쟝 아르프의 조각에 관한 연구

Abstract

이 논문은 쟝 아르프(Jean Arp, 혹은 Hans Arp 1886-1966)의 3차원적 조각에 관한 연구이다. 아르프의 조각은 2차원적 부조와 3차원적 조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꼴라쥬, 드로잉, 목판, 부조, 직조, 자수품 등 다양한 조형매체 들을 통해 제시된 아르프의 독자적인 조형성은 특히 3차원적 조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되었다. 기존의 미술사가들 및 비평가들은 아르프의 조각들을 주로 우연적이고 불규칙한 속성을 특징으로 하는 유기적인 형상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아 왔다. 간혹 이와는 상반되는 경향, 즉 논리적인 정신에 기반한 기하학적 형상에 대 한 관심이 아르프의 조각에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것을 단지 예외 정도로 보거나 작업말기에 국한시켜 언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본 논문은 아르프의 조각에 대한 이러한 한정된 시각을 지양하고, 다양한 유형의 작품들에 내재된 유기적인 요소와 기하학적인 요소의 공존을 살펴 보고자 하는 뜻에서 시도되었다. 아르프의 조각이 형성된 역사적인 배경은 이와 같은 측면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종래까지 거의 언급이 없었으며, 아르프를 단순히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그리고 '추상-창조' 그룹 둥 현대미술의 다양한 조류들과 관련된 작가로 보는 경향이 일반적이었다. 아르프의 조각은 이러한 미술운동들에서의 조형적 경험들 외에도 17세기 철학자인 야콤 뵘(Jakob Bo¨ahme, 1575-1624)의 신비주의와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그리고 바이탈리즘 등의 철학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이들 사상은 공통적으로 자연에 대한 기계론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영혼과 정신 등 형이상학적인 기반을 강조 한다는 점에서 아르프에게 영향을 준 것이다. 따라서 아르프 조각의 보다 근원적인 배경은 뵘의 신비주의와 낭만주의, 바이탈리즘 등이며, 이것이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그리고 기하학적인 추상미술 운동들 등에 대한 참여를 통하여 조형적인 면에서 실험되고 적용되어 갔다고 할 수 있다. 미술사가들은 아르프의 조각이 대체로 1930년대를 전후한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는 그 이전부터 조각에 대한 조형적 실험들을 시도하였다. 그는 이미 1911년경 몇 개의 작은 토르소들을 제작했고, 취리히 다다 시절에는 소피 토이버(Sophie Taeuber, 1889-1943)와 공동으로 「잔」,「항아리」 등 기하학적인 조각들을 만들었다. 또한 아르프는 1920년대 중반에서 1930년대 초반까지 그 재료와 소재, 그리고 양식에 있어서 1930년대의 작품들을 예견하는 일련의 과도기적인 조각들을 제작하였다. 그러나 아르프가 본격적으로 조각에 몰두하게 된 것은 1930년대 이후에서 1966년까지 였고, 그의 독자적인 조형성이 가장 다양하고 풍부하게 구현된 것도 이 시기의 조각들에서 였다. 이 30여년 동안의 조각들을 '구체물,''상상적 유기체,''토르소,' '지중해 조각','3차원적 릴리프' 둥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것들에는 각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유기적인 요소와 기하학적인 요소의 통합이 내재되어 있으며, 특히 후기에 가서는 기하학적인 경향이 보다 두드러진다. 종래의 조각에서는 인간의 형상이 주된 소재가 되어 왔음에 비해 아르프의 조각들은 자연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현대조각에서 혁신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은 그의 조각작품의 핵심적 소재였으며, 조각이라는 3차원적 조형적 수단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구현되었던 것이다. 또 한 아르프의 생물형상은 단순히 생물의 외형 뿐 아니라 생물학적 현상 자체를 은유한다는 점에서 조각의 추상화에도 하나의 계기를 부여하였다. 나아가 아르프의 조각은 헨리 무어(Henri Moore), 바바라 헤프워스(Barbara Hepwarth),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 알렉산더 컬더(Alexannder Calder) 등 현대조 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조각가들에게 실제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추상조각의 발전에 있어 하나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This thesis is a study on the three-dimentional sculptures of Jean Arp(or Hans Arp, 1886-1966). Arp's sculptures are divided into the two- dimentional reliefs and the three-dimentional sculptures, and his artistic personality exposed through the various plastic media including collages, drawings, woodcuts, reliefs, tapestries, embroideries and so on, is the most fruitfully realized in the three-dimentional sculptures. Up to now the art historians and critics usually have had a tendency to regard the sculptures of Arp as only the organic side having accidental and irregular attributes. Though some art historians recognized the peculiarity contrary to it, the geometric side standing on the basis of the logical mind in Arp's sculptures, they confined to consider it as only the exception or the attribute of the last period of his work, too. This thesis was tried to sublate such a limited viewpoint on the sculptures of Jean Arp, and to clear up the coexistence of the organic and the geometric element revealed in the several types of his sculptures. The historical background Arp's sculptures formed from, makes an offer a clue for explaining the side like this. There was almost not reference on such like problem, and it was usual to regard him as the artist connected with the several currents in modem art including Dadaism, Surrealism, and 'Abstraction-Creation' group. Except the art movements, the sculptures of Arp have such philosophical roots as mysticism of Jakob Bo¨hme(1575-1624), the philosopher of the seventeenth century, German romanticism of the nineteenth century and vitalism. These thoughts had an effect on Arp in such a point that they rejected a mechanistic way of thinking and confirmed the metaphysical existence such as soul and spirit. Consequently the more original source of the sculptures of Arp was the mysticism of Bo¨hme and romanticism, and these thoughts was experimented or applied in the plastic side through the participation in Dadaism, Surrealism and geometrical abstract art movements. The art historians approximately regarded the sculptures of Arp to be begun before and after the 1930s, but in the strict sense he had tried the plastic experiments in sculpture before that time. He had already made some small torsos about 1911 and in the Zurich Dada period he had created the geometric sculptures such as 「Chalice」 and 「Amphora」 together with Sophie Taeuber(1889-1943). Moreover from the middle of the 1920s to the biginning of the 1930s, Arp had made a series of transitional sculptures foreshadowing the works of the 1930s in the material, the motive and the style. But it was from after the 1930s to 1966 that Arp concentrated his attention on the full-scale work for the sculptures, and it was the sculptures in that period which his artistic personality was the most variously and abundantly realized. We could classify the sculptures of this period of thirty years by the types such as 'Concretion,' 'Imaginative Organism,' 'Torso,' 'Mediterranean Sculpture,' 'Free Standing Relief,' and they connoted the unification of the organic and the geometric element though more or less the difference in every individual type, and specially the geometric feature got intensive gradually as time went by toward the latter period. This sculptures hold a innovative position in modem art, in the point that they introduced the new motive, nature, in contrast to that human figure have been the major motive in the traditional 'sculpture up to now. Nature was kernal like motive in his sculptures and was effectively realized through the three-dimentional plastic media, sculpture. Besides, the biomorphic form in the works of Arp offered a basis in the process of abstraction that modem sculpture went through, in the point that it suggested the biological phenomena as well as only the appearance of organism. Moreover Arp's sculptures -presented a direction in the development of abstract sculpture by having real influence on the leading sculptors in modem sculpture such as Henry Moore, Barbara Hepworth, Isamu Noguchi and Alexander Ca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