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산출과제를 이용한 고기능 자폐아동과 정상아동의 어휘다양도 비교연구

Abstract

자폐 아동들은 화용론적 측면 뿐만 아니라 어휘능력을 포함한 의미론적 측면에서도 결함을 나타낸다. 자폐 아동은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에 비해 표현할 수 있는 어휘의 양이 현저하게 적으며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고자 하는 동기가 거의 없다. 어휘산출 능력은 낱말의 품사와도 관계가 있는데, 특히 명사와 동사는 언어습득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동사는 명사에 비해 덜 지각적이며 행위나 상태의 변화 또는 인과관계와 같은 개념을 기초로 하고 문법적인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선행연구(Menyuk & Quill, 1985; Hobson,1989)에서는 자폐 아동이 명사에 비해 동사, 형용사, 부사를 습득하고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자폐 아동의 인지 및 사회-정서적 기능의 결함으로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연구대상을 어휘이해능력으로 일치시킨 위의 선행연구와는 달리, 언어능력으로 일치시킨 자폐 아동과 정상 아동은 어휘사용능력에서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보고된 결과가 있다(Tager-Flusberg & Sullivan, 1995). 따라서 자폐 아동의 어휘사용능력은 사회-인지 능력보다 언어산출능력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이야기 산출 과제를 사용하여 어휘이해능력뿐만 아니라 구문산출능력으로 일치시킨 자폐 아동과 정상 아동의 어휘사용의 차이와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자폐 아동의 어휘사용 특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두 집단의 아동들이 (1) 전체 낱말수(TNW: Total Number of Words)와 다른 낱말수(NDW: Number of Different Words), (2) 품사에 따른 전체 낱말수(품사별 TNW)와 다른 낱말수(품사별 NDW), (3) 동사 유형에 따른 빈도수, 그리고 (4) 동사의 의미적 범주에 따른 빈도수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어휘이해연령과 구문산출능력으로 일치시킨 고기능 자폐아동 15명과 정상아동 15명으로 하였다. 연구자는 이야기 산출과제를 이용하여 아동들의 이야기 발화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모든 이야기 발화자료를 녹음하였다. 전사한 이야기 발화자료는 낱말로 구분하여 전체 낱말수와 다른 낱말수를 구하였으며 품사별(명사, 동사, 조사, 수식언)로 구분하여 각 품사에 따른 전체 낱말수와 다른 낱말수를 구하였다. 그리고 동사 유형(일반동사, 다목적동사, 동사생략)과 동사의 의미적 범주(동작동사, 상태변화동 사)로 구분하여, 유형과 의미적 범주에 따른 산출빈도수를 각각 구하였다. 이러한 변인들에 대해 두 집단간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t-검정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휘이해능력과 구문산출능력으로 일치시킨 자폐 아동과 정상 아동은 전체 낱말수(TNW)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다른 낱말수(NDW)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자폐 아동이 산출한 전체 낱말수는 적지 않으나, 제한된 낱말을 반복해서 사용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둘째, 품사별로 산출된 TNW 및 NDW를 비교한 결과, 명사, 수식언은 TNW와 NDW 모두에서 집단간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은 반면, 조사는 TNW에서만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동사는 TNW와 NDW 모두에서 집단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자폐 아동이 다른 품사에 비해 동사의 사용에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제시해준다. 셋째, 동사 유형에 따른 빈도수를 비교한 결과, 일반동사는 자폐 아동에게서 유의미하게 적게 산출된 반면, 동사생략은 자폐 아동에게서 유의미하게 많았다. 동사발달 초기에 나타나는 형식동사로써, 구체적인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다목적동사(general all purpose verb)는 자폐 아동이 유의미하게 많이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동사의 의미적 범주에 따른 산출빈도를 비교한 결과, 동작동사 는 집단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반면, 상태변화동사는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본 연구의 결과 어휘이해능력과 구문산출능력으로 일치시킨 고기능 자폐아동과 정상 아동은 어휘사용의 여러 영역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그러므로 동일한 언어능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야기 산출에서 어휘 사용능력은 두 집단간에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The purpose of the present study was to compare the lexical diversity between 15 high-functioning autistic and 15 normally developing children, who were matched with their equivalent ages of comprehension (by Korean Picture Vocabulary Test) and expression(by MLU). The participants were asked to describe the stimulus pictures from a wordless picture book, sequence cards, and event picture cards. Their narrative utterances of 100 sentences were collected from each child and analyzed using the following measures of lexical diversity: TNW, NDW, TNW and NDW of the major form class - nouns, verbs, modifiers(including adjectives, unconjugation adjective and adverbs), and function words(postpositional word), patterns in verb use(i.e., lexical verbs, GAP verbs, verb omission), semantic categories in verb use (i.e., action verb and change-of-state verb). Data were analyzed by t - tests. The results of the present study were as follows: (1) no significant group differences were found on measures of TNW, but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found on measures of NDW, (2) no significant group differences were found on lexical diversity of nouns, modifiers and function words, but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found on lexical diversity of verbs, (3) the high-functioning autistic children were much more likely to produce GAP verbs and verb omission than their language-age matched counterparts, (4) no significant differences were found on the frequency of change-of-state ver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