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 전후소설의 저항성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황순원 전후소설(1950-1960)에 나타나는 저항성을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권력과 주체이론을 바탕으로 한 주체형성의 과정에서 규명하고자 한다. 황순원의 작품과 관련된 논의들은 황순원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서정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현실이탈의 인상을 준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따라서 그의 소설은 전후소설 연구에서 배제되어 왔다. 그러나 그의 전후소설은 현실적인 문제를 인간과 사건을 통해 반영하고 있으며, 인간과 사건의 내질（內質)을 간파하고 현실의 모순을 관찰하여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또한 그의 전후소설에서 나타나는 무력하고 쫓겨난 경계인들은 주체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인물형으로 그려진다. 즉 황순원의 전후소설은 잔혹한 전쟁의 현실을 묘사하고 당시의 왜곡된 현실과 관념을 비판하는 동시에 인물들을 적극적인 주체로 세우고 부조리한 현실에 저항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셸 푸코는 권력을 사물에 대한 통제 관계, 타자와의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관계 등 인간들의 모든 관계 속에 내재해 있으며 서로 엉켜 있는 미시적인 그물망이라고 정의한다.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이 권력관계망을 이용해 권력을 재구성할 수 있다. 이때 담론은 지식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권력에 종속될 수도 있고 저항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권력은 실체가 아니라 하나의 전략이자 유동적인 관계의 효과이다. 또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권력에는 하나의 중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지점들이 작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푸코는 담론의 형성 조건을 분석하면서 역사를 불연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의 흐름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역사의 역동성이다. 권력관계망은 불연속적이고 움직이는 역동점에 대한 저항을 수반한다. 저항에 의한 갈등과 경계는 관계망을 계속 변화시키고 새롭게 생성한다. 또한 이를 통해 발전한다. 저항은 관계망에서 형성되고 인간관계 도처에 있으며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에서 인물들은 자신과 타자, 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다른 양상의 저항을 보인다. 본 논문은 이러한 주체화 과정을 바탕으로 황순원 전후소설의 저항성이 지니는 의의를 밝혀내고자 한다. Ⅱ장에서는 전쟁 전후의 현실이 폐쇄적임을 밝히고 이러한 현실에서 경계인인 인물이 우발적인 저항을 통해 조작된 담론에서 탈주하여 비판적 주체가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때 권력집단은 이성담론을 구성하고 담론 밖 인간들을 배제한다. 권력집단의 이성담론에 의해 발발한 전쟁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상실되고 비이성적·폭력적 상황은 일상이 된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은 전쟁에서 나타나는 폭력의 양상을 현실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우발적인 사건을 통해 권력관계망에서 쫓겨났던 인물들의 저항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발적인 저항이란 즉각적이고 무정부적 투쟁(anarchistic struggles)을 말하며 고정된 양식 없이 모든 관계에서 일어난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은 우발적인 저항을 하는 주체를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Ⅲ장에서는 황순원의 전후소설에 나타나는 일상적인 삶에 형성되어 있는 고정된 성 관념을 확인하고, 왜곡된 성 관념에서 벗어나 자기와 타자에게로 나아가는 책임적인 저항의 과정을 살펴본다. 개인의 성에 대한 억압은 가족이 실시하는 전통적인 전략에 의해 구성된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에서는 일상의 왜곡된 성 관념 아래 성관계에 수동적인 인물들이 나타난다. 성 관계에 수동적인 인물형은 권력 앞에서 나약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황순원의 전후소설은 이러한 모습에서 나아가 주체화를 시도하는 인물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주체화의 시발점은 인간의 몸이다. 인간의 몸에 대한 권력 양상에 대한 발견은 몸과 관련된 정치적인 측면에 대한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여성의 몸은 저항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에서 여성인물들은 외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고 타자나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여성인물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자각하고 자신이나 타인에게 구원적 주체가 된다. Ⅳ장에서는 전쟁 시기 도덕의 억압 양상과 반성적 저항을 살펴본다. 전쟁으로 인해 무질서한 현실과 맞닥뜨린 인물들은 기존 가치관의 붕괴를 경험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보존하는 규칙을 만든다. 이때 사회 전체에 형성된 불합리한 규칙 아래에서 개인이 삶에 대해 지니는 태도는 중요하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개인들의 실제적 행동은 자아 윤리의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자기 배려과정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자기 배려의 과정은 고정된 양식 없이 주체가 삶에서 하는 반성적인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수련을 통해 자제력을 키우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들을 전복하는 저항력 역시 함양할 수 있다. 주체는 이 과정에서 변화하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추구한다. 그러므로 이는 개인의 미학적 선택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은 혼란스럽고 부조리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인간을 사회·타자·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 살펴본다. 참담한 현실에서 인물들의 사회·타자·자기 자신과의 뒤엉킨 관계는 비판적 주체·구원적 주체·자기 배려적 주체의 형성과 저항의식으로 이어진다. 황순원의 전후소설에서는 전쟁 전후 집단적인 권력, 전통적인 권력, 도덕으로 형성된 규칙 아래 인물들이 억압당하는 모습과 그것의 전복 가능성이 나타난다. 이것은 황순원의 전후소설의 현실성을 드러낸다. 동시에 불합리한 폭력이나 억압 앞에 허무하고 무력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주체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즉 황순원 전후소설의 인물들은 자기 내부로 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부상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주체의 자세 및 삶의 양식을 보여준다. 푸코에 의하면 실행되고 있는 역사는 사건들을 피해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은 끊임없이 사건들의 장을 넓힌다. 따라서 본 논문은 황순원의 전후소설에 나타나는 주체들과 저항의 방식을 분석해 그의 문학의 새로운 측면을 파악하고 동시에 분석의 장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This paper intends to identify the resistance in Hwang Sun - won 's novel (1950-1960) in the process of forming the subject based on Michel Foucault' s power and subject theory. The discussions related to Hwang Sun-won's works point out that Hwang Sun-won's works generally have a strong lyricism. Therefore, his novel has been excluded from postwar novel studies. However, his post-war novel can be interpreted as reflecting a realistic problem through human beings and events, interpreting the inner quality of human beings and events, and observing and understanding the contradictions of reality. In addition, the powerless and outcast boundaries appearing in his post - war novels are portrayed as characters with the potential to change into subjects. In other words, Hwang Sun-won's postwar novels portray the reality of a cruel war, criticize distorted reality and ideas at the same time, and set the characters as active subjects and resist the absurd