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에 나타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적 특성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1990년대 이후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에 나타난 헤테로토피아적 특성을 후기구조주의의 신체개념을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는 공존할 수 없던 요소들의 접속으로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것도 정의 내릴 수 없는 미확정성의 형태로 드러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시공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해내는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고,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무대와 신체의 관계 안에서 어떠한 의미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탐색해 보았다. 이를 위해 헤테로토피아적 사유와 이것이 표출되는 신체개념을 수용함으로써 동시대성을 담고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가 가지는 의의를 해석하였다. 이 같은 논의를 위해 먼저 헤테로토피아적 특성과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의 접점을 살피는 이론적 고찰이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헤테로토피아 개념은 푸코에게서 시작되는 특유한 시공간의 사유방식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후기구조주의 철학자인 들뢰즈와 랑시에르의 시공간성과의 긴밀한 관계 안에서 헤테로토피아를 파악함으로써 보다 열린 개념으로서 이해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고는 이 세 후기구조주의자의 신체논의를 기반으로 헤테로토피아의 특성을 살핌으로써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의 신체의미를 논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로부터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의 신체를 ‘탈훈육적인 신체’, ‘잠재적인 신체’, ‘평등한 신체’라는 세 측면으로 살필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의 연구대상으로는 윌리엄 포사이드의 「추사화의 도시」(2000),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1998), 로이드 뉴슨의 「삶의 대가」(2004)를 선별하였다. 포사이드는 일상의 지배 담론으로부터 주체를 바깥으로 이끌어내는 힘을 생성해 새로운 실존을 탐색하는 탈훈육된 움직임을 나타내었다. 또한 드쿠플레는 현실과 가상의 혼종적인 시공간에서 유기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던 신체를 변용시켜 일상에서 지각 불가능한 감각을 느끼게 하는 잠재적인 움직임을 표현하였다. 마지막으로 뉴슨은 삶에 대한 헤게모니적 지각을 무디게 만들어 습관적인 사회구조에서 보고 듣고 말할 수 없던 주체를 평등의 지평으로 이끄는 움직임을 드러내었다. 이들의 신체가 발현하는 의미를 바탕으로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에서 나타난 신체는 일상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주요한 의미소이자 저항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논문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에 나타난 신체의 의미발견을 통해 춤추는 신체를 바라보는 확장된 시각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둘째, 독특한 시공간인 헤테로토피아를 바탕으로 복합적 시공간의 예술인 유럽 컨템포러리 댄스를 살펴봄으로써 무용예술이 철학적 개념에 종속되지 않도록 춤의 이론화 작업을 마련했다는 데에 있다. 셋째, 무용예술이 우리의 삶과 상이한 환상의 세계가 아니라 삶을 반영하고 폭넓게 이해하게 만드는 근본 지점이라는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heterotopic characteristics found in European contemporary dance since the 1990s based on the body concept of post-structuralism. The European contemporary dance scene has continually been changing, with the connection of seemingly incompatible elements, revealing itself as a state of indeterminacy—where nothing can be defined. This study explores how to look at European contemporary dance, which expresses the unlimited possibility of time and space, and what meanings can be drawn from the fluid relationship between the stage and body. To this end, I try to embrace contemporariness, in the form of heterotopic thinking and its body concept, and to interpret the significance of European contemporary dance in the new discourse. First, a literature review was conducted to theoretically examine the contact points of the heterotopic characteristics and European contemporary dance. Although “heterotopia” is a concept elaborated by philosopher Michel Foucault to describe unique time and space, this study considers heterotopia as a more open concept, closely related to temporality and spatiality of Gilles Deleuze and Jacques Rancière, important figures of post-structuralist philosophy. Also, by examining the characteristics of heterotopia, based on the discussion of the body by the post-structuralists mentioned above, this study provides the base on which the meaning of the body in European contemporary dance can be discussed. We were able to suggest the grounds for examining the body in European contemporary dance from the three aspects of “anti-disciplined”, “potential body” and “equal body”. As the object of this study, the following productions were selected: William Forsythe’s 「City of Abstracts」(2000), Philippe Decouflé’s 「Shazam」(1998) and Lloyd Newson's 「The Cost of Living」(2004). Forsythe represented the anti-disciplined movements seeking a new way of existence by generating power to draw the subjects from the dominant discourse. Decouflé expressed the potential movements which change the body, in organic harmony in time and space mixed with the reality and virtual world, enabling the body to feel the senses—unperceivable in daily lives. Finally, Newson revealed the movements which lead the subject, who could not see, hear, or speak in the familiar setting of the society where people are desensitized to the hegemonic senses of life, to the new horizon of equality. Based on the meanings represented by their body, it was found that the body in European contemporary dance is both a critical episememe and the starting point for resistance, which can change our daily lives anew. This study is significant for the following reasons: First, we offer new insights into the dancing body through the discovery of the meaning of body represented in European contemporary dance. Second, by examining European contemporary dance—an art form in the complex time and space—based on heterotopia as a different time and space, we paved the way for the theorization of dance so that the art of dance would not be subordinate to philosophical concepts. Third, we provided the reasons to believe that the art of dance is not a fantasy world, separate from our lives, but a place reflecting our lives and enabling a more profound understanding of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