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의 성서화에 나타난 개신교 신학과 자기지시성

Abstract

본 논문은 17세기 네델란드 화가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의 성서화에 나타난 개신교 신학과 자기지시성(self-reference)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기지시(self-reference)’란 문자 그대로 ‘자기 자신에 관한 언급’, 또는 ‘자기 참여’를 뜻하는 것으로서, 렘브란트의 작품을 우선 도상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작업 초기부터 자신의 모습을 성서 사건의 관찰자, 혹은 참여자로서 작품 안에 등장시키고 있다. 한편, 후기에는 구약의 주제와 함께 사도 주제의 연작을 통해 자신을 성서 인물과 동일시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성서 주제를 연관시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양식사적인 관점에서도 작업 후기로 갈수록 당대의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광선을 ‘자기지시’적인 성향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회화적 요소로 도입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렘브란트의 성서화에 ‘자기지시’적인 특성이 나타나는 이유는 당대의 사회&#8228;종교적인 상황과 렘브란트 개인의 종교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종교개혁자들은 기존의 가톨릭 교회와 달리, 일반 신도들이 자국어로 번역된 성서를 스스로 읽고 연구하도록 하는 개인적인 참여를 강조하였다. 17세기에 프로테스탄트 국가로 독립을 이룬 네델란드에서도 종교개혁자들의 영향으로 신교도들은 성서를 개인적으로 읽고 해석하면서 성서 안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본보기를 찾고 성서의 사건을 자신의 삶에 투영시키는 ‘자기지시’적 면모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렘브란트는 프로테스탄트였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성서를 접하였고 신앙이 성숙해감에 따라 성서화에 ‘자기지시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었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성서해석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렘브란트의 종교성이 그의 성서화에 반영되어 ‘자기지시’적인 특성이 나타났다는 논지를 전개하면서 그의 작품을 양식사적인 측면과 도상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17세기 네델란드에서 종교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렘브란트는 평생에 걸쳐 성서를 주제로 다룬 850여 점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작업 초기와 중기, 후기에 이르기까지 구약과 신약의 주제를 다양하게 다루었던 렘브란트는 양식사적인 측면에 있어서 초기에는 카라밧지즘(Caravaggism)의 영향으로 광선을 통해 강한 명암대비가 나타나는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성기 바로크 양식에 영향을 받았다. 또한 중기와 후기로 갈수록 르네상스(Renaissance)의 고전적인 양식에 영향을 받아 화면을 차분하게 구성하고, 부드러운 광선의 사용을 통해 작품의 내적인 의미를 강조하였다. 이와 같은 작품의 양식적인 분석을 통해 렘브란트의 신앙과 성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성서화의 주제가 변화하였고, 변화된 주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양식적인 변화가 필요했던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작업 후기로 갈수록 성서의 본문을 보다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해석했던 렘브란트는 도상학적인 측면에서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과 그 성취를 드러내었다. 또한 작업 후기에 집중적으로 다룬 사도 초상화에서 사도의 모습을 인간적으로 묘사함으로써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갖게된 사도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였다. 그리고 작업 초기부터 작품 안에 성서 사건의 관찰자로서 자신의 얼굴을 소극적으로 나타냈던 렘브란트는, 후기에 이르러 <사도 바울로서의 자화상(Self-Portrait as the Apostle Paul, 1661)>에서 사도 바울과 자신을 완전히 동일시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자기지시성’을 드러내었다. 이와 같은 양식사적, 도상학적 분석을 통해 본 논문은 렘브란트가 당대의 사회·종교적인 상황과 자신의 종교성의 영향으로 그의 작품에 개신교 신학과 ‘자기지시’적 특성을 나타냈다는 점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기존의 연구에서 잘 다루어 지지 않았던 성서해석에 관한 렘브란트의 시각을 고찰하고 개신교 신학에서 중요시하는 핵심적인 의미들이 그의 작품에 내재되어 있음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This thesis observes Protestant Theology and self-referential tendencies that appear in the biblical paintings of the 17th century Dutch artist, Rembrandt van Rijn(1606-1669). ‘Self-reference’ is the literal act of ‘referring to one’s self’ or ‘self participation’. If observed from an iconographic point of view, Rembrandt is present in his work as an observer or participant of a biblical event. In his latter work, repetitive use of the apostles along with themes from the Old Testament shows that Rembrandt strongly identifies with biblical characters and associates biblical themes with his own life. Also, from a stylistic perspective, one can see that unlike other painters of his time, Rembrandt’s latter work actively utilizes light as a visual element that expresses his ‘self-referential’ tendencies. Rembrandt’s use of ‘self-reference’ in his biblical paintings can be founded in the political and religious climate of the times as well as Rembrandt’s personal faith. After the religious revolution in the 16th century, reformers supported the translation and interpretation of the bible in the diverse languages of its followers, a practice that was shunned by the Catholic Church. When the Netherlands became an independent Protestant country in the 17th century, reformers influenced followers to personally read and interpret the bible and thus induced ‘self-referential’ acts such as finding biblical role models and projecting biblical events on to one’s own life. Rembrandt was exposed to the bible at an early age due to his Protestant parents. As his faith deepened, the ‘self-referential’ tendencies in his biblical paintings also became stronger. This thesis examines the manner in which the altered perception of biblical interpretation and Rembrandt’s faith were reflected in his biblical work through ‘self-reference’. It will also analyze his work from a stylistic and iconographical point of view. Despite the abrupt decrease in the demand for religious paintings in 17th century Netherlands, Rembrandt created over 850 biblical paintings throughout his lifetime. From his early work to his latter pieces, Rembrandt used diverse themes from the Old and New Testament. From a stylistic perspective, Rembrandt’s early work was influenced by Caravaggism, where used the light to create strong contrast and also by the Baroque style. His latter work leaned toward classical Renaissance influences, which accounted for his stable compositions and emphasis of internal meaning with a softer use of light. A stylistic analysis of his work reveals the evolving themes of Rembrandt’s biblical paintings as his personal faith deepened and one can deduce that the change in form was necessary to effectively portray his changed themes. Toward his latter work, Rembrandt’s interpretations of the bible became increasingly mature and insightful. From an iconographical perspective, the artist represented God’s promises and his achievements by creating works that revealed the continuum between the Old and New Testament. Rembrandt also focused on portraits of the apostles in his latter body of work, portraying them in a human manner that revealed Rembrandt’s identification with the apostles who were saved through their faith and received the calling to spread the Gospel. Where as Rembrandt appears as a more passive observer of biblical events in his early work, one of his latter works, <Self-Portrait as the Apostle Paul, 1661> show the artist’s complete identification with the subject matter, revealing an active form of ‘self-reference’. Through a stylistic and iconographical analysis, this thesis reveals the Protestant faith and ‘self-referential’ tendencies apparent in Rembrandt’s work, influenced by the social and religious climate and the artist’s personal faith. This thesis also examines the less studied subject of Rembrandt’s views on biblical interpretation and how the key elements of Protestant Theology exist within his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