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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를 통한 내적 탐구

Title
응시를 통한 내적 탐구
Other Titles
Inward exploration through gaze : ‘an image projected in a jar', focusing on series
Authors
정효진
Issue Date
2018
Department/Major
대학원 조형예술학부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Doctor
Advisors
김보희
Abstract
연구자는 항아리의 표면에 비쳐진 일상의 장면과 그 안에 자리한 나와 타인의 모습을 그린다. 그것은 나를 둘러싼 외부 세계의 모습이자 익숙한 일상의 이미지이고 지극히 평범한 대상과의 뜻밖의 만남이다. 그로인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보게 되는 경험을 접하게 되었다. 눈에 의해 직접 보여 지는 일상이 아니라 항아리라는 매개에 의해 비춰진, 반사된 일상을 그리는 궁극적인 이유는, 겉으로 보이는 외형적인 일상보다는 그 너머에 자리한 내면의 본질을 바라보고 싶고 또한 그렇게 본 것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서였다. 여기서 본질이란 우리가 사물과 세계에 대해 이미 지니고 있는, 선험적으로 혹은 경험적이거나 교육에 의해 갖게 되는 지식과 정보적 차원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바라보고 인식하게 되는 순수한 경험으로 인해 얻게 되는 것에 가까운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연구자는 항아리가 a) 일상의 본질을 보기에 더 효과적이며 b) 상상력을 자극하여 직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항아리 표면이 현실과 본질의 경계를 짓는 막(膜)처럼 생각되어 본질을 보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현실에 속해 있는 내가 보지 못하는 모습을 항아리를 통해 인위적인 거리감을 두고 보면 오히려 경계가 사라져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자의 작업을 니시타니와 바슐라르의 이론을 빌려 말하자면 일상적이고 평범한 물체인 항아리를, 다른 공간과 세계의 움직임을 품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생명체’로 전환시켰다고 말해 볼 수 있다. 항아리 표면에 비친 일상을 그리는 작업이 어떻게 내면의 탐구로 이어지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연구자는 니시타니의 ‘순야타(Sunyata)’개념을 도입하였다. 순야타는 공(空), 허(虛)라고 번역되는데, 이는 대상의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상을 확장하여 공간까지 포함하는 존재 방식을 강조한 개념에 해당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사물과 현상은 복잡함 속에 단순성이 나오고, 고요한 상태에서 미세한 기운이 뭉쳐서 움직이는 동적인 단계로 옮겨간다. 이러한 변화의 원리를 대상에 적용하면 ‘운동체’와 ‘생성체’로써 대상을 다시 조망해 볼 수 있게 된다.‘순야타’방식의 대상은 공간까지 포함하여 대상의 경계선을 와해시키고, 보는 자와 보이는 대상과의 관계를 연결시킨다. 고대 동양에서는 화가들이 대상을 인식할 때 사물에도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에 따라 사물과 하나 되어 이를 작품으로 표현한다는 이른바 물아지경(物我之經)의 회화창작원리가 존재하였다. 따라서 연구자는 그러한 물아지경의 경지를 드러내는 주체인 창작자와, 주체와 하나 되는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여 회화창작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예를 들어 선화는 순간적으로 대상과 외부의 공간을 연결시키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담아낼 수 있는 동양의 인식방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에 해당한다. 선화는 무엇보다도 사물의 내면을 관조할 수 있고 대상과의 간격 없이 대하는 ‘순야타’개념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그리는 사람과 그리는 대상의 간격 없이 통하는 순간의 찰나의 경지를 의경이라고 하고 이러한 아름다움을 의경미(意境美)라고 한다. 이러한 선화의 방법과 의경미는 동양회화의 근간이 되어 그림으로 사물을 관조하고 마음을 담아내는데 동양인에게 기본적인 생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대상’을 보는 관점에 있어서 동서양의 철학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서양 근대 철학은 대상과 주체가 정확히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 현대 철학에 와서는 그러한 구분이 지워지거나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그에 따라 현실계에는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나아갔으며 사물과 대상을 관찰하는 방법역시 고정 값일 때보다 더 본질적으로 사물을 응시할 수 있게 되었다. ‘상상하는 자아의 추구’의 바슐라르는 자아를 밝히는 쪽으로 대상과 주체를 설명하고 있다. 주체인 ‘나’는 작품에서 항아리에 비추어져 있으므로 비춰진 상을 보면서 ‘나’의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바슐라르는 대상과 주체를 바라보는 방법으로 사물과 내밀하게 조응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눈에 보이는 형태적 이미지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두 가지로 나누고 질료적 이미지를 다양하게 떠올려서 상상력을 열어서 더 깊이 있는 사물의 본성을 보고 양가적인 이미지까지 다 고려하는 몽상을 함으로써 사물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였다면 연구자가 항아리에 그리는 이유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여 볼 수 있었다. 바슐라르는 대상과 주체가 혼화되고 상상력으로 그 세계를 바라본다면 다른 시선을 제공하여 새로운 인식을 가져 올 수 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형태적 이미지를 벗어나서 사물의 내면을 보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침투할 수 있는 것이 회화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메를로 퐁티는 이러한 바슐라르의 이미지에 대한 이론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바슐라르는 상상으로 인해 부재하던 사물을 실재 있는 것 과 같은 내면의 눈으로 바라보고 본질을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데 이를 몽상이라고 표현하였다. 또한, 이러한 몽상의 주관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자신을 돌아보고 수행해야 함을 강조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수행할 수 있어야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런 대표적인 학설로 슈타이너의 ‘고차세계 인식’을 들 수 있다. 일상적인 인간에서 고차적인 인간으로 가기 위해 수행이 필요하며, 하루에 5분이라도 응시하고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그의 학설은 다분히 동양의 인식방법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슈타이너가 고차세계인식으로 가기위해 제시한 수행방법은 『격몽요결』(擊蒙要訣)이나『성학십도』(聖學十圖) 등 동양 유교 성리학에 근본을 둔 요결들과 매우 비슷한 원리를 갖고 있다. 격몽요결은 이이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요결을 정리하여 둔 책이며, 성학십도는 이황이 선조를 가르치기 위해 10개의 그림으로써 알기 쉽게 성리학의 원리를 밝혀둔 책이다. ‘격몽’은 몽매한 자들을 가르친다는 뜻이고 ‘요결’은 비결이라는 뜻이다. 격몽요결과 성학십도는 대상을 고정 값으로 파악하지 않고 형의 구조와 상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자 하였던 동양인의 인식구조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동양의 성리학 배경을 잘 드러내고 있는 고서이다. 슈타이너는 한 인간에게는 일상적인 인간과 고차적 인간이 함께 존재하며, 고차적 세계가 있음을 깨닫고 그 길로 가기 위해 『고차세계인식으로 가는 길』에서 7가지 수행법칙을 서술했다. 