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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희생제의(祭儀)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Title
히스테리, 희생제의(祭儀)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으로”
Other Titles
Hysteria, Sacrifice and “Name of the Father” : Critical Interpretation of Richard Strauss' Elektra
Authors
박정숙
Issue Date
2015
Department/Major
대학원 음악학부
Publisher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Degree
Doctor
Advisors
채현경
Abstract
이 논문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의 오페라 <엘렉트라>(Elektra, 1909)의 해석에 관한 연구로서,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에 깊이 박혀있는 가부장적 가치체계를 드러내고자 하는 페미니즘 비평의 일환이다. <엘렉트라>는 20세기 초 공연되었을 당시는 물론이고 오늘날까지도 음악계에서 매우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혁신성과 모더니티를 수용한 대표 작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거대한 불협화적 화음 덩어리들의 충돌, 이중 조성의 사용, 과도한 반음계적 진행, 넘쳐나는 비화성음, 시종일관 몰아치는 육중하고 강렬한 음향, 날카롭게 찢어지는 성악 선율 등 이전까지 들을 수 없었던 귀에 거슬리는 소리들이 음악극 속에서 쏟아진다. 이것은 ‘세기말 유럽’이라는 당시의 과도기적 시대 상황에 대한 음악적 반응으로, 부정적이고 퇴폐적, 병적인 이미지가 넘쳐나는 데카당스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으며, 당시의 심리학이나 정신분석과 같은 지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팽팽히 잡아당겨지는 무겁고 육중한 쇠사슬”과도 같은 이 오페라는 빈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호프만슈탈(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의 동명 연극 작품을 대본으로, 음악을 위해 극을 더욱 압축시키고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사용하여 훨씬 강렬하고 폭력적이며 농축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오페라의 여주인공 엘렉트라는 시종일관 과도하고 격렬하며, 혐오스럽고 히스테릭하다. 세기말의 부정적 이미지들을 오롯이 입고 있는 엘렉트라는 비논리적이고, 이성이란 없는 감정적 존재이며, 퇴행적인, 마치 짐승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음악은 격렬하고 과잉된 불협화와 과도한 반음계적 진행 속에 언제나 조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녀가 가진 강력한 육체도 물질성도 파괴적인 에너지도 모두 조성 질서라는 하나의 법 안에 잠식되어 버리고 만다. 슈트라우스는 <엘렉트라>를 통해 극적 긴장감을 위한 화성적인 실험들을 감행하고 전통적인 조성으로부터 멀어지려 하였지만, 그 표면 아래에는 분명한 조성의 토대를 마련해 두고 종지를 향한 움직임에 강렬함을 제공하면서 그에 지속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엘렉트라는 그녀가 가진 감정적, 육체적 에너지로 자신을 배제시키려는 법질서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다. <엘렉트라>의 결론으로서, 모든 복수가 이루어진 후 승리감에 넘쳐 밟는 엘렉트라의 이름 모를 춤은 무겁고 거대한 왈츠 음악 위에서 오로지 그녀만이 취한 기쁨과 카타르시스의 순간, 디오니소스적 황홀경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녀의 기이한 춤은 그녀를 더욱 낯설고 비천한 존재, 비이성적이고 감정이 과잉된 존재, 부정적 이미지의 히스테릭한 존재로 만들 뿐이다. 그리고 결국 죽음으로 마지막 무대 위에 쓰러져 있는 엘렉트라의 육신은 르네 지라르(René Girard, 1923- )의 ‘희생제의’를 위한 제물을 연상시키며, 남성의 반대쪽 끝에서 물질, 육체, 감정, 무질서, 퇴행을 의미하는 존재로서, 남성 중심의 질서와 이성, 논리, 정신, 문화의 진화를 위해 반드시 희생되어야 하는 존재였음을 확인시킨다. 그녀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적 일치, 질서를 세우기 위한 더 정확하게는 아버지의 법질서를 강화시키기 위한 희생제물이 된 것이다. 본 연구자는 <엘렉트라>를 세기말이라는 특정 공간 안에서 생성된 하나의 텍스트로 간주하고, 그곳에서 드러나는 권력관계의 문제, 가치체계의 문제 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자 하였다. 세기말 사회적 불안과 도덕적 관념과 질서의 혼란,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분위기에 위기를 느낀 남성 극작가와 작곡가가 자신들의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그들만의 사회적 일치를 강화하기 위해 허구적인 여성 주인공을 어떻게 설정하고 이용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여주인공뿐만 아니라 그녀와 함께 하는 여성 등장인물들의 관계 설정을 통해서 드러나는 그들의 편향된 젠더 개념을 밝히고자 하였다. 논문의 Ⅱ장은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적 컨텍스트에 대한 논의이다. 