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릴 처칠의 여성주의적 몸의 정치학 : 『비네거 탐』,『클라우드 나인』,『한 입 가득 새들』을 중심으로

Abstract

This study has attempted to examine Caryl Churchill(1938-) s political consciousness on women s bodies as the site of subordination and resistance through analyzing three important works of her middle period of writing(1972-1986): Vinegar Tom(1976), Cloud Nine(1979), and A Mouthful of Birds(1986). Churchill shares fervent interest on the body as a political unit with the male playwrights of the English political theatre in this period. But she particularly focused on the forced normalization of women s bodies within the disciplinary frames of masculinist domination and at the same time the subversive power of women s bodies escaping and exceeding the patriarchal claim of the normative femininity. She criticizes the disciplinary discourses selecting and determining female corporeal facticity, which establish strict body control to invest the socio-politically fabricated (corpo)reality into women s bodies. In examining how Churchill problematizes resistance against regulating attempts of patriarchal power to fix women s bodies to the stereotyped gender constitution, I explore the female embodiment exceeding the interpellation of (ab)normal women, transgressive body performance of gender norms, and the pliability of the body restoring the abjected corporeal possibilities of women in each play. In the process the subordinately constructed body turns out to be a dynamic site full of subversive potentials. My study argues that the women s bodies manifested in these plays open up to the materialization of the multiple and constestatory possibilities, which result in the displacement of the normal/abnormal sexed body dichotomy itself configured within the exclusionary patriarchal power structure. In chapter Ⅱ, I discuss the witch-hunt of Vinegar Tom as a part of a strategic deployment of women s bodies of the hegemonic power/knowledge with the intention to discipline women s bodies to approximate the useful body type of women in patriarchal society. The standardized fabrication of the witch s uncanny body functions to solidify body control enforcing whoever has a female body to embed in the severely oppressive gender norms. But women who voluntarily take the name of a witch , embody the witch surpassing the previous signified of an abnormal existence to a threateningly independent women with resistant power against the patriarchal power/knowledge. They rearticulate the name of a witch with body breaking with the original signifying contexts once disavowing their viabilities in society. In chapter Ⅲ, I discuss the ideal female body and masculine body demonstrated in Cloud Nine as a regulatory fiction mediated by the patriarchal power. Women are expected to carry out a set of particular behaviors, gestures and tasks that are considered proper and natural within a regulatory frame. But with the performative gender enactments of the marginal women and homosexual male, gender norms which once assumed ontological status are deconstructed to fictional constructions consisting of a set of stylized bodily acts, speech acts, and appearances which are temporarily approved by patriarchal power. In this regard the natural woman means the one who does or performs the gender norms superbly. Women and homosexual males both perform and transgress the gender norms and their repetitive failures to instantiate the original patriarchal intention expose the illusion of the normative gendered body. In chapter Ⅳ, I examine the possibility of the disruption of the binary between the normal body and the abnormal body within a regulatory frame in A Mouthful of Birds. Churchill intentionally appoints an undefended day recollecting the forbidden to the domain of the normal. By way of possession, the rejected abjects incorporate with the women and homosexual men who once were obsessed fiercely to the sexed body norms in the modern era. Even after their returning to ordinary life, the traces of their body incorporation make it possible to realize a new kind of illimitable body change. My study