율곡 이이나 슈타이너 모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고 늘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실천하며 존경심을 가지고 자신의 내면에서 본성을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행하라고 가르친다. 이 논의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동·서양의 두 사상이 지향하는 바가 같으며, 인간 본성과 내면의 힘을 믿고 알고 일깨우는 것이 바로 성(成)을 이루는 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슈타이너는 고차세계가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감각과 지각을 이용하여 생성과 소멸의 두 가지 양가적인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후에 수행을 계속해 나가야하고 일상에서의 응시하는 태도를 유지하여 마음의 평정과 고요함을 유지하면서 내면의 소리를 듣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평정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가 눈에 보이는 세계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고차세계와도 소통 할 수 있다고 한다. 슈타이너가 내적 평정을 마련함으로써 응시하고 수행했던 것과 마음을 다스리며 하루하루 수행해나가는 요결을 밝힌 이이와 이황의 두 저서는 마음으로 대상을 느끼고 간격을 없애고 사물을 파악하는 원리를 제시해 주고 있었다. 연구자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항아리를 소재로 한 작품연작을 지속해 왔다. 항아리의 표면에 들어와 비친 외부세계와 일상, 그리고 나와 타인의 모습을 우연히 접하고 이를 포착하여 실제 세계와는 다른 이미지를 재현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투영과 응시가 점점 심화되었고, 비추어진 상을 그리는 기본 주제는 유지하되 그 표현방법은 점진적으로 변화되어 왔다. 연구자는 항아리에 비친 상을 차분히 응시하고 이를 재현함으로써 모종의 평정심을 유지해 나가고 싶었다. ‘응시를 통한 내적 탐구’를 반복하는 이 작업은 일종의 반복적인 수행과 비슷하며, 그 결과로 인해 얻어지는 효과는 이른바 평정심의 획득이었다. 그리고 이는 나아가 사물의 본질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사물과 가까워지고 본질을 다가 갈 수 있는 회화적 방법론, 붓질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몸과 감각으로 사물의 표면을 꿰뚫어 내면을 바라보고 관찰과 직관으로 주의력을 집중하여 나와 사물과의 관계를 알고 또한 나의 본성을 깨닫는 것을 유의미하게 지속할 수 있는 생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으로 본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The researcher draws a scene of everyday life reflected in the jar. The reason I draw everyday life in the jar rather than the daily life that I see directly in the eyes is because I wanted to grasp the inner nature rather than the seemingly daily life and wanted to express it as a work. The researcher believes that the jar is a) more effective in seeing the essence and b) has the power to stimulate imagination and intuitively see it. Although the surface of the jar may seem to interfere with the essence of the film, which is the boundary between reality and essence, if you look at the artificial distance through the jar to see what I do not see in reality, I thought I could discover the essence. With the theory of Nishitani and Bashular, researchers have transformed the everyday, ordinary object, the jar, into a 'worth living' that can carry the movement of other spaces and the world. In order to answer the question of how the work of painting everyday on the surface of a jar leads to an inner quest, the researcher introduced the concept of "Sunyata" of Nishitani. Sunyata is translated as "empty" and "nothingness", what is important is not the form of the object, but a concept that emphasizes the existential method that extends the object and includes space. According to this, all things and phenomena show simplicity among complexity, from a quiet state to a dynamic phase where minute energy merge and moves. Applying the principle of this change to objects, we looked at objects again with 'moving entities' and 'generating entities'. The object of 'Sunyata' method includes the space and breaks the boundary line of the object and connect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viewer and the visible object. In the Orient, painters thought that when they recognized their objects, the objects had consciousness, and accordingly, there is a painting principle, which painters unite with objects and expresses oneness as works. Therefore, the researcher sought to establish the rationale for the creation of painting by exploring the nature of the creator who express the oneness and the essence of the subject to be united with the creator. Sunhwa shows the eastern recognition method that can instantaneously embody something invisible that connects the object and the outside space. It is effectively visualize the concept of a 'Sunyata' which can contemplate the inside of the object and treats it without space between the objects. In this way, the scene of the moment that passes through the gap between the person who paints and the object to be painted is called as the ‘Euigyung’, and this beauty is called the ‘Euigyung’ aesthetics. These methods and the ‘Euigyung’ aesthetics became the basis of the oriental paintings, and they became a basic idea for the oriental people to contemplate and to express their minds with paintings. There is a difference in the philosophy of East and West in terms of seeing 'object'. Western philosophy is precisely distinguished between object and subject. However, in Western modern philosophy, the boundary was blurred. The idea that there could be an 'invisible world' as well as a visible world has developed, and the way to observe things and objects was also able to gaze more intrinsically than when they were fixed entities. Bachelard in 'The Pursuit of the Imagined Self' explains