빈 모더니즘과 데카당스로 대표되는 세기말 유럽의 전반적인 문화 성향과 함께 당시의 ‘성’에 관한 담론들을 주도했던 오토 바이닝거(Otto Weininger, 1880-1903)의 저작과, 작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히스테리’에 대해 논하였다. Ⅲ장은 <엘렉트라>의 플롯 구성에 관한 논의로서, 오페라의 상위 텍스트가 되는 소포클레스(Sophocles, BC.496-406)의 그리스 비극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용어를 빌려 설명하고, 오페라 대본을 제공한 호프만슈탈의 문학 성향과 그의 미적 관점 등을 중심으로 그의 연극 <엘렉트라>에 대해 논하였다. Ⅳ장은 오페라 <엘렉트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먼저 문학오페라로서 극의 내러티브에 따라 잘 짜인 구조적 틀을 분석하고,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는 조성과 라이트모티브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특히 연상 조성과 라이트모티브가 갖는 음악 외적 의미들과 상징성은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감정적 변화를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은 등장인물들 각각의 이미지, 즉 혐오스럽고 히스테릭하지만 끊임없이 아버지의 이름을 욕망하는 여주인공 엘렉트라, 기억의 문제로 또 다른 히스테리를 구현하는 어머니 클뤼템네스트라, 여성으로서의 삶만을 희망하는 여동생 크리소테미스 등을 해석함에 있어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나아가 남성 극작가와 작곡가가 그들만의 질서를 회복하고 강화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극적, 음악적 장치들을 밝혀냄에 있어 더욱 중요하게 사용됨을 알 수 있다. 호프만슈탈과 슈트라우스는 청중이 예상하기 어려운 부자연스러움과 혼란, 기존 신념에의 거슬림을 통해 사람들의 지각 방식을 바꿔보려 하였으나, 자신에게 더욱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가부장적 질서는 인지하지 못한 채 남성 중심적 문화의 변주에 동참하고 있다. ‘남성이 만들어 낸 여성 이미지 다시 읽기’ 작업을 통해 작품에 담긴 성차별적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하나의 실질적인 문화를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가부장적 가치체계를 재생산하는지, 또 성적 불평등을 영속화하는지 밝히고자 한다. 음악 작품은 하나의 허구에 지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재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가치 체계들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읽어내는 작업은 중요하다.;This dissertation is a study of interpretation of the opera Elektra (1909) composed by Richard Strauss and concentrates on the feminist critic to reveal the patriarchal value system of this opera. Since its premiere in 1909, Elektra has been regarded as the representative of modernism expressing the most progressive ideas until now. Acoustically, this opera has been famous for its strident sounds that had not heard before by emitting sonic clashes between the gigantic dissonant chords, the use of bitonality, the excessive chromatic progression, the numerous non-harmonic tones, pouring massive and intense sound complex, piercing vocal line. This discordance is a musical response to the fin-de-siècle that reflects negative, decadent, abnormal images of the end of the century in Europe. Also, it is consistent with the stream of intellectual thoughts including psychology and psycho-analysis of the age. Like “a taut chain of heavy, massive iron links,” the one-act play Elektra (1903) written by the Austrian poet and playwright Hugo von Hofmannsthal transformed the opera’s libretto. The Opera Elektra is more condensed form with some cuts of Strauss than its play, but the use of the gigantic orchestra makes it more powerful, vehement, violent and concentrative. Elektra, the main female character, is filled with the negative images of the fin-de-siècle wearing consistent excessivity, intensity, misogyny and hysteria. Additionally, she is described as illogical, solely emotional, lack of rationality and regressive, like an animal rather than human being. Meanwhile, Elektra’s music always moves toward to the tonality in spite of its vehement and excess dissonance. In other words, her strong body including materiality and explosive energy obeys the only law, tonality. Strauss performed an experiment of harmony with his opera Elektra in order to dramatize sonic tension by distancing the music from the tonal tradition. On the other aspect, however, he implicated tonality as the musical platform because the harmonic progression is subordinate to the law of tonality that is an expression of strong tendency to cadence in terms of harmony while experimenting the acoustic discordances. As a result, Elektra reproduces the patriarchal and tonal system by alienating herself from her emotional and bodily energy, and, finally, leading her death. In this study, I consider Elektra as one of the texts that was produced in a specific circumstance, the fin-de-siècle Wien, and analyze this text in terms of both relation of