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당체계에 관한 연구 : 민주화 이행 이후, 정당체계 확립 과정과 요인을 중심으로, 1975-1982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민주화 이행 이후 스페인에서 안정된 민주적 정당체계가 확립되는 과정을 살펴 보고 그 요인을 분석하는데 있다. 1975년 프랑코의 사망으로 민주화 이행에 돌입한 스페인은 세 차례의 총선거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정당체계가 확립되었다. 스페인은 복잡한 사회적 균열구조을 지니고 있었고 정치개혁을 통해 공산당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의 정치사회 진입을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체계는 파편화되지 않았고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안정화되었다. 이것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신생 민주국가들이 여전히 정당의 빈번한 이합집산과 선거의 유동성을 경험하고 있는 현실과 뚜렷이 구분되는 점이다. 그렇다면, 여타 신생 민주국가들과 달리 스페인에서 안정된 민주적 정당체계가 확립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사회적 균열구조는 어떻게 정당체계에 반영되었으며, 선거제도는 주요정당의 정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다양한 정치세력의 참여를 원칙적으로 보장하였음에도 정당체계가 파편화되지 않고 구심적 경쟁을 보이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본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사회적 균열구조의 변화,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선택된 제도와 그것의 정치적 의미 및 효과를 살펴 보았다. 또한 균열구조와 제도의 영향 하에서 정치엘리트들이 취한 전략적 행동은 무엇이었으며, 그것은 정당체계의 안정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추적해 보았다. 이 논의의 결과, 1960-70년대 스페인 사회가 경험한 사회구조의 변화, 대정당에 의석을 집중시키는 선거제도, 그리고 민주화를 주된 과제로 설정하고 온건화된 정치엘리트의 구심적 경쟁 양태 등이 스페인의 안정된 민주적 정당체계를 확립시킨 주요 요인으로 제시되었다. 경제발전의 결과, 스페인은 중간계급이 두텁게 존재하는, 보다 근대화된 계급구조를 지닌 사회로 변화하였다. 이것은 이전의 무정부주의적이고 급진적 경향의 계급갈등을 쇠퇴시키고, 보다 온건하고 안정된 계급균열을 배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교회의 변화와 스페인 사회의 세속화는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을 급격하게 감퇴시켰고, 이로써 1930년대와 같이 종교 문제로 양극적 대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반면, 지역의 민족주의 운동은 프랑코 체제의 집중화 경향과 지역의 언어, 문화를 분쇄하려던 시도에 대한 반작용으로 더욱 심화되었고, 바스크 지역에서는 테러와 폭력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민주화 이행 이후 제도의 선택 과정에서 스페인은 모든 정치세력의 정치사회 진입을 허용하였으며, 수정된 비례대표제 (동트식 의석할당, 선거구 차원에서의 3% 봉쇄조항)를 채택하였다. 공산당을 포함한 모든 정당의 합법화는 민주화로 촉발된 정치참여를 수렴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이념적 폭을 넓힌 것이었다. 이것은 정당체계가 이념적, 정책적 전선을 따라 재편될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수정된 비례대표제의 채택은 대표성을 높이면서도 정당의 파편화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였다. 한편, 헌법은 1977년 총선거로 구성된 제헌의회에서 타협과 동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고, 이로써 스페인 사회에서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 문제들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었다. 주요한 헌법적 사안들이 정당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귀결되지 않고 타협을 통해 합의되었다는 사실은 이후 정당간의 경쟁이 헌법을 문제삼는 헌정질서의 위기로 귀착되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앞서 설명한 사회적 균열구조의 변화와 선택된 제도의 영향 하에서 정당의 이미지 구축과 유권자 동원이 이루어졌다. 1977년 총선거에서 대부분의 정당들은 민주화를 우선적 과제로 상정했다. 특히 좌파정당들은 민주화의 전 과정에 걸쳐서 일관되게 신체제의 안정과 선거승리를 정치적 목표로 설정하면서 온건한 전략을 추구하였다. 1977년 총선거 이후 주요 정당들은 1977년 선거에서 드러난 유권자의 중도성향과 스페인의 근대적 계급구조에 대한 고려 하에 포괄적인 유권자 동원전략을 마련했다. 그 결과 1979년 선거부터 중도적 공간을 둘러싼 정당들의 정치경쟁의 패턴이 본격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1979년 총선거는 이전의 정당간의 세력관계를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다. 전기적 선거가 된 것은 1982년 총선거였다. 1979년 총선거 직후 민주 대 반민주 대립구도가 급격히 해체되고 여타의 균열요소들에 의해 정당간의 세력판도 재편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념과 정책에 의한 세력 재편 속에서 복합 이념의 민주화 연합체였던 집권당 중도인민연합(UCD)은 내부 분열에 봉착했다. 그 결과 중도인민연합은 1982년 총선거에서 크게 패배하였고, 그들이 정치적 영역에서 점유하고 있던 위치는 사회노동당(PSOE)과 인민연합(AP)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민주화 초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정당들은 주요 정당들로 정립되었고, 오늘날과 같은 정당간 경쟁의 양태가 지속성과 안정성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사회적 균열구조의 변화, 대표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선거제도의 효과,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겨냥한 정당의 온건화와 구심적 경쟁이 스페인의 정당체계를 확립시켰던 것이다. 스페인은 안정된 민주적 정당체계의 확립을 통해 민주화로 촉발된 분절적 요소와 갈등을 제도화할 수 있었고 이로써 민주주의 공고화 단계에 돌입하게 되었다. ; The purpose of this thesis is to analyze the process and factors of the establishment of the party system after democratic transition in Spain. This thesis focus on three factors; the social cleavages, the electoral system, and the strategic behavior of political elites. The Spanish party system, after three parliamentary elections held in this democratic period after Franco, had been characterized by stability which is manifested in the regularities in patterns of party competition, low electoral volatility, and unassailable legitimacy of parties and election. Therefore, the scope of the analysis is the period from 1975 to 1982, from the beginning of democratic transition after Franco to the emergence of stable democratic party system like that of today s. One of the most difficulties facing the new post-1974 democracy, including Korea, in their efforts at democratic consolidation