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병창 <적벽가>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유성기음반에 녹음된 가야금병창 <적벽가> 악곡의 사설 및 음악적 특징에 대한 고찰을 토대 삼아 그 전승사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밝힌 연구이다. 20세기 초까지 비교적 왕성하게 불리던 가야금병창 <적벽가>는 현재 그 전승의 폭과 범위가 현저히 축소된 상태이다. 반면 가야금병창 <적벽가>의 근간이 되는 판소리 <적벽가>의 경우, 전통 사회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것과 비교해 20세기 이후 접어들며 전승이 다소 위축된 면은 있으나, 지금까지도 꾸준히 전판이 불리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존하는 유성기음반에 수록된 가야금병창 <적벽가> 악곡 전체를 대상으로 삼아 그 전반적인 존재 양상을 살피되, 악곡의 특징적 면모 및 가야금병창 장르의 특징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위해 판소리 <적벽가>와 비교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논의 대상으로 선정한 가야금병창 <적벽가> 악곡은 ‘군사 설움 타령’(김갑자)과 ‘공명 동남풍을 빈 후’(이소향/ 오비취/ 박귀희), ‘조자룡 활 쏘는 데’(이소향/ 김연수/ 오비취/ 박귀희), ‘새타령’(최소옥) 등 유성기음반에 남아있는 총 4개 대목이며, 사설과 음악적 특징, 가야금 연주 주법 등을 분석 기준으로 하여 판소리 대목과 비교 고찰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적벽가>와 판소리 <적벽가>의 사설을 비교한 결과, ‘군사 설움 타령’ 김갑자의 사설은 동편제와 서편제가 섞인 형태였으며, ‘공명 동남풍을 빈 후’ 이소향 · 박귀희 · 최소옥의 사설은 동편제, 김연수 · 오비취의 사설은 서편제와 같았다.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가야금병창 <적벽가>의 사설이 판소리 <적벽가>의 사설보다 간략한 내용으로 짜여있었다. 물론 녹음 및 재생 시간에 제약이 있었던 유성기음반 자체의 매체적 특징에 기인하는 부분도 있겠으나, 가야금병창 장르를 향유하는 대중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축약이나 요약과 같은 간략화의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판소리 <적벽가> 사설에서 볼 수 없는 경어체의 사용, 판소리 <적벽가> 사설과 그 표현을 달리한 의성어와 의태어의 변이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가야금병창 <적벽가>는 사설 면에서도 판소리 <적벽가>와의 차별을 꾀하며 가야금병창만의 장르적 독자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둘째, 가야금병창 <적벽가>와 판소리 <적벽가>의 소리 선율을 비교한 결과, 출현음 및 음역의 경우 큰 차이가 없었으나, 판소리 <적벽가>에 비해 가야금병창 <적벽가>의 시김새 사용이 더 단조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야금병창 연주자 가운데서는 박귀희가 가장 화려한 시김새를 구사하였다. 또, 붙임새를 기준으로 각 대목 음원의 사설 배치를 비교한 결과, 가야금병창 <적벽가>의 경우 2박형의 붙임새보다 3박형의 붙임새를 주로 운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다음, 동일 사설의 선율을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은 창자의 녹음이 남겨진 가야금병창 <적벽가> 악곡 ‘조자룡 활 쏘는 데’ 대목의 경우 이소향과 박귀희, 김연수와 오비취가 각각 가야금 연주 기법 면에서 유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설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창자에 따라 자기만의 특색을 가지고 가야금을 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가야금병창 <적벽가> 명인들의 가야금 특징 및 창과 가야금 연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선율형 · 리듬형을, 가야금 연주법을 살펴보기 위해 내드름 · 진행형 · 종지형을 연구한 결과, 창과 가야금 연주의 선율형은 김갑자 · 이소향 · 김연수 · 박귀희 · 최소옥이 유사하고, 오비취는 창과 가야금의 선율이 축소되었다. 또한, 창과 가야금의 리듬형은 김갑자에서 가야금의 리듬이 확대되었고, 이소향 · 박귀희 · 최소옥에서 창과 가야금의 리듬이 동일하였으며, 김연수 · 오비취에서 가야금의 리듬이 축소되어 나타났다. 김갑자 · 이소향 · 오비취 · 박귀희 · 최소옥은 공통으로 내드름에서 첫 시작을 강하게 뒤집는 가야금 연주법을 구사하였는데, 창과 같은 음으로 시작하여 첫 음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였다. 진행형의 경우 창의 선율과 가야금 선율을 흡사하게 진행해 꺾거나, 굴러 창과 가야금 음을 동일하게 내는 연주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종지형의 경우 박을 맺어주는 뜯고 연 퉁김 연주법이나 집고 연 퉁김 연주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가야금병창에서 가야금 연주가 수행하는 기본적인 역할이 있으므로 주법이 보편적으로 비슷하며 차이가 나는 부분은 표현법이다. 이상 판소리 <적벽가>와 가야금병창 <적벽가>의 사설, 악조 및 시김새, 장단 구성 및 붙임새, 공통 사설의 선율을 비교하고, 가야금 선율과 리듬형, 연주법을 분석한 결과, 유성기음반이 향유된 시대만 하더라도 여러 명인의 다채로운 연주 양상에 따라 다양한 가야금병창 <적벽가> 곡목이 파생되어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여러 명인은 판소리와 가야금에 두루 능통한 연주 기량을 바탕으로 개인만의 독창성과 표현법을 발휘해 자기만의 가야금병창곡을 재창조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당시의 다양한 곡목 가운데 극히 일부 명인의 곡목만 전승되고 있다. 본 연구가 가야금병창 <적벽가>의 복원 작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나아가 판소리로부터 파생되었음에도 그와 분명히 차별화되었던 가야금병창 장르 자체의 음악적 어법과 창작 원리를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후 가야금병창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 가야금병창 장르의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존재 양상과 그 예술성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This study clarifies overall traditional meaning of Gayageum Byungchang<Jeokbyeokga> based on analysis into the lyrics and musical character which recorded on gramophone. Nowadays, The transmission scale and range of GayageumByungchang <Jeokbyeokga> are remarkably decreased while compared withthe first part of the 20th century. On the other hand, in case of Pansori <Jeokbyeokga> which at the root of GayageumByungchang <Jeokbyeokga> sung whole sing until now. But the transmission scale and range of Pansori <Jeokbyeokga> weaken also from the early 20th century while compared withhigh popularityat traditional times. Hereupon, this study targeting whole parts of remaining Gayageum Byungchang<Jeokbyeokga>melodies recorded on gramophone and observing overall presence aspect. But also,this study compares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with Pansori <Jeokbyeokga> for analysis characteristic aspect of melody and discuss Gayageum Byungchang genre in depth. This study selects 4 parts of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melodies which