power and system of value. In the context of the fin-de-siècle, the male librettist and composer put their efforts to overcome the crisis that they had experienced the social unrest, confusion of moral idea and order, degeneration and hedonism by establishing the fictional female protagonist in order to consolidate their own social consensus. Thus, the analysis of Elektra’s personality and her relationship with other female characters discloses the distorted concept of gender of the librettist and composer. This dissertation is divided into five chapters. The first chapter presents the purpose and methods of this study including literature review. The second chapter focuses on the social and cultural contexts of Elektra. These contexts include not only the Wien modernism and decadence during the fin-de-siècle, but also the discourse about gender, and hysteria. Specifically, Sex and Character (1903) of Otto Weininger as well as Hysteria Study (1895) of Breuer and Freud is discussed. The third chapter examines the plot of the opera Elektra having two opera’s hypo-texts. First, the Greek tragedy of Sophocles’ Elektra (B.C. 420-414?) is analyzed on the basis of Aristotle’s Peri poiētikēs. Second, Hofmannsthal’s play Elektra is dealt with in terms of aesthetics, literacy and psychology. The fourth chapter is the analysis of the text and music of the opera Elektra. The analysis shows that the dramatic narrative of the opera follows the structure of the play.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e structural frame of the opera Elektra as a literature-opera that is supported by two musical apparatus: ‘associative tonality’ and ‘leitmotif.’ Not only undertake the apparatus an important role in dynamic changes of psychological and emotional expressions of the characters in drama but also have non-musical meanings and symbols. The analysis based on the dramatic structure and musical apparatus presents the images of female characters including Elektra, her mother Klytemnestra and her sister Chrysothemis, and the relationships among them. Furthermore, the analysis discovers how Hofmannsthal and Strauss employed their dramatic devices and musical apparatus in order to restore their patriarchal system. Although Hofmannsthal and Strauss attempted to change audience’s way of perceiving the world through unexpected artificiality and disorder as well as destruction of the existing belief, they were not cognizant of the deep-rooted patriarchal order and unwittingly took part in the male-centered cultural activity. These analyses are brought together in the final chapter which contains in-depth discussions of Elektra's ecstatic dance and her death. She is sacrificed in order to reinforce the social harmony and order, which can be understood by the concept of the offering in sacrificial rituals by René Girard. Elektra is the sacrifice to heighten the name of her father and strengthen his law and order. This “re-reading the female image created by men” work enhances the understanding of how the sexist ideology constitutes culture, how the patriarchal value system is reproduced, and how the gender inequalities persist. Given music is the representation of real world and people may accept the value system inherent in music even if the musical works could be considered a fiction, re-reading musical works as texts with a critical view including feminist perspectives is impor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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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대학원 > 음악학부 > Theses_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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