the subject and subject in terms of self-revealing. The subject 'I' is reflected in the jar in the work, so I could think about 'I' by looking at the mirror image. Bachelard tells us to comply with objects in a way that looks at objects and subjects. Instead of judging only by visible morphological images, he suggest we divide images into two, and then imagine the various images of the matter. With enhanced imagination, the relationship with the object could be re-established through looking at the deeper nature of things and contemplating on ambivalent images. In the same context, the researcher looked at the reason why we draw on the jar. Bachelard suggests that if the object and subject are mixed and looked at the world in an imaginative way, they can bring a new perspective and bring a new perception. Merleau Ponty, who tells us that it is painting that can see the inside of things over the morphological image and infiltrate into the invisible world, explains the theory of Bachelard’s image. Bachelard tells us how to use the imagination to look at the nonexistent objects using the inner eye and catch the essence of the object, which is described as a day-dream. In order to overcome the subjective nature of this dreamer, he recommends that he be faithful to himself. He emphasizes the need to look back and improve himself and suggests that he should be able to think and act on the world that is not seen. Such a representative theory is Steiner's recognition of the higher world. His doctrine that we need to practice everyday to transform from a mundane being to a high - level human being, and that we should meditate even five minutes a day is much like the method of recognition of the Orient. Steiner's approach to higher-level world recognition has very similar principles to those based on oriental Confucian neo-Confucianism, such as the " Gyokmongyogyol " or " Ten Diagrams ". “ Gyokmongyogyol ” is a book that Lee Lee summarized the necessities for the children, and “Then Diagrams” by Lee Hwang is a book which explains the principle of neo - Confucianism with ten pictures to teach the ancestor. ‘ Gyokmong’ means to teach the people who are ignorant, and ' Yogyol ' means the secret method. Gyokmongyogyol and Ten Diagrams are ancient books that reveals the background of East Asian neo-Confucianism, which allows us to guess the structure of Oriental people who wanted to know what their structure and image means without recognizing the object as a fixed entity. Steiner described seven rules of conduct in "The Way to Higher-Order World Recognition" in order to realize that there exists a higher world and that there is a common human being and higher-order human being in one person. Yulgok Lee Lee and Steiner both teach that the health of the body and the mind is important, and that they always practice self-fulfillment, practice, and respect in order to restore nature from within. In the process of comparing these arguments, it was found that the two ideologies of East and West are the same, and that it is the principle of self-realization to believe and to know human nature and inner power. Steiner uses the senses and perceptions to believe that the higher world exists, and must continue to practice after taking into account the two ambivalent positions of creation and extinction, and maintain the attitude and gaze of the mind in daily life and tried to hear the inner voice. And the longer this time of calm, the more we can communicate with the invisible higher world as well as the visible world. Steiner's self-esteem and self-determination, and two books by Lee Lee and Lee Hwang, who revealed their desire to carry out their day-to-day rule over their minds, presented the principle of feeling the object, removing the gap, and grasping things. The researchers have been continuing their work series with jars as motiv from 2009 until recently. In the process, projections and gaze are increasingly intensified, and while the underlying theme of drawing the image is maintained, its presentation has gradually changed. The researcher wanted to keep his stillness by painting the images reflected on the jar. This work of repeating "internal inquiry through gazing" is similar to a kind of repetitive practice, and the effect of the result is acquisition of still mind. And it was possible to think about the process of searching for the meaning of the artist's brush that can feel oneness with the objects by continuing to explore the essence of the thing. And by seeing through the surface of things with our bodies and senses, we look at the inner side and concentrate our attention with observation and intuition to lay the foundations for thinking that will enable us to know the relationship with things and to realize my natur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orm a foundation to continue this process in a meaningful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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