remained recording on gramophone (“Soldier's Lamentation Taryeong” of Kim gab-ja, “After Gongmyeong Cut the Southeastern Wind” of Lee So-hyang, Oh Bi-chui, Park Gwi-hui, “While Jo Ja-Ryong Shoots a Bow” of Lee So-hyang, Kim yeon-soo, Oh Bi-chui, Park Gwi-hui, “Taryeong of birds” of Choi so-ok). The consideredresultof this study is as followswhen compared with Pansori melodies by analysis into the lyrics and musical character, Gayageumplaying styles. In the first, the following are results of lyrics comparisons between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and Pansori <Jeokbyeokga>. Lyrics of “Soldier's Lamentation Taryeong” of Kim gab-ja is mixed Dongpyeonje Pansori with SeopyeonjePansori, lyrics of“After Gongmyeong Cut the Southeastern Wind” of Lee So-hyang, Oh Bi-chui, Park Gwi-hui are same with Seopyeonje Pansori. To review the overall situation, lyrics of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became simpler than lyrics of Pansori <Jeokbyeokga>. Of course, there are record and play time constraints came frommedium characteristicsof gramophone record itself. But also, genre of Gayageum Byungchang use simplification strategy such as abbreviation and summarycause of public requirement who enjoying Gayageum Byungchang. Except for that, using polite expressions which didn’t used as lyrics of Pansori <Jeokbyeokga>, modification of onomatopoeia and mimetic word differ in expression lyrics of Pansori <Jeokbyeokga> are worthy of notice. Like this, lyrics of GayageumByungchang <Jeokbyeokga> tried to make owngenericidentity while comparing with lyrics of Pansori <Jeokbyeokga>. In the second, the appearance and range of musical notes make not big difference when comparing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with Pansori <Jeokbyeokga>. But Sigimsae of GayageumByungchang <Jeokbyeokga> used simpler than Pansori <Jeokbyeokga>. However, Park Gwi-hui have most various Sigimsaeexceptionally among other GayageumByungchang players. In case of GayageumByungchang <Jeokbyeokga> mostly select triple beat styleBuchimsae more than binary beat style when comparing arrangement lyrics of each <Jeokbyeokga> parts. When comparing same lyrics of Gayageum Byungchang<Jeokbyeokga>“While Jo Ja-Ryong Shoots a Bow” which left majority singer’s record parts from Lee So-hyang, Kim yeon-soo, Oh Bi-chui, Park Gwi-hui has similar Gayageum playing technique. They played Gayageum with their own style even though they had similar lyrics. In the third, Kim gab-ja, Lee So-hyang, Kim yeon-soo, Park Gwi-hui, Choi so-ok has similar melody types of Pansori and playing Gayageumtechniqueand Oh Bi-chuihas simplified melody types when analysis melody and rhythm types, Gayageum playing technique based onbeginning, progressive, cadential patterns.Also, in the part of Pansori and Gayageum rhythm type, Gayageum rhythm type of Kim gab-ja has expanded rhythm and Lee So-hyang, Park Gwi-hui, Choi so-ok has same rhythm typesand Kim yeon-soo, Oh Bi-chuihas simplifiedrhythm type. Gayageum playing technique of Kim gab-ja, Lee So-hyang, Oh Bi-chui, Park Gwi-hui has strong overturn playing type at the beginning part of Gayageum playing tonein common,which starting same tone with Pansori for making beginning part of Pansori tone looks better. At progressive pattern, they use breaking and rolling Gayageum sounds for making melody and rhythm progress similar between Pansori and Gayageum. At cadential pattern, they mainly use plucking and strumming play style or nipping and strumming play style when they finish rhythm. These are fundamental role of Gayageum Byungchang. In the result, they have similar Gayageum playing technique but different expression. In conclusion, several artists’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derived various aspects through studyingmelody and rhythm type,playing technique of Gayageum and comparing lyrics, tone, Sigimsae, rhythm composition, Buchimsae and melody of common lyrics between GayageumByungchang <Jeokbyeokga> and Pansori <Jeokbyeokga>. Also, these artists’ Gayageum Byungchang<Jeokbyeokga> have various artistic character and recreation of GayageumByungchang through their own creativity and expression based on accomplished abilities can singing Pansori and playing Gayageum well extensively. In recent, just few artists’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has been passed down, despitethose artists’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was derived various playing aspects when recording that song on gramophone. Through the overall conclusion of this study, various artists’ GayageumByungchang<Jeokbyeokga> have to restore and study constantly about genre of GayageumByungchang itself and make broaden and deepen their understandingof creative, unique Gayageum Byungchangpresence asp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