reality. Michel Foucault defines power as a microscopic net embedded in all human relationships, such as control over things, relationships with others, and relationships with oneself. Certain groups or individuals can reorganize power using power networks. Discourse can be formed on the basis of knowledge and can be subject to or opposed to power. In other words, power is not an entity but an effect of one strategy and a fluid relationship. Also, since it is not fixed and fluid, power has a single center but many points. On the basis of this, Foucault insisted on discretely grasping history by analyzing the formation conditions of discourse. What should be noted in the flow of history is the dynamics of history. The power network is discontinuous and involves resistance to moving dynamical points. Conflicts and boundaries caused by resistance continue to change and create new networks. It also evolves through it. Resistance is formed in the network of relationships and is in every aspect of human relationships and manifests itself in various forms. In Hwang Sun-won's post-war novels, characters show different resilience in relation to themselves, others, and society. Based on this process of subjectification, this paper attempts to reveal the significance of the resistance of Hwang Sun - won 's postwar novels. In chapter Ⅱ, we show that the reality before and after the war is closed. In this reality, we examine the process of becoming a critical subject by escaping from the discourse manipulated through accidental resistance. At this time, the power group constitutes reason discourse and excludes humans from discourse. Human dignity is lost and irrational and violent situations become routine in the war situation caused by the reason group discourse of the power group. Hwang Sun-won's postwar novels reveal the reality of the violence in the war and show the possibility of the resistance of the characters who were driven out of the power network through accidental events. Accidental resistance refers to immediate and anarchistic struggles and occurs in all relationships without fixed forms. Hwang Sun-won's postwar novel reveals a critical view of reality through the subject of accidental resistance. In chapter Ⅲ, we identify the fixed idea of ​​gender formed in everyday life appearing in the postwar novels of Hwang, Soon - won, and examine the process of responsible resistance to move away from the distorted idea of ​​gender to self and others. The oppression of an individual's sex is constituted by the traditional strategy of the family. In Hwang Sun-won's postwar novels, passive characters appear in sexual relations under the distorted idea of ​​everyday sex. Passive figures in sexual relations are drawn in weak and irresponsible form before power. However, Hwang Sun - won 's post - war novels suggest the characters who try to become subjectivist in this aspect. The starting point of subjectification is the human body. Discovery of the power aspect of the human body makes it possible to discuss political aspects related to the body. Especially women's bodies can be the starting point of resistance. In Hwang Sun-won's post-war novels, female characters are not responsible for the pressure of the outside world but are responsible for themselves and advance toward the other world. Through these attempts, the female characters become aware of their responsibilities and become savior subjects to themselves and others. In chapter Ⅳ, we examine the aspect of repression of morality and the resistance of reflexion during war period. People who confront the disordered reality due to war experience the collapse of existing values ​​and create rules that preserve only their interests. At this time, the attitude of individuals to life is important under irrational rules formed throughout society. In reality, the actual behavior of individuals should be discussed in terms of self-ethics. Specifically, it can be grasped through self-care process. The process of self - consideration includes all the reflective actions that the subject does in life without fixed form. This is manifested in various forms such as self-help through training. Based on this, resistance to overturn the conditions given to self can be cultivated. The subject changes in this process and spontaneously leads and pursues his own life. Therefore, it may appear in the form of an aesthetic choice of an individual. Hwang Sun - won 's post - war novels talk about confused and absurd reality, and examine humanity through social, other, and self - relations. In the terrible reality, the entangled relationship of the characters with society, others, and self leads to the formation of the critical subject, the savior subject, the self - care subject, and the resistance consciousness. In Hwang Sun - won 's post - war novels, characters are suppressed under the rules formed by collective power, traditional power, and morality before and after the war. This reveals the reality of Hwang Sun-won's postwar novel. At the same time, it proves that there are active subjects as well as persons who are absurd and helpless before unreasonable violence or oppression. In other words, the characters of Hwang Sun - won 's post - war novels show not only their internal direction but also the attitude and life style of the subject reacting positively to the external situation. According to Foucault, the history being practiced does not avoid events. Rather, they constantly expand the field of events. Therefore, this paper is meaningful in that it analyzes the subjects and resistance methods appearing in the postwar novels of Hwang, Soon - won, and grasps new aspects of his literature and broadens the analysis 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