시각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시카고의 미술가들은 화면의 조형적 질서를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간의 무의식이나 성적 욕망, 불안, 죽음과 같은 인간의 심리상태와 삶의 필연적인 조건들에 주목하면서 이를 다양한 인간형에 담아내고자 했다. 이러한 미술사적 계보 속에서 형성된 골럽의 휴머니즘적 시각은 사회적 소외와 차별을 겪어야만 했던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세계대전 참전과 같은 개인사적 경험과 더불어 인간의 무의식이나 실존의 문제와 같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삶의 모습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골럽의 휴머니즘적 시각은 그의 회화에 구현된 다양한 인간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골럽은 제사장, 반인반수, 전사 유형을 통해 전쟁과 같은 숙명적 사건을 경험하면서 불안과 갈등의 감정을 느끼는 인간의 내면에 주목하였으며, 나아가 분열된 자아를 인식하고 내면의 성찰을 통해 이러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또한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의 삶에 주목하였던 골럽은 용병과 사회적 소수자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성의 상실과 무감각의 모습을 각성시키고 실존적 주체로서의 인간의 의미를 숙고하게 하였다. 더불어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문제 또한 화폭에 담아냈다. 예를 들어 사회 지도자의 초상화를 통해 시간에 따라 노쇠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가감 없이 표현하였고, 인간의 삶에 이미 죽음이 내재되어 있다는 관점을 드러내기 위해 해골과 나체의 여성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구현했다. 본 연구는 골럽의 회화에 나타난 다양한 인간 유형의 분석을 통해 그의 작업이 양식적인 변화를 거듭하는 가운데에서도 관습적인 미적 가치나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사용하여 인간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골럽이 구현한 다양한 인간형이 사회적 상황, 미술계의 흐름, 개인적 경험 등의 복합적인 영향 관계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인간에 대한 그의 관심이 정치, 사회적 의미와 함께 인간 존재라는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예술가로서의 골럽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하고, 그의 예술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에 본 연구의 의의를 두고자 한다.;This study is about human types presented in Leon Golub(1922-2004)'s paintings. Golub expressed interest in various humanoids that faced a tragic reality while experiencing a terrible war that determines the life and death of human beings, which led him to study actual form of human life rather than visual forms such as the shape of the object or pure formativeness. Therefore, the humanoid he reproduced may be far from the conventional category of beauty or idealistic myths, and it rather represents the human being who faced a terrible reality without beautification. This study started from the recognition that the ultimate goal of Golub's paintings is not merely to visualize the human form, but to explore a more fundamental problem of the essence of human life. and considered to be interpreted as a psychological and philosophical meaning of human existence as well as political and social meaning. Golub's interest in various human types originated from a humanistic perspective that appeared in the Chicago art world around the 1950s, when he began to develop his works in earnest. At that time, Chicago's artists focused on human psychological states such as human unconsciousness, sexual desire, anxiety, and death, and inevitable conditions of life, away from pursuing the formative order of the screen, trying to embed them in various humanoids. In the lineage of these art history, Golub formed humanistic perspective containing human unconsciousness and existence problem sin the memory of his childhood, when he had to suffer from social alienation and discrimination as a jew, as well as his personal experiences such as participating the world war. It was an opportunity to pay attention to the realistic life we faced. Golub's humanistic perspective appears through various humanoids embodied in his paintings. First of all, Golub paid attention to the inside of human beings who felt anxiety and conflict while experiencing fatal events such as war through the types of priests, half-man, and warriors. Moreover, he tried to present the recognition of divided ego and ability to overcome these fears thorough his paintings. In addition, Golub awakened the loss of humanity and insensitivity in capitalist society through the appearance of mercenaries and social minorities, and made them ponder the meaning of human beings as an existential subject by paying attention to the lives of humans alienated from the mainstream society. He also portrayed the problem of death that any human being cannot avoid. For example, through portraits of social leaders, the image of a human being aging over time was expressed realistically, and symbolically embodied the image of a skeleton and a naked woman in order to reveal the perspective that death is already inherent in human life. This study is based on the analysis of various types of humans in Golub's paintings, and in the midst of stylistic changes in his work, he uses his own formative language without following customary aesthetic values or trend of that times. In conclusion, in addition to the fact that the various humanoids embodied by Golub are connected in a complex relationship of influences such as the social situation, the flow of the art world, and personal experiences, his interest in humans can be interpreted psychological and philosophical with political and social meaning. Through this, I would like to consider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by which was able to reconsider Golub as an artist and understand his art world more de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