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내전의 원인에 관한 연구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소말리아 내전의 원인을 분석하고자 하는 데 있다.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크고 작은 규모의 전쟁 원인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들이 국제 정치학 연구의 역사라 할 만큼 오랜 시간 동안 각 시대별, 지역별로 다양하게 진행 되어 왔으나 아직 뚜렷한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고, 특히 탈 냉전 이후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내전의 경우 역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세계 평화와 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전의 원인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내전은 한 정부와 그 정부의 권위에 대항하는 비정부 조직체간 일정 수준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충돌로 정의 되는데 내전에 대한 다양한 기존의 연구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챨스 틸리의 "합리적 집단적 행위이론"처럼 내전을 한 사회 혹은 정체에 내재하는 고유한 속성에서 발생하는 사건으로 이해하는 견해와 테드 거의 "상대적 박탈이론"과 같이 내전을 비정상적인 조건하의 사회나 정체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으로 조망하는 입장, 그리고, 벤슨과 크굴러가 또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분류한 힘의 균형이론 등이다. 그러나, 기존의 이론들은 내전의 원인을 밝히는데 있어서 모든 요소를 포괄적으로 수용 하지 못하고 국내적인 요인에 치중하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들의 보편적인 정치적 행위양상을 밝히는 포괄적 분석틀을 제시한 시오피 레빌라와 스타의 시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에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오피 레빌라와 스타의 개념적 분석틀은 개연적 관점에서 정치현상을 조망해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이론들보다 일 진보한 분석틀이라 할 수 있고 기회성(opportunity)과 의지성(willingness)이라는 두 개념으로 내전의 원인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내고 있어 소말리아 내전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유용하다. 소말리아는 복잡한 문화적, 종교적 배경과 다양한 인종적 구성을 바탕으로 하는 여타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10세기 이후 천 여년동안 비교적 동일한 인종적 뿌리와 역사적 전통을 가진 국가였다. 소말리아인들의 시기적, 종족적인 기원과 관련하여 학자들간 다양한 이견이 엇갈리지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소말리인들의 종족적 뿌리는 10 세기경을 전후로 하여 아랍 세력이 현재의 소말리아 영토로 넘어오면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유목 생활을 통해 형성된 동류 의식과 이슬람이라는 종교적인 동질성을 통해 19 세기 후반까지 소말리아인들은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평화로운 시기를 거쳐왔다. 그러나, 19 세기 후반 서구 열강들 특히, 이태리와 영국이 소말리아 지역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하면서 내부적인 균열의 시대를 맞이한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에 걸쳐 이태리와 영국으로 분할되는 식민지 지배기를 통해 북부와 남부, 혹은 이태리령과 영국령의 두 지역간 갈등의 골은 깊어 졌고 이는 정치, 경제적 요인과 맞물려 내전의 의지성(opportunity)을 자극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소말리아 내전의 요인은 크게 국내적. 국제적 요인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내적 요인으로는 부족간 갈등과 경제적 불안, 그리고 지배세력의 비민주적인 정치적 억압 등을 들 수 있고, 국제적인 요인으로는 미소간 냉전의 시작과 해소 등이다. 시오피 레빌라와 스타가 제시한 의지성 (willingness)과 기회성 (opportunity)의 개념을 통해 이러한 원인을 분석하자면 부족간 갈등과 경제적 불안, 그리고 지배세력의 비민주적인 정치적 억압은 피지배세력의 반란의식의 형성과 심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의지성 (willingness)으로, 냉전체제의 종식으로 주어진 정치적 무력 충돌의 장은 내전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회성 (opportunity)으로 각각 분석된다. 20 세기 소말리아를 내전의 혼란으로 몰아넣은 국내 정치적, 경제적 요인과 냉전이라고 하는 국제적 요인의 분석에 대한 본 연구가 소말리아 내전의 재발을 막고 나아가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인류의 바램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