argues that Churchill refuses the notion of pure normal body and reconceives the normal body incorporating with heterogeneous differences. Throughout my discussion I attend to the bodily resistance subverting the normal body type constituted by the patriarchal power/knowledge and I demonstrate that women s bodies are the site of embodiment of Churchill s political consciousness in which hegemonic power can never fully subdue the insurrectionary possibilities of the marginalized sexual and cultural minorities. Thus the study on women s bodies is meaningful in exploring the resource of Churchill s feminist politics for the change of the oppressive status quo. ; 본 논문은 카릴 처칠(Caryl Churchill: 1938 - )의 저작 중반기(1972-1986)의 대표적 희곡 작품들인 『비네거 탐』(Vinegar Tom: 1976)과 『클라우드 나인』(Cloud Nine:1979) 그리고 『한 입 가득 새들』(A Mouthful of Birds: 1986)을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한 작가의 정치적 인식을 살펴보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처칠은 동시대의 정치극 작가들과 함께 정치적 단위로서의 몸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처칠은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몸을 정형에 맞추어 구성하려는 억압적 과정에 주목한다. 그러나 처칠은 가부장적 권력 관계 내에서 완벽하게 훈육된 완성물로서 여성 몸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훈육의 과정 중에 있는 여성 몸들을 등장시킨다. 본 논문에서 미완의 과정에 있는 여성 몸에서 훈육 체제가 미치지 못하는 여분의 신체성이 발생한다고 보며, 이를 종속적인 억압 구조를 벗어나는 저항의 지점으로 살핀다. 본 논문에서는 처칠 극에서 제시된 여성 몸을 종속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저항 역시 담지한 역동적인 정치적 장으로 파악한다. 본 논문은 이를 통해 여성 몸의 진실을 결정하는 사회의 문화적 담론들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한편, 여성 전형의 고정된 의미를 변경시키는 몸의 저항적 행위는 정치적 변형을 담지한 것으로 해석한다. 위에 언급한 작품들에서 몸의 저항 가능성은 각각, 권력이 호명한 마녀의 의미를 초과하는 여성 몸의 체현과, 규범적인 성적 몸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수행적인 몸 구성 행위, 그리고 단일한 성적 전형을 깨뜨리며 미세한 성적 차이들을 실현하는 몸의 유연함으로 드러난다. 이같은 저항적 실천 행위를 통해 성적 전형은 전복되며 정상적/비정상적 여성을 가르던 사회적 기준이 역전된다. 그리하여 종속이 강요되는 여성의 몸은 저항적인 정치적 변혁의 장으로 열리게 된다. 본 논문은 처칠 극에서 순수한 정상적 몸에 대한 주장이 분파되고 대신에 이질적인 차이들을 지닌 다양한 몸이 복원되는 과정을 중심적으로 살피며, 처칠의 정치적 변혁에 대한 희망이 종속을 넘어서는 저항적 힘을 표출하는 여성 몸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본 논문의 Ⅱ장은 『비네거 탐』의 17세기 마녀 재판을 중심으로 계급과 성차의 위계질서에서 소수자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마녀로 구성되는 과정을 살핀다. 당대의 여성성의 기준에 벗어나는 주변적인 여성들은 비정상적인 존재인 마녀로 판명된다. 이 때 마녀 판단의 잣대로 제기되는 것은 여성들의 기형적인 신체성이라는 해부학적 기준이다. 이는 사회가 결정한 여성적 몸 유형에 맞지 않는 모든 여성이 마녀라는 가설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통해 여성에 대한 위협적인 신체 통제 체제가 강고해진다. 이에 대해 스스로를 마녀로 지칭하는 여성들은 기존의 기이한 몸을 의미하는 마녀의 호명을 넘어서며 억압적인 사회구조에 대항하는 저항력을 지닌 존재로서 마녀의 이름을 재의미화한다. 그리하여 마녀의 판별은 여성 몸의 훈육을 위해 제기된 허구적 기준으로서 여성 몸의 특징을 선별하여 작위적으로 짜맞춘 구성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Ⅲ장은 『클라우드 나인』에서 제시되는 자연스러운 여성성과 남성성이 상상적 이상에 근거한 억압적 규범임을 검토한다. 빅토리아시대의 제국적 식민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여성들은 엄격한 훈육체계 속에서 올바른 행위와 몸짓 그리고 의무의 이행을 강요당한다. 정상적 여성으로 인정되는 것은 여성적 규범들을 오차 없이 수행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는 여성성이 여성의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적 형질이 아니라, 오직 적절한 규범의 수행을 통해서만 확인되는 부차적인 결과물이라는 점을 반증한다. 정상적 여성의 몸 구성은 규범적 행위들을 그때그때 실수 없이 이행하면서 양식화되는 불연속적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같은 불안정한 구성 과정은 그 안에 규범을 이탈하는 신체적 수행을 내포하게 되며 이는 전형에서 벗어나는 성적 몸의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므로 수행을 통해 여성 몸을 구성하는 과정은 여성을 구속하던 정상성의 규범이 지닌 허위성을 드러나게 한다. Ⅳ장은 『한 입 가득 새들』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의 몸을 구분한 경계 자체의 변화가능성을 살펴본다. 처칠은 방어되지 않은 날 을 지정하며 배제되었던 비정상체의 신체적 가능성들을 의도적으로 내부로 소환한다. 현대인들의 정상적 몸은 이들의 몸과 신들림의 몸 기억을 지니게 된다. 그리하여 이들은 비정상체의 이질성을 담지한 다양한 몸들로서 증식된다. 처칠은 이 작품에서 여성과 성적 소수자들의 금지되어 왔던 신체적 가능성들을 긍정한다. 이들은 배척되어야 하는 비정상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차이를 지닌 몸들로서 복원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정상성에 관한 배타적인 경계는 금기시되었던 신체적 가능성을 향해 열린 지평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처칠의 극에서 정상적인 여성의 몸을 구현하려는 규범화 과정과 이를 넘어서는 여성 몸의 전복적 행위들이 부각된다. 처칠의 극에서 여성 몸은 남성중심적 사회 체계 안에서 열등한 결핍의 기호가 아니라, 가장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저항의 실천 장소로서 전환된다. 그러므로 여성의 몸을 중심으로 처칠의 작품을 논의하는 작업은 저항적 가능성의 저장고로서 몸을 연구하는 것이며 처칠의 정치적 의식을 체현한 핵심적 지점에 대한 탐색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