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미국 전시

Abstract

본 논문은 전시 공간이 작품을 진열해 소개하는 순수한 예술적 공간이 아닌 전시 주체의 의도에 따른 정치적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해 구체적인 실례를 찾고자 시도되었다. 전시 행위가 기본적으로 교육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에 기초해, 전시의 기본 전제인 시각 행위를 정치적인 맥락에서 살펴보고자 했다. 주체와 관람자 사이를 권력적 관계로 상정하고, 1900년 파리 박람회의 미국 전시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1900년 파리 박람회가 이전의 만국박람회 특성들을 집대성한 박람회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과 당시 미국이 국내외적으로 새로운 위상 정립을 위한 전환기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선정되었다. 미술 전시를 중심으로, 미국이 국내외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기 위해 어떻게 전시를 이용했으며, 자국을 이미지화 했는지 그 면모를 밝히고자 했다. 전시에서 재현된 미국의 이미지를 살피는 작업은 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먼저, 미국의 이미지는 당시 박람회의 가치 준거이던 문명과 진보에 기대어 구축되었다. 미국은 정치적으로는 정통성과 도덕성을 갖춘 국가이며, 문화적으로는 독립성과 우수성을 갖춘 문명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산업국가라는 이미지는 미국 내 도시의 성장과 경제적 풍요를 가시화하기 위해 부가되었다. 이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의 가치를 명시한 것으로, 국내의 사회 문제를 진보를 위한 단계로 인식해 내국인의 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미국이 지배하고자 한 집단과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전략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작품에서도 드러났다. 여기서 여성은 백인의 순수한 혈통을 보존하고 양육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가 부여된 집단으로 규정되었다. 여성의 역할 규범이 제공되었고, 여성의 공간은 가정으로 제한되었다. 어머니로서의 여성과 더불어 아이라는 존재도 대상화된 상징으로 기능했다. 아이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대변하며 부패한 구세력인 유럽과 대별되어 미국을 잠재력 있는 젊은 국가로 비춰지게 했다. 미국의 지배 대상에는 유색인종도 포함되었다. 유색인종을 통한 야만과 문명의 비교는 다인종 국가인 미국의 지배 질서를 위한 것이었다. 미국은 흑인과 인디언의 정체성을 야만적인 것으로 상정해, 유색인종에 가해지는 미국의 문명화 교육과 그에 준하는 감시 체제를 정당화했다. 그래서 이들은 미국 내부의 타자들이었으나 그 상징적인 면에서는 유럽 국가의 지배 전략에 맞서는 과시이기도 했다. 미국의 가치는 미서전쟁의 승리라는 새로운 외교 상황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국으로서 준비된 국가라는 이미지로 확장되었다. 미국의 의도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회화에서 강인함과 역동성을 강조하면서 구체화되었다. 이는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이념과 맞물려 미국의 지배 세력이 백인 남성의 정치, 경제 엘리트인 와스프를 떠올리게 했다. 이러한 미국의 전시는 박람회가 국가사업의 일환으로 기능했다는 것과 국가의 패권을 위한 전략적 장치로 이용되었음을 드러내 주었다. 동시에 미국이 현재 정치적으로 세계적인 패권국이라는 점과 양차 대전 이후 격상된 미국의 미술사적인 위치와 연관해서도 의의 있는 작업이었다. 이는 문화가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특히 시각의 순수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되짚어 보게 했다.;This paper is written in an attempt to secure specific examples of the notion that the exhibition serves not as a pure artistic space for displaying and introducing art works but as a political space covertly manipulated by the subject's intentions. The act of exhibition apparently builds up educational relations between the artist or the art work itself and the viewer. Based on that, in this paper, the act of vision, the basic premise of exhibition will be examined in the political context. The subject and the viewer are assumed to be involved in a power struggle. From this point of view, America section of 1900 Paris Universal Exposition will be analyzed. The object of analysis was chosen considering that Paris Exhibition in 1900 is thought to integrate the aspects of all the previous international exhibitions and that America back then was at the turning point to newly establish its national and international status. With the focus on art exhibition, how America took advantage of the exhibition to occupy the leading position in domestic and international relations and what images it tried to build up for itself will be studied. The purpose of this work of examining the images of America reflected in the exhibition ultimately is to reveal dominance ideology of America. First, the images of America were established in dependence of civilization and progress, which were value criteria of the exhibition. It was emphasized that America was a nation endowed with political legitimacy and morality and at the same time, with cultural independence and superiority. Also, the image as a technically advanced industrial country was added to visualize the growth of cities and economic affluence in America. The emphasis of such image represents the values of Capitalism. And it was expected to put down the resistance which was appearing above the surface by disguising the domestic socal problems as the inevitable transient phenomenon for progress. The strategy of America to make clear its boundaries with the group that it intends to dominate is also revealed in the works portraying women. In those works, women were defined as a group bestowed with sacred duties to preserve and breed the pure lineage. The role model for women was provided and the space for women was restricted to homes. Along with image of women as mothers, children were also objectified to a certain functional symbol. Children of the bright and young image contrast the prospective and young America with the corrupted and obsolete Europe. The colored people were involved here. The comparison between barbarism represented by the colored people and civilization represented by the white people was made to consolidate dominance(power) structure in the multiracial country. By supposing the identity of the black people and Indians as something barbarous, America justified the civilizing education and the relevant surveillance system imposed on the colored people. Therefore, they were the strangers in America and in its symbolism, their existence in America was used as a boastful display against the dominance strategy of European countries. With advent of new phase of diplomacy brought by America's victory in America-Spain war, the values of America were enlarged into the image of a nation ready as a new empire. The intents of America were more obviously embodied by its emphasis on the strength and dynamics in the paintings portraying men. Interlocked with Imperialism and Capitalism it reminds us of WASP as the political and economical elites. The exhibition of America, in this respect, revealed that the exhibition functioned as one of the governmental projects and was used as the strategic tools for the nation to hold the hegemony. At the same time, when it's considered that America now holds the hegemony and its status in art history has been promoted after two world wars, the work that America did with the exhibition can be said to be meaningful. Such evident correlation shows that culture can't be free from the ideology and leads to rethinking of the ideology of purity of vision.