is unstable party system. Unlike most other third-wave democracy, however, Spain where the third wave began, took relatively little time to develop stable democratic party system. Despite the existence of divisive cleavages and the legalization of all political parties, including communist parties, the party system wasn t fragmented. In this sense, there is significance in studying on the Spanish party system because it provides the conditions of stable democratic party system for most other third-wave democracy experience electoral volatility. This thesis views Spanish party system as products of the interaction among three factors: the modernization of Spanish society in 1960-1970 s and the change of social structure, the electoral system established during the transition, and the strategies adopted by political elites. In the mid-1970 s the new political class confronted the same basic cleavage that had played a disruptive role in the past. But, with the passage of time, change had occurred that served in some cases to soften and in others to exacerbate these historical divisions. The socio-economic development of Spain, over the preceding three decades, had profoundly altered many aspects of its structure, mitigating the divisive potential of class conflict. The secularization of society and changes in Spanish church reduced the influence of religiousness on politics. As a reaction against regime s centralizing excesses and crude attempts to crush out regional languages and cultures, regional nationalist movements entered the transition to democracy with great strength, and terrorist violence escalated in Basque. In the process of choosing the electoral system after democratic transition, all political parties were legalized and restricted form of proportional representation, based on D Hont formula of seat allocation, set a minimum of 3 percent as a provincial-level threshold, and guaranteed a minimum number of representatives to each province, was adopted. Legalization of all political parties broadened the scope of political participation and contributed to realignment of political parties according to ideology and program since conflict of democratic-antidemocratic sentiments had disappeared. Restricted form of proportional representation is the choice of guaranteeing proportionality as well as preventing party system from fragmentation. The electoral system tended to favour larger parties. Small parties, on the other hand, unless their strength was concentrated in only a few electoral district, as in the case of the regionalist parties, failed to gain parliamentary representation. As a result, the electoral system contributed to the drastic reduction of the party atomization. The behavior of political elites was by far the most important factor in emergence of stable democratic party system. The centripetal thrust of the first two campaign, and especially that of 1979, contributed to regime stability and, from the standpoint of the four nationwide parties, represented rational vote-maximizing electoral strategies. Given the center distribution of public opinion, the effort of the Democratic Centre Union(UCD) and the Spanish Workers Socialist Party(PSOE) to attract moderate voters and the parallel drives of the Popular Alliance(AP) and the Spanish Communist Party(PCE), which deemphasized appeals to the extremes, represented a pure application of Downsian strategic principle. They also led to a moderation of postures and to the democratic regime as a whole. These center-seeking drives, however, gave rise to intraparty conflict after 1979 election when democratic transition had finished. While the PSOE and AP successfully resolved their internal conflict and consolidated ideology and program, the UCD and PCE suffered numerous internal difficulties and tension. Especially, the UCD, began as an ad hoc coalition that in the absence of ideological cement was held together by a common interest in the democratic transition project, didn t propose any common agenda except democratization after 1979 election and exploded. 1982 parliamentary election was the critical election because the Spanish party system stabilized After the radical change of patterns of party competition. In conclusion, the factors established Spanish party system were the change of social structure, the effect of electoral system, and the moderation and pattern of centripetal competition adopted by political elites. According to the establishment of stable democratic party system, Spain had embarked on the subsequent process of democratic consolidation by institutionalizing the conflicts and confrontation of interests